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출판 번역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하면 출판 번역가가 될 수 있나요?” 하는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번역이 뭐 별거 있어?”라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되고 싶어 마지않는 직업이자 어떤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을 하는 직업.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외국어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서투르고 생경한 표현에 독서의 흐름이 턱턱 막혀서 ‘도대체 이 책의 번역가는 왜 이 따위야!’라고 짜증이 날 때만 비로소 자신이 번역서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영 달갑지 않게 의식합니다.” 잘 읽힐 때 번역가는 투명인간이 되고, 우리는 마치 저자의 글을 읽고 있다고 믿습니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겨서 한국인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존재인 번역가는 이렇게 홀대받지만, 외국어로 이루어진 세계를 자신이 선택한 모국어로 다시 만드는 출판 번역은 여전히 많은 사람을 매혹합니다.
전문 번역가로 20여 년간 일해 온 저자는 출판계의 막막한 현실과 출판계의 일원으로서 번역가가 겪는 어려움을 거침없이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전망하는 미래의 출판계는 꽤나 갑갑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고분고분 죽기를 기다릴 수 없다면서, 번역가이자 출판인으로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말하고 살아갈 앞날을 그립니다. 그리하여 번역가를 꿈꾸는 이에게 현실적인 길을 보여 줍니다.
냉정하고 딱 부러지게 정리한 번역가 되기 실전편!
이 책은 출판 번역가의 밝은 미래를 말하지 않습니다. 출판 번역으로는 어쩌면 궁핍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고 경고하죠. 그럼에도 번역가의 꿈을 버리지 않는 이에게 어떻게 하면 출판계에서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번역가에게 필요한 것, 갈고닦아야 할 것부터 출판사나 편집자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과 관심 있는 분야의 번역을 맡기 위해 해야 하는 일 등을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꼼꼼하게 짚어 줍니다. 출판 관련의 여러 가지 일을 아우르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번역가로 꾹 누르는 저자가 지금까지 출판인으로서 겪고 배워 온 일은 막연하게 책을 번역하고 싶다고 바라는 번역 지망생에게 현실을 보여 줍니다. 그 현실은 팍팍할 수도 있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바람을 이룰 수 있음도.
출판 번역가가 되고자 하는 분만이 아니라 번역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는 독자 모든 분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가 보는 번역서는 수많은 역자의 끈기와 노력으로 얻은 선물입니다. 미래의 출판 번역가 여러분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앞당겨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