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설은 지금의 <수필>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역사 속의 한 장르입니다.
우리 선인들이 남긴 문집에서 여러가지 문체文體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시詩, 소설小說, 수필隨筆, 논문論文등으로 분간하듯이 옛날 한문에도 다양한 형식의 문체가 있어서 글에 담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문체 형식을 달리 하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충 들어보면, 논論, 서書, 시詩, 기記, 표表, 송頌, 찬贊, 게偈, 명銘, 소疏, 장狀, 책策, 차箚, 잠箴, 계啓, 록錄, 설說 등…
아마 여기에 빼뜨린 것도 있을지 모지만, 이렇게 다양합니다.
이렇게 많은 형식의 문체 가운데 내가 특히 ‘설說’에 관심을 둔 것은 이규보의 경설鏡說, 슬견설虱을 읽어보게 된 뒤인 것 같습니다.
* 설說의 매력은 창의創意, 창작성創作性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있는 사실의 범주에 메이지 않으니 자유를 느끼게 합니다.
설說을 번역하면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옛 선인들이 수백 년 전에 실제로 생활에서 겪은 것이거나, 가상해서 만든 이야기입니다.
설문에는 글쓴이의 애환이 묻어나게 마련입니다. 글을 쓰신 분들이 대개, 학문이 높은 학사學士나, 지위 높은 관작官爵의 어른들이라 엄격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어려워할 만도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뜻밖에 너무 자상하게 다가옵니다.
마치 역사 속의 유명하신 어른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설>을 통해서 수백 년 전의 그 희로애락을 공감할 수도 있다는 것은 큰 공부이자 즐거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