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일도 재밌게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대표 창의 조직 우아한형제들 CCO 한명수
일도 삶도 바꾸는 이야기
깔깔대다가 곰곰 생각할 이야기가 여기 있어요. ‘생각법’이란 제목이 붙었지만 ‘나를 따르라’ 하고 웅변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가이드의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깨는 것이 목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지요.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기업이 재밌고 즐거워지려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자기 일상과 일터를 어떻게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해보게 만들지요.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재미없는 일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확’ 끌리고 ‘풋’ 웃기고 ‘아’ 와닿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호두같이 딱딱했던 생각이 바지직 깨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담긴 책 《말랑말랑 생각법》은 배달의민족 서비스뿐 아니라 한글 서체 개발에서 우아한형제들 조직 문화 개선까지 책임지고 일해온 한명수 CCO(Chief Creative Officer)의 업력과 공력이 담긴 책입니다. 창의력이란 단어만 들어도 창의력이 사라지는 여러분께,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는 창의력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으레’를 깨부수고 ‘오래’ 일해온 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법에서 일터에 유쾌함과 즐거움을 불어넣는 법까지 입체적인 사례를 들어 소개하지요. “조직 문화가 돈이 되지!” “망가뜨려, 더 망가뜨려!” “부끄러워해야 해. 부끄러움이 없으면 나아가지 못해.” 감히 말하건대 이 책으로 여러분의 일도 삶도 은근히 바뀌고 낭창해질 것입니다.
‘으레’를 깨부수고 ‘오래’ 일해온 창의 고수의 비책
인생을 위한 리드미컬한 생각법
“정해진 답을 거스를 때 더 좋은 답이 나와.”
배달의민족 서비스뿐 아니라 한글 서체(한나체, 주아체, 연성체, 기랑해랑체, 을지로체, 글림체 등) 개발로 화제를 일으킨 사람, 일하기 좋은 가이드에서 일하기 좋은 공간까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문화를 이끌어온 사람, 국내 최초 억대 연봉 디자이너에서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되기까지 나다움으로 브랜드의 철학을 만들어가는 사람, 〈무한도전〉 ‘면접의 신’ 편에 출연하고 여러 매체에 등장하여 얼굴이 조금 알려진 사람, 정부와 기업과 교육기관이 좋아하는 1타 강연자로 불리는 사람, 그 사람의 이름은 한명수(이하 명수 님). 어렵고 복잡한 것도 쉽고 재밌게 표현하는 창의 노동자이지요. 그의 이름을 익히 아는 분도 있겠지만 그의 이름을 아직 모른다면 부럽습니다. 그와 그가 쓴 책 《말랑말랑 생각법》이 여러분에게 끼칠 영향력은 무궁무진할 테니까요.
《말랑말랑 생각법》은 인생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창의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유연하게 사는 데도 조직의 “구린 공기”를 바꾸는 데도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어떻게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생각거리를 건네주지요.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엄청난 발명품을 만들고 싶어서라기보다 완전한 삶을 살고 싶고, 똑같은 일도 꽃같이 밝게 하고 싶지 않나요? 그런 바람을 이루려면 일상과 일터를 환기하는 창의력이 필요하잖아요.
이 책의 차례는, 견고한 껍데기를 벗겨내고(1부), 겉과 속을 넘나들며(2부), 본질에 파고들어 집중하며(3부),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있었던 창의성의 씨앗을 깨우는(4부)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일상과 일터의 재미를 찾는 여정과 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말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실제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능력”을 창의력이라 정의하며 첫 장이 시작됩니다.
‘확’ 끌리는, ‘풋’ 웃기는, ‘아’ 와닿는 아이디어를 얻는 법에서
재미없는 일도 재밌게 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법까지
“언제나 해왔던 방식으로 반드시 할 필요는 없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나요?” 이 물음에 명수 님의 답은 명쾌합니다. “재밌는 걸 하고 재밌게 느끼게 해요.” 재미란 ‘싫은데 억지로’가 아니라 ‘즐거워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 《말랑말랑 생각법》은 효율과 빠름과 안정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잠시 우리가 버려놓았던 재미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일깨우지요.
어떻게 남다른 생각으로 재밌게 일할 수 있을까요? 명수 님은 “정의를 내리고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누가 그렇게 말했어’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전에 나와 있는 죽은 정의 말고 자신이 깨달은 정의”를 내릴 때 똑같지 않은 신선한 무엇이 나온다고 합니다. 책에서 그는 “일 잘하는 척하는 법”과 “일 못하는 척하는 법”을 풀어놓으며, 두 가지 법을 흉내 내고 익히다 보면 일을 진짜 잘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하는데요. “부끄러움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라고 하며, “나의 약점을 드러내고 상대의 약점을 감싸” 안으며 서로를 북돋으라는, ‘약점을 드러낼 용기’를 우리에게 심어줍니다. 단, “약점을 드러내도 안전한 조직”이 필요하겠고요. 그래서 개인의 창의력은 조직의 창의력과 함께 설명되어야 하지요.
어떻게 일하기 재밌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요? 창의적인 사람이 모인다고 창의적인 집단이 되지는 않지요. 창의적인 건물에서 일한다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 통제하면 창의성이 비쩍 마르기에, 명수 님은 ‘규율 위에 자율’이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힘센 우두머리 리더의 태도가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어쩌면 변화의 시작이자 끝인) 역할을 한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재판관처럼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재밌게 발랄하게 말하며 구성원을 편안하게 해주는 리더가 “무거워지고 탁해지는” 조직의 공기를 맑게 만드는 “공기청정기”와 같다고요.
책에서 ‘집단 창작 시스템’ 만드는 팁을 무려 아홉 가지나 소개하는데, 그중 한 가지만 일부 공개할게요. 알아 두면 쓸모 있어요(알고 나서 써먹었으면 해요). 나머지 여덟 가지는 책에서 직접 찾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보고’ 말고 ‘공유’하자. 누군가에게 보고할 때 기본적으로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흠 잡히지 않으려 그럴싸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물론 그런 보고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은 완성된 결론과 목차가 아니라 거칠고 불완전한 맥락에 숨어 있기 마련이다.”(〈쳇, 나 혼자만 창의적이면 뭐해!〉, 173쪽)
집단 창작 시스템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각자의 일상에서 사소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도 필요한데요. 명수 님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일상에서 장엄함을 발견”한다고 합니다. 사소한 질문과 잡담이 오늘을 즐겁게 만들고 지루한 하루를 유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 님, 안녕하세요’라고 쓰지 않고, “그 사람의 수식어를 쓰고 나면 이전과 말투”가 달라지고 친근하게 느껴져 상대가 곱씹어 읽게 된다고 합니다.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벽돌처럼 두꺼운 책이 아니라서 단번에 손에 잡히고
이성과 감성의 충돌을 일으켜 자꾸만 눈길이 닿는 책
“영감을 호출하는 질문을 던져봐.”
챗GPT를 필두로 챗봇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지요.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한다고 기계가 대신 만들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의 숨이 담기고 사람이 살을 부딪치며 만든 무엇이지요. 의도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감정은 쉽게 만들 수 없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을 담은 것이 창의적인 결과물이 되고, 그 창의적인 결과물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의도, 생각, 감정, 그중 제일은 감정이라.” “창의성(創意性)의 창(創) 자에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