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허상이 아닌 손에 잡히는 브로드웨이!
소위 잘나간다는 뮤지컬 한두 편이 브로드웨이는 아니다. 그 뮤지컬이 어떻게 나왔는가, 어떻게 가능했는가를 알아야 브로드웨이 공연시장을 비로소 알 수 있다.
은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그 무대를 떠받치고 있는 뮤지컬 산업 전반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는 책이다. 브로드웨이가 전 세계 시장에서 뮤지컬의 본고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 천착해 브로드웨이 공연산업의 메커니즘을 파헤친다. 뮤지컬 작품에 대한 소개나 공연의 기획과 제작에 관한 기술이 아닌 예술경영의 관점에서 뮤지컬 시장을 바라본 전문서로는 국내에 유일하며, 브로드웨이 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공연의 기획과 경영, 인사 조직에 관한 주제부터 마케팅, 관객 유치, 공연 교육 프로그램, 비영리 공연단체의 역할, 공연계의 법적 분쟁, 변화하는 프로듀서의 세계, 뮤지컬 수업, 흥행의 숨은 비밀, 브로드웨이 공연계의 틈새 직업, 창작자들의 로열티 계산법 등 브로드웨이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브로드웨이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것은 보고 싶지 않은 민낯이 아니라 화려함 속에 가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은 치열함이며 공연예술을 향한 열정과 몸부림의 민낯이다. 마치 브로드웨이라는 아름다운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발을 움직여 헤엄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생중계해주는 것 같다.
지난 15년 간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 뮤지컬 시장은 이제 해외 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잘 만든 뮤지컬 한 편이 2~30년 동안 공연되기도 하고, 전 세계로 투어공연을 가기도 한다. 뮤지컬을 산업적으로 예술경영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다. <킹키부츠>로 토니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CJ E&M이 브로드웨이의 공식 프로듀서로서 “더 브로드웨이 리그”에 당당히 가입한 것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공연제작사들은 앞다두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로드웨이는 이제 더는 다가갈 수 없는 꿈의 무대가 아니다. 이제껏 그들에게 기대어 걸어왔다면, 이제는 함께 달려나갈 차례다. 이 책에는 세계 무대를 향한 비전과 공연예술의 발전 법칙이 담겨 있다.
브로드웨이가 이루어놓은 성과를 닮아가는 것으로 하루 아침에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브로드웨이와 같은 탄탄한 산업적 기반을 구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브로드웨이가 지난 세기부터 쌓아온 합리적인 경영전략과 균형 잡힌 시장 발전을 위한 촘촘한 협업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예술경영의 메뉴얼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이론 따로 현장 따로의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는 우리와 함께 성장해갈 시장인 브로드웨이를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 지혜원은 브로드웨이와 한국, 현장과 이론을 아우르는 공연전문가다
공연계에 첫 발을 내딛고 이력을 쌓아가던 저자는 2004년 가을 겁 없이 브로드웨이로 날아갔다. 그는 브로드웨이의 3대 주요 공연장 소유주이자 프로듀서인 네덜란더 사(Nederlander Organization)에 이력서를 낸 것이다. 그 후 브로드웨이로 자리를 옮겨 공연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볼 브로드웨이를 무대로 저자는 차곡차곡 이력을 쌓아나갔다. 공연장의 운영에서부터 공연의 기획, 제작, 마케팅, 티켓 세일즈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체득한 생생한 경험은 일주일에 서너 편씩 관람해온 공연만큼이나 값진 재산이 되어주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네덜란더 사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저자는 뮤지컬과 연극의 기획과 제작, 공연장 경영 등을 중심으로 브로드웨이의 생생한 현장을 교육하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공연예술경영(Theatre Management & Producing) 과정에 한국인 최초로 입학해 석사과정을 마쳤다. 한국과 브로드웨이, 이론과 현장을 아우르며 활동해온 저자는 명실상부 국내에서 가장 브로드웨이 시장을 잘 아는 공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브로드웨이는 쫓아야 할 꿈도, 무작정 따라가야 할 본보기도 아니다.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브로드웨이의 화려함이 아닌 뮤지컬 산업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2000년대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온 국내 뮤지컬 시장이 상업적인 특성에 치우쳐 있는 것이 뮤지컬의 균형 잡힌 발전은 물론 공연예술의 지속적인 성장과 폭넓은 관객 개발을 저해하는 지점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이 책에 따르면, 브로드웨이가 발전하고 유지되는 것은 시스템과 균형 덕분이다. 따라서 한 편의 뮤지컬 작품이나 유명 창작자에 관한 이야기에 주목하기보다는 브로드웨이가 어떻게 뮤지컬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산업과 시스템 측면에서 요목조목 짚어준다.
2009년 귀국 후 국내 공연계에서 프로듀서이자 평론가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연구자로 활동하면서 저자는 국내 실정에 맞추어 시장에 브로드웨이의 현장시스템을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의 개발과정을 거쳐, 2014년 12월 안산문화예술의전당과의 공동 기획 · 제작으로 공연한 뮤지컬 <더 넥스트 페이지>도 바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우리나라 공연계에서도 <렌트>, <스프링 어웨이크닝>, <원스>의 제작 모델처럼 상업 프로듀서와 비영리 공연단체의 합리적인 협업을 활용함으로써 저자는 국내 뮤지컬 제작 시스템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