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사랑

예푸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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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대신하여 1980년대, 폐허에서 자라난 좋은 시절 80년대 사랑 후기를 대신하여 그 시대에 올리는 소박한 제사 역자 후기 글쓰기, 사악한 시대와의 영원한 불화不和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건 그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반체제 작가 예푸의 半자전적 중편소설 <80년대 사랑>은 제목 그대로 80년대에 청춘이었던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1982년 가을, 깊은 산골로 일자리를 배정받아 간 주인공(관위보)은 그곳에서 우연히 첫사랑(리원)을 만난다. 둘은 중고등학교 시절 한 교실에서 공부했으나 부모들이 문화대혁명, 반우파투쟁 등의 격랑에 휩쓸리면서 그 사이 꽤 다른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세상과 격리된 첩첩산중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애틋한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은, 그러나 관위보가 도시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 이별을 맞게 된다. 긴 시간이 흐른 뒤 90년대 중반 고향을 찾은 관위보는 그곳에서 우연히 다시 리원을 만나게 되고, 3일 간의 짧은 만남 후 다시 이별하게 되는데…. 사악한 시대를 살아남은 자의 사랑 이야기 <80년대 사랑> 속 주인공 관위보와 리원의 반복되는 재회와 이별의 원경遠景에는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건 등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놓여 있다. 이는 작가 예푸 스스로 밝히고 있듯, 그의 개인적 삶의 이력이 소설 속에 투영된 결과다.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인 예푸는 시·에세이·르포(보고문학)·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대부분은 중국에서 출판을 금지당했다. 예푸는 1988년 대학을 졸업하고 경찰이 되었으나 1989년 톈안먼 사건 때 “독재정부의 주구와 살육자는 결코 되지 않겠다絶不做獨裁政府”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온 뒤 민주화운동가를 해외로 도피시키다가 그 자신이 수배자가 되었고, 1990년 체포되어 반혁명기밀누설죄로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95년에 감형되어 출옥하였다. <80년대 사랑>에는 이러한 작가 자신의 삶은 물론, 우파로 몰려 고초를 당했던 그의 어머니, 문혁 이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긴 세월 동안 온갖 괴로움을 당한 그의 집안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80년대 이후 중국의 정치사회적 격동과 상처를 온몸으로 겪은 예푸에게 80년대는, 그리고 80년대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 특별한 시대를 기억하는 방법 소설에서 관위보는 리원과의 첫 번째 이별을 “연애와 꿈이 조직에 의해 목 졸려 죽임을 당한 것”(125쪽)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시대의 폭력이 끝없이 삶과 사랑을 가로막는 가운데에도 리원은 끝없는 자기희생으로 순수한 사랑을 지키려 한다. 이러한 사랑 이야기는 “사랑이 입을 열기 부끄러운 용속한 일이 되어 버린” 기괴한 시대, “사랑을 논하거나 글로 쓰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행동”처럼 느껴지는 시대에는 꽤 낯설게 느껴진다. 이에 대해 예푸는 80년대를 ‘70년대의 왜곡’, ‘90년대의 퇴폐’, 21세기 이래의 심각한 물신숭배와 날카롭게 대비되는 “한 세기 가운데 유일하게 깨끗한”로 규정하고, 그 시대의 사랑을 얘기하는 것은 “사악함도 허물도 없으며 욕심도 후회도 없는 그 청춘에 소박하게나마 제사를 드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결국 예푸에게 ‘사랑’은 그처럼 특별한 80년대’를 기억하는 관건적인 방식이며 순수의 시대를 잊어버린, 또는 잃어버린 세태에 울리는 경종警鐘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사랑 이야기에 이 세상의 비천함과 초라함,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비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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