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세계 각국 도시를 중심으로 고전문학 단편을 새롭게 엮은 ‘시티 픽션’ 시리즈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오랜 기간 전세계 단편문학의 정수를 보여준 창비세계문학 단편선집들로부터 영국의 런던, 미국의 뉴욕, 일본의 도쿄, 프랑스의 파리, 아일랜드의 더블린 각 도시의 정서를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는 고전 단편 열여섯편을 엄선하여 총 다섯권에 담아냈다. 다섯 도시 각각의 개성을 담은 일러스트와 색감으로 제작된 표지는 이 책의 성격을 대변하는 산뜻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아울러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 수 있는 경량의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문학의 세계는 다채롭고 풍성하다. 이 책은 더 깊이 있는 고전의 세계로 독자를 이끄는 출발점이 되고 꼭 읽어보아야 할 작품들을 그 배경이 되는 도시의 관점으로 새롭게 읽는 경험 또한 선물한다. 허먼 멜빌의 대표작이자 세계문학사의 위대한 단편으로 꼽히는 「필경사 바틀비」는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I would prefer not to)”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큰 충격을 안겼다. 소설은 월가 변호사가 만난 독특한 필경사 바틀비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에서 근대 자본주의체제의 한부분으로 소모되는 노동자의 삶을 탁월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겨울 꿈」은 피츠제럴드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와 유사한 주제의식과 모티프를 담고 있으며 주인공 덱스터가 훗날 성공을 거두는 뉴욕은 청춘의 아름다움과 고통이 깃든 공간인 미국 중서부와 대비되는 공간으로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