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없는 탁월함과 특별한 천재성을 추구하는 시대,
양量의 누적으로 세상을 바꾼 점진적 과부하의 파괴력을 밝히다
“저희가 이상한 데 투자해도 놀라지 마세요.” ― 구글의 IPO 투자설명서 중에서
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다이슨청소기는 15년간 5,127건의 실패를 쌓아올려 만든 결과물이다. 다이슨사의 경영자 제임스 다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사회는 순간적인 탁월함, 노력이 없는 탁월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나는 정반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묵묵히 일하고 꾸준히 전진하며, 결국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에게 경의를 표해야 합니다.”
‘극한의 효율’, ‘최소 투자, 최대 효과’를 칭송하는 요즘 노력은 비효율로 치부되며 개선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칭송하는 반짝이는 천재성과 효율의 결과물은 양적인 누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0퍼센트의 성공을 위해 90퍼센트의 실패를 안고 가는 구글의 투자 정책이나 15만 점의 작품을 남긴 피카소, 395편의 논문을 남겨 사실상 양으로 승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 등 사회의 중요한 변곡점을 만든 천재나 기업에는 모두 ‘우보천리’의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양에 집중하라》에서는 효율·비효율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역사적, 사회적 패러다임시프트를 일으킨 ‘평범한 사람들’의 생을 조명하고, 실패자 또는 퇴물에서 천재가 된 이들의 숨은 과정을 통해 효율성만 추구하는 현 세태에 우직한 한 걸음이 세상을 바꾼 방법론을 밝힌다.
천재성은 점진적 과부하의 결과물
명작을 만들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낸 사람들을 우리는 천재라고 한다. 그들의 천재성은 타고난 두뇌와 빛나는 발상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었을까? 이 책은 ‘천재’라 일컬어지는 이들의 지난한 노력과 점진적 과부하, 임계점에 대해 얘기한다. ‘천재성’은 평범한 사람들도 학습하고 연습하면 획득할 수 있는 재능이었다. 천재의 대명사가 된 아인슈타인도 나치를 피해 온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이곳에서 나는 늙은 바보로 취급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퇴물 취급을 받았다. 그의 논문은 늘 여러 오류로 지적을 받곤 했지만 395편에 달하는 많은 논문들은 오늘날 현대물리학의 기틀을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 외에도 꼬마 앨버트 실험이나 환경이 IQ를 높이는 과정, 체스 천재를 만든 헝가리 과학자의 실험 등 실제 자료를 통해 천재성이 유전자나 IQ가 아닌 노력의 과부하에서 얻어진 결심임을 밝힌다. 미켈란젤로, 코넌 도일, 김기덕, 피터 드러커, 우디 앨런, 고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후천적 재능으로 천재의 반열에 오른 이들의 행동 설계 비밀을 이 책에서 풀어낸다.
바다를 만들려면 냇물이 필요하다
저자는 동서양의 고전부터 최근의 뇌과학, 물리학, 심리학, 스포츠까지 약 4년 동안 수집한 106가지의 흥미로운 과학적 사례를 통해 점진적 과부하를 쌓는 효율적인 기술을 소개한다. 보상의 수레바퀴는 노력을 외면하는 법이 없었다. 거기에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주위 자원을 끌어옴으로써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터주었다. 작은 능력 향상이 더 좋은 조건을 불러오는 이유와 뇌 속 미엘린이라는 물질이 도와주는 폭발적 성장의 근거, 과도기에 겪는 슬럼프와 초기 10년의 침묵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마지막 한 개의 지푸라기”, 즉 양의 누적으로 크리티컬 포인트에 도달하는 순간까지 자아실현의 방법론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실패 권하는 사회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수천 가지 곰팡이와 세균 중에서 푸른곰팡이를 찾아낸 것은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 알렉산더 플레밍은 우연한 실수로 20세기를 대표하는 혁신적 약품인 페니실린을 개발했다. “공기보다 무거운 물체는 하늘을 날 수 없다”며 주류 과학자들에게 비난당한 라이트 형제는 결국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발명했다. 우리 사회는 실수는 나쁜 것이고 지양해야 할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실수와 실패를 바라보는 인식은 달라져야 한다. 실수와 실패가 엄청난 발견과 발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항생제, 비행기, 핵에너지 등은 세상을 바꾼 엄청난 혁신이지만 동시에 실수가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던 일이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태복음 25:29)”라는 구절에서 파생한 신조어 ‘마태효과(The Matthew Effect)’는 세계적으로 공고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가 힘든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그러나 작은 성공과 실패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국가들이 기술혁신을 일으키고 세계경제를 리드하고 있다. 마태효과의 벽 아래에서 좌절하는 한국 사회에 실패를 권장하고 격려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