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교육은 무엇인가?
파울로 프레이리의 연구와 실천 활동은 오늘날 비판적 교육학에 중요한 이론적, 실천적 영감을 준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파울로 프레이리의 이론은 주로 학교교육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레이리의 사상 및 실천 활동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문해교육에 대한 조명은 부족했다. 이 책은 프레이리의 주요 저작 중 하나인 로, 프레이리의 문해교육에 대한 기본 세계관을 일관되게 보여 주면서 프레이리의 문해교육 이론과 실천 사례를 두루 담고 있다. 프레이리의 문해교육이론을 구체화하고 카보베르데, 상투메프린시페, 기니비사우 등 아프리카에서의 문해교육 캠페인 경험을 분석한다. 그리고 기존의 문해교육에 대한 관점을 비판하고 대안적 관점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제안한다.
이 책은 프레이리와 마세도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프레이리의 직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프레이리와 마세도는 남미, 아프리카, 미국의 서로 다른 전통과 경험을 논의하면서 역사적이고 이론적이며 급진적인 정치 담론 안에서 문해교육의 이론과 실천 개념을 다룬다. 또한 프레이리의 실천은 과연 포퓰리즘적인가? 프레이리는 소수 민족의 문제에는 무관심했는가? 프레이리의 실천에는 구체적인 정보와 지향성이 결여되어 있는가? 등 프레이리의 급진적 문해 개념에 대해 제기됐던 문제들을 되짚어 본다. 이와 함께 문해교육 이론과 실천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이를 실천 현장에서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의 문제도 논의한다.
1장은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쓴 글로, 프레이리가 자신의 개인사를 이야기하며 글을 배운다는 것의 의미를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성인문해와 민중도서관에 대해 쓴 글로, 자기 글쓰기는 문해교육의 시작이며, 문해 이후에 스스로 쓴 글들로 이루어진 작은 민중도서관을 시작할 수 있음을 논의한다. 3장은 ‘대화’가 갖고 있는 문화적 맥락, 그리고 문해교육의 의미와 비판적 교육 등에 대해 프레이리와 마세도가 나눈 얘기를 보여 준다. 4장에서는 프레이리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문해교육 자문 활동을 하면서 개발한 문해 교재 <민중문화노트 1>, <민중문화노트 2>, <연습 워크북>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프레이리가 생각하는 해방문해를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5장에서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루어졌던 문해교육 캠페인 경험을 논의한다. 자신의 활동에 대한 비판, 특히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에 대해 해명한다. 6장은 미국의 문해교육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음으로써 문해교육의 문제가 단지 제 3세계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 준다. 7장은 프레이리의 문해교육 사상을 ‘비판적 교육’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부록에서는 프레이리가 기니비사우의 마리오 카브랄에게 보냈던 편지를 보여 준다. 문해교육에 대한 애정어리면서도 냉철한 자문 내용이 잘 나타나 있다. 해설에서는 헨리 지루가 이 책을 비판적 교육학의 전통에 놓고 이 책이 갖는 이론적, 실천적 의미를 조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