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 소설을 통해 미식에 대한 욕망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1. 음식에 얽힌 갈등을 다룬 소설, 그 안에 든 특별함 요리를 소재로 한 만화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식객>은 드라마로도 각색되어 나왔다. 요리사들의 갈등과 실력 대결, 성공을 주제로 잡은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기 요리에 관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봐왔던 소재와는 그 주제가 조금 다른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관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요리로도 유명한 중국 쑤저우. 이 책에는 무수한 중국 쑤저우 지방의 요리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미식가고, 한 사람은 국영식당 사장이다. 식당 사장과 미식가는 갈등의 관계이기 보다는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 같다. 두 인물 다 ‘먹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므로. 하지만 이 관계를 틀을 깨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이다. 이 둘은 ‘맛의 욕망’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갈등하는 인물들이며, 서로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여느 요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이 책 안에 있는 것이다. ‘요리’라는 익숙한 소재에서 ‘특별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이 소설은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2. 숙명적 대립, 점점 빠져드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미식가와 식당의 사장은 왜 대립하게 되었을까? 독자들은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미리 알고 간다. 돈 많은 자본가인 미식가 ‘주쯔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돌아다니고 자나 깨나 먹을 생각만 한다. 하지만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맛있는’ 것만 먹는 것이다. 이러한 미식가를 반대하는 것이 주인공, 훗날 국영식당의 사장이 되는 ‘가오샤오팅’이다. 주쯔예 집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주인공은 할 일 없이 먹는 것만 좋아하는 그를 혐오하게 되고 이때부터 자신도 ‘먹는 것’을 혐오하게 되는 것이다. 주쯔예는 늦잠과는 인연이 없었는지 일찍 일어났다. 그의 위장은 때가 되면 꿈틀거렸는데 자명종과 마찬가지로 거의 정확했다. 눈이 떠지기만 하면 그의 두뇌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얼른 주훙싱에 가서 터우탕미엔을 먹어야지!” (중간 생략) 면 한 그릇의 조리 방법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하지만 주쯔예는 이러한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터우탕미엔’을 먹는 일이다. 이곳은 한 솥의 국물로 국수 천 그릇을 만다. 만일 천 그릇째 말았다면, 그 국수물은 끈적끈적해져서 거기에서 나온 면은 그다지 신선하지도 않고 뭉쳐서 생 밀가루 냄새가 난다. 주쯔예는 이러한 면을 먹으면 하루 종일 힘이 빠져 무얼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오블로모프처럼 침상에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게 될까봐, 반드시 새벽에 일어나 급히 세수하곤 주훙싱의 터우탕미엔을 먹으러 갔다. - 중에서 “당신 아들 가오샤오팅은 매우 영리하니 내 일을 도와주는 게 좋지 않겠소? 나도 당신을 푸대접하지 않으리다.” 어머니는 당연히 승낙했다. 그녀는 남의 집에 살면서도 방세를 내지 않았고 또 해야 할 가사도 없었던 터라 마음속으로 늘 송구하여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도록 주쯔예를 위해 일을 해주고 싶어 했다. (생략) 그러나 나는 도리어 그것을 한가지로 보는지라 어쨌든 주쯔예를 대신해 심부름하고 싶지 않았다. 당당한 고등학생이 어떻게 먹보의 심부름꾼이 될 수 있단 말인가! - 중에서 소설은 잘 먹는 사람과 잘 먹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대립을 그려나간다. 먹는 것을 혐오하지만 식당의 사장이 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미식가와의 반대 입장에서 식당을 운명하는 방식이 어떨지. 이 둘의 끝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이야기는 독자들을 흥미진진함 속으로 이끌어간다. 3. 중국 사회의 역사와 함께 ‘맛의 역사(변천)’도 이루어진다. 이 책은 두 주인공의 미식의 관한 갈등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는 동시에, 신중국 사회의 역사도 함께 보여준다. 미식의 형태가 해방 전, 해방 후, 신시기로 바뀌고, 정치적 상황에 맞물려 또한 변한다. 50년대 반우파 운동, 문화대혁명 등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한다. 음식을 밝히는 사람과 음식을 혐오하는 사람이 함께 서있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나는 주자파가 되었고 주쯔예는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되었는데, 두 사람이 나란히 팻말을 들고 거민위원회 문 앞에서 죄를 묻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생략) 팻말을 가슴에 건 채 거민위원회 앞에 서서 사죄하는 일, 그 기분은 ‘붙잡혀서 연단에 올라가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다. 연단 아래 새카맣게 모인 군중들을 보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거민위원회 입구에 서니 상황이 달라졌다. 새벽에 골목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다. 채소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할머니는 내가 크는 것을 지켜보았으며, 저 형수가 결혼할 때 결혼식에 초대받아 참석했고, 저 아이는……며칠 전 나를 만났을 때 숙부라고 불렀었지! 나는 차마 사람들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떨어뜨렸고 사람들도 나를 쳐다보지 못했다. - 중에서 나는 한숨을 쉬며 이 사람의 자산계급 사상이 엄중하고, 며칠 동안 월급제를 시행했더니 위세를 떨며 나리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우리 식당의 존재에…… 아, 문제가 생겼다. 2년 동안 국민경제가 크게 발전하였고 농촌에선 해마다 풍작을 거뒀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조정하고 급수를 조정했으며 간부도 임금을 타갔다. ……그 런민비는 특히나 쓰기 좋아 고기는 한 근에 겨우 6마오, 우샹차예단은 한 개에 5펀, 두 냥 반근의 양허다취 한 병은 겨우 2마오 2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사치스러워지기 시작하여 대중요리를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중’이란 이름이 들어간 것은 모두 좋은 것이 아니며, ‘노동표’도 좋은 담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노동대중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데, 노동대중은 오히려 내게 불만을 가졌다. 어떤 사람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의견서를 탁자 위에 놓았다. 어쨌든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개혁이 원래부터 철저하지 못했고, 임시로 대중요리를 만들어 문 앞에 장식해두었으며 시간이 지나 형편이 달라지면 상점 앞면에조차도 진열하지 않았다. 쇼윈도는 휘황찬란한 것이 많이 있고 각종 유명 요리가 눈에 띄게 보이는 게 아닌가! - 중에서 역사적 배경이 바뀜에 따라 음식의 역사도 함께 변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중국 사회가 변함에 따라 ‘먹는 역사’, ‘맛의 역사’도 생겨나 대중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모든 인간의 본능과 관련이 있는 ‘먹는 것’ 그리고 ‘맛’! 대중들이 원하는 음식은 어떤 것이고, 시간이 변함에 따라 어떤 맛을 원하게 될까? 4.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은 바 있는 화제작 루원푸의 소설 <미식가>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제3회 전국 우수 중편소설상을 받은 바 있다. 영어, 불어, 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서도 소개되었다. 일본에서는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고 프랑스 파리에서만 1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쑤저우 요리들이 무수히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침이 꼴깍 넘어가고 무슨 음식일까 궁금해진다. ‘중국’하면 음식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쑤저우 지방 요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요리에 관한 설명은 미주를 달아 그 이해를 도왔다). 요리와 음식은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인데, 쑤저우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거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섞여져 ‘맛있는 소설’이 된 것이다. 이것이 세계가 인정하고 작품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