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상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는 무의미한 일자리가 전체의 40퍼센트! 일하는 사람조차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불쉿 직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소득으로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다! “이 책은 묻는다. 더 나은 ‘일의 세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가치 있는 질문이다.” ―《뉴욕타임스》 ●당신의 직업은 세상에 쓸모 있는가? 불쉿 직업인지 아닌지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대담하고 새로운 변화의 사유를 이끌어 내는 인류학자이자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도발적인 비평을 멈추지 않았던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지성, 월가 점령 시위에서 “우리는 99퍼센트다”라는 슬로건을 제창했던 행동파 지식인 데이비드 그레이버. 그의 대표작 『불쉿 잡』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불쉿(Bullshit)은 “쓸모없는”, “엉터리”, “쓰레기 같은” 등의 의미를 지닌 비속어다. 이 책은 이렇게 욕설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쓸모없고 무의미하고 허튼” 일자리인 불쉿 직업이 자본주의적 위계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을 짚어내고, 이 사실이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영향을 파헤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에 20세기가 끝날 무렵이면 충분히 주당 15시간 노동여건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는 달성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저자는 선진국에서 충분히 기술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만을 위한 일’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데 주목한다. 생산의 자동화는 인류에게 여가 시간을 주는 대신 생산직을 없애고, 사실상 ‘가짜 일’을 하는 거대한 사무직 관리 업무 부문을 팽창시켰다. 저자는 ”사모펀드 CEO나 광고 조사원, 보험 설계사, 텔레마케터, 집행관, 법률 컨설턴트“ 등을 예로 들며, 이러한 직업 종사자들이 갑자기 사라진대도 세상이 그다지 나빠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사, 간호사, 쓰레기 수거 요원, 음악가, 항만 노동자, 정비공“ 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세상이 재앙 그 자체인 것과 대비된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의사 같은 예외 말고는, 이러한 무의미한 일이 쓸모 있는 일보다 고액의 연봉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다는 점이다. 이 책은 불쉿 직업이란 "유급 고용직으로 그 업무가 너무나 철저하게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고 해로워서, 그 직업의 종사자조차도 그것이 존재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직업 형태로, 종사자는 그런 직업이 아닌 척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3분의 1이 자기 직업이 세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네덜란드에서는 자기 업무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답한 이가 40퍼센트에 달했다. 사무실 책상 앞에서 죽은 지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회계 감사관, 6년 동안 자리를 비우고 집에서 철학을 공부해 스피노자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공무원의 일화가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로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제복 입은 하인, 깡패, 임시 땜질꾼, 형식적 서류 작성 직원, 작업반장...... 불쉿 직업은 왜 계속 증가할까? 2013년 한 온라인 매체에 「불쉿 직업이라는 현상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기한 그레이버는, 일종의 국제적 센세이션을 마주한다. 이 글은 조회 수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한국어를 포함한 1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소위 화이트칼라 전문직들의 ‘웃픈’ 고백이 이어졌고, 이 글을 읽고 직장을 그만두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는 이도 나왔다. 인류학자로서 놓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이 글을 둘러싼 수많은 온라인 토론을 수집했고 또한 불쉿 직업 경험자들로부터 직접 증언을 받고,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모은 풍부한 질적 재료를 근거 삼았기 때문에 이 책의 논지 하나하나는 마치 내 옆에서 일하는 동료의 말과 같이 생생하다. 불쉿 직업의 다섯 가지 유형 역시 이러한 대화로부터 탄생할 수 있었다. 상사나 관리자를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기 존재하는 ‘제복 입은 하인’, 타인을 공격하는 요소가 있으며 누군가가 채용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직업인 ‘깡패’, 문제를 덕트테이프 같은 임시방편으로 때우는 업무만 하는 ‘임시 땜질꾼’, 실제 목표를 이루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서류’를 양산하는 ‘형식적 서류 작성 직원’, 그리고 이런 불쉿 업무를 만들어 배분하는 중간 관리자 ‘작업반장’이다. 불쉿 직업의 광범위함과 양상의 다채로움, 그리고 사실상 종사자들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는 기만과 허위의식이 드러난다. 이는 많은 현대인의 영혼에 그어진 상처이며, 또한 원망, 우울, 불안, 그리고 자기파괴와 가까운 환경이다. 자신의 업무가 남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경우 더욱 심화된다. 그런 ‘척’하며 서로 괴롭히는 일종의 사도마조히즘적 역학은 실제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러한 ‘정신적 폭력’으로 진입할 심리적 준비가 되어 있고, 미끄러지듯 불쉿 직업으로 들어선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직업들이 왜 자꾸 증가하게 된 것일까? 또한 왜 쓸모 있는 일을 하는 직업에서도 점점 더 불쉿 업무의 분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사무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 업무의 증가에 시달리는 교육자, 근무 시간의 대부분을 서류 작업과 소모적인 회의로 보내고 있다며 불평하는 간호사의 예가 이어진다. 저자는 근 100여 년간 전체 판도를 바꾼 금융자본주의의 성장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전통적인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다음에 오는 4차 산업 부문으로 규정되는 금융, 보험, 부동산의 FIRE 부문은 1990년대 이미 전체 경제의 50퍼센트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 구역에서 불쉿 직업이 급증한다. 좌파든 우파든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증대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입장 역시 이에 한몫을 거든다. 고전 자본주의에서 불필요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지만, 그레이버는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의 한 측면을 경영 봉건제도의 성장으로 파악한다. 실질적인 상품 제작, 유통, 유지 관리보다는 할당과 분배를 기초로 하는, 그러니까 시스템에 따라 자원이 그저 이리저리 보내지는 일로 유지되는 정치경제적 구조는 경영 계층제의 꼭대기에 더욱 많은 부가 가도록 만든다. 전체 인구의 1퍼센트가 한 사회의 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을 때, 어떤 일이 ‘유용’하고 ‘중요’한지 결정하는 것도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를 비롯하여 세계 정의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해 온 행동파 지식인으로서 그는 자신의 문제의식을 경제, 정치, 사회문화의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전개해 나가며 일과 삶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틔워 준다.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직업일수록 정당한 보수를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 이런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인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의 유행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이 멈추어도 절대 멈출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대면 업무를 피할 수 없는 보건 의료, 사회복지 종사자, 돌봄 노동자, 청소 및 경비 노동자, 배달업 종사자 등을 일컫는 ‘필수노동자’라는 말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이들이 받는 대우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며, 불쉿 직업과 비교했을 때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더욱 그렇다. “우리 사회에는 어떤 직업이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확실할수록 정당한 보수를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는 일반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도 객관적 척도는 찾기 힘들지만, 쉽게 알아내려면 다음과 같이 질문하면 된다. 그 직업 계급이 통째로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간호사, 쓰레기 수거 요원, 정비공 같은 직종을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