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비둘기에 대한 거의 모든 사실들
자연의 ‘야생동물'로서 인간 곁으로 날아왔던 어느 날부터
또 다른 ‘야생동물'로서 인간과 같이 살아가는 오늘날까지,
비둘기가 인간과 함께 했던 시간들과 사건들을 짚어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관련 산업도 커지며 사회 전반에서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사랑하는 동물’과 ‘그러지 않는 동물’이라는 구분에 따라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감정과 태도와 방식은 달라진다. 그런데 비둘기는, 그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다. 도시의 곳곳에서 매일의 일상에서 보이는 새인데도 말이다.
(동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동물에 관심은 많은) 작가의 눈에 문득, 언제나 거기에 있는 비둘기가 들어왔고 작가는 시간을 거스르며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 한 비둘기들을 만난다. 편지를 전하는 비둘기, 올림픽 개막식의 비둘기, 탁구를 치는 비둘기, … 우리가 알고 있던 몇몇 에피소드들은 ‘비둘기발의 피' 정도 될까? 이 책은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비둘기 이야기와 과학적 사실을 잘 정리해 풀어놓는다.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는 비둘기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비둘기를 향한 사랑부터 사라지길 바라는 미움까지, 자연스레 비둘기를 대하는 ‘인간의 마음’도 들여다본다. 작가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고 도시의 ‘닭둘기’가 달리 보인다면, 그 따뜻해진 눈을 다른 동물들에게도 옮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도시인들을 위한 비둘기 소개서>는 비둘기가 주인공인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둘기’로 채운,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비둘기 이야기의 요약본이다.
골목에서, 공원에서, 전선 위에서, 언제 어디서나 보이는 흔한 새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야생동물, 그것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기 때문일까? 어느 누구도 오늘도 마주친 비둘기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비둘기는 아주 오래전 인간이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했을 즈음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인간은 거의 모든 시간을 비둘기와 함께 했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야생동물’로 분류한 비둘기는 사실 ‘야생동물’이 아닙니다. 물론 아주 오래 전에는 ‘야생동물’이었지만요.” -<여는 글> 중에서
‘야생동물이지만 야생동물이 아닌 비둘기’. 책은 수수께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비둘기와 인간의 긴 세월을 들여다보고 비둘기에게 붙었던 ‘꼬리표'를 하나하나 꺼내어 놓는다. 농장동물, 사역동물, 오락동물, 반려동물, 야생동물이라는 다섯 개의 꼬리표마다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깜짝 놀랄 만한 비둘기 이야기가 펼쳐진다.
1장 농장동물-맛있어서 먹히는 비둘기
비둘기를 먹는다고?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겠지만 비둘기는 오래도록 인간의 먹거리였다. 고대 문명의 비둘기 사육 기록과 프랑스 혁명의 불씨가 된 비둘기, 그리고 현재의 비둘기 고기 공장식 축산 방식까지, 먹기 위해 길러져 온 비둘기의 역사를 짚어본다.
2장 사역동물-똑똑해서 일하는 비둘기
비둘기는 똑똑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사람들은 비둘기의 귀소 능력을 통신 수단으로 이용했고, 탁월한 시각 능력을 빌리기도 했다. 제1,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인간이 비둘기에게 ‘일’을 시켜 온 여러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3장 오락동물-재미있어서 날리는 비둘기
비둘기의 귀소 능력은 흥미로운 오락거리이기도 했다. 비둘기를 사육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여가 활동이었던 비둘기 경주는 200년이 지난 지금 커다란 산업이 되었고,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윤리적 문제를 맞고 있다.
4장 반려동물-예뻐서 키우는 비둘기
보다 화려하고 특이하게! 과거 유럽에서는 비둘기 개량 열풍이 불었다. 그렇게 생겨난 품종 비둘기 몇몇은 그 모습이 너무나 생소해서 비둘기가 맞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인간의 욕심과 취미 그 이면에서 ‘유기비둘기’도 생기고 있다.
5장 야생동물-알아서 잘 사는 비둘기
2009년 대한민국에서 비둘기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개체수 증가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왜 이렇게 비둘기가 많은 걸까? 우리는 비둘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비둘기가 우리나라에 정착하게 된 사연과 관련법과 제도를 살펴본다.
“이제 여러분은 도시의 ‘닭둘기’가 달리 보이시겠지요? 그 따뜻해진 눈으로 시선을 옮겨 다른 동물들도 바라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 <닫는 글> 중에서
이 책은 비둘기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비둘기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 비둘기에게 붙인 ‘꼬리표'마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들여다보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을 통해 비둘기를 향한 시선이 조금은 너그러워지기를, 나아가 동물과 생명을 좀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