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지독하고 유려한 연가(戀歌)
김하늘 시인의 첫 신작 시집 <샴토마토>가 2016년 11월 15일,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에서 발간되었다. 김하늘 시인은 2012년 <시와 반시>를 통해 등단했다.
<샴토마토>는 연가(戀歌)다. 고통으로 얼룩진 연가다. “화상 자국을 만지”고 있는 연가다. 비명으로 가득한 연가다. “자신의 눈을 도려”내고 있는 연가다. “나비의 피가 흐를 것 같”은 연가다. “꿈이니까 마음껏 슬퍼해도 될 줄 알았”던 연가다. 온통 소멸하려는 연가다.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는 연가다.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잊어버”린 연가다. “각질까지 새빨개지는” 연가다. “뾰족해지고 있”는 연가다. 가위 같은 연가다. 자해 중인 연가다. 예리한 연가다. 제 몸 깊숙이 낙서를 새겨 넣고 있는 연가다. 곳곳에 피가 흐르는 연가다. “햇살은 폭력적으로, 바람은 나쁜 의도로 붑니다.” 나쁜 피가 흐르는 연가다. “세상을 훼손하기 위해 잉태된 존재들”의 연가다. “침 냄새”로 질척이는 연가다. 전염시키는 연가다. 불가능을 전염시키려는 연가다. 그리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연가다. 중단되지 않는 연가다. “나프탈렌을 삼킨” 연가다. “자꾸만 북극으로 질주하”는 연가다. “신물 나게 아름다운” 연가다. “야한 말로만 끝말잇기를 하”는 연가다. 지칠 줄 모르고 애원하는 연가다. 연가를 애원하는 연가다. “살아 있어서” “미안”할 수밖에 없는 연가다. “점점 휘발되어 가는” 연가다. “베티이기를 거부”한 연가다. 말 대신 “혀를 내”미는 연가다. “일회용” 연가다. “배설”하는 연가다. 비역질하는 연가다. “시나몬향에 취해” “비틀거리는” 연가다. 차라리 “파괴”를 택한 연가다. 지금부터 오로지 “잔인”해지려는 연가다. 십 분 전의 자신을 죽이고 죽은 자신을 다시 살해하는 연가다. “숲에 내다 버려진 개같이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연가다. “너는 없고 네 분위기만 남”은 연가다. “국외자”의 연가다. “Y군의 픽션” 같은 연가다. “익살극” 같은 연가다. 그럴 수밖에 없어서 “정성껏” 우는 연가다. “너무 빠르게 훼손”된 연가다. “무너지는 마음”이 연달아 무너지고 있는 연가다. “달팽이의 감정”이 된 연가다. “결사코” 연가이고자 하는 연가다. “살구빛”이다. “찬란한 노랑”이다. “불길하게도” 이제야 그러나 또한 다시 “사랑이 시작되고 있”는 연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