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만화가 주는 여유와 시의 감동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단 한 권의 작품
내 시에도 움비와 처럼이 놀러 왔으면 좋겠다.
- 정끝별 | 시인, 이화 여자 대학교 교수
시와 만화의 즐거운 숨바꼭질.
- 서동욱 | 시인, 서강 대학교 교수
『그린 스마일』의 귀요미 캐릭터,
시와 만화의 경계에서 꽃을 피워내다
일찍이 시인 함민복은 시 「꽃」을 통해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고 노래했다. 그렇다면 시와 만화의 경계에는 과연 어떤 꽃이 필까? 전작 『그린 스마일』에서 웹툰으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했던 권혁주 작가는 『움비처럼』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떠난 시적 여정을 만화로 그려 냈다.
하프물범 움비, 카멜레온 처럼, 북극곰 에코를 비롯한 『그린 스마일』의 귀요미 캐릭터들이 국내외 명시에서 영감을 얻은 에피소드 속에서 벌이는 작은 유머, 소동, 깨달음을 담은 이 작품은, ‘마음 정화 웹툰’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독자 투고 백일장 3회에 낭독회와 시화전이 열리는 등 연재 기간 내내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공식 SNS 계정에서 재미있는 만화로 언급되었고, 2013년에는 아티스트 하곰(hagom)이 작곡한 공식 OST가 발매되었다. 최근에는 영화 「옥자」에서 주인공 ‘미자’역을 맡은 배우 안서현 양이 좋아하는 만화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세미콜론에서 펴낸 만화판 『움비처럼』은 총 250여 편에 달하는 연재분 중 57편의 세계 명시를 작가가 엄선, 연재 시에는 작가 블로그를 통해서야 볼 수 있었던 시 전문을 모두 담았다. 또한 시 한 편마다 작가의 정보를 담은 ‘움비와 처럼의 시인 노트’ 페이지를 추가했고, 소장 가치가 높은 양장판 판형을 통해 생각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기쁠 땐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땐 위로해 주는 ‘힐링 시집’으로 재탄생되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에피큐리언(epicurean) 만화가
그동안 소설을 만화로 옮긴 작품은 많아도, 시를 원작으로 한 만화는 찾기 힘들었다. 이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 권혁주 작가의 이력 역시 그런 도전의 기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철학과에 들어갔고, 사람들을 웃기는 방법을 찾다가 대학원에서 미학까지 공부했다. 한때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기도 했다. 만화가와는 조금 멀어 보였던 삶을 살았지만, 결국 그는 계속 간직해 왔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꿈을 혼자서 해 낼 수 있는 만화에 정착하게 된다. 『그린 스마일』에서 그가 환경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에 도전했던 이유도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미처 관심 두지 못한 부분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는’ 만화가로 자신을 정의하는 그는 시와 만화의 만남인 『움비처럼』을 2년 6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연재한 뒤 현재 해킹과 파쿠르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의 사이버 펑크 만화 『씬커』를 연재 중이다.
일상 속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느림의 즐거움
페르시아 시인 루미부터 일본의 바쇼까지, 영화 감독 데이비드 그리피스부터 혁명가 체 게바라까지 우리 삶에 사랑과 희망, 힘과 용기를 전하는 명시를 읽는 경험과 함께 독자가 『움비처럼』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경험은 만화 자체가 재현하는 ‘느림’이다. 권혁주 작가는 어딘가 어수룩하고 말을 더듬는 하프물범 움비의 이름을 마음을 비운다는 뜻의 ‘비움’에서 따왔고, 움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단순한 그림체와 조금 느린 템포로 그려냈다.
이 ‘시 같은 만화’를 읽으며 독자는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감정을 다스리고 본연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시가 전하는 작은 울림, 삶의 여백과 함께 더 강하게 독자에게 다가온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 시가 전하는 청량함과 맑은 기운, 만화가 전하는 여유가 한 권에 담긴 『움비처럼』을 지친 몸을 추스를 ‘힐링 복합제제’로서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