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성 스님의 그림은 한국 전통 선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다채롭고 독창적인 기법을 선보인다.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단순하고 솔직한 면이 강조되지만 섬세하고 정밀한 묘사로 가득 찬 그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상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오랫동안 고심해 온 듯,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화법은 주체와 객체, 내면과 외면를 멋지게 통일해낸다. 이번 책에서도 <풍경>에서처럼 하늘빛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한 맑은 눈동자와 떼쓰는 듯한 말투, 천진한 갖가지의 표정이 투명하게 내비치는 홍조 띤 얼굴을 만날 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화풍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정밀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뚜렷한 변화는 '스님의 감성'일 것이다. <풍경>에서 스님은 수행, 어머니, 산사의 정경을 슬픈 정감으로 표현했었다. 그러나 <거울>에서는 그와는 정반대로 갖가지 '웃음'의 정경을 명랑하고 쾌활하게 담아내고 있다. 도반과의 무전여행, 도반에게 용꿈을 팔았던 일, 염불 중의 실수와 같은 대중살이의 에피소드 등을 수록한 것. 도반의 일상사는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산사에서의 정진과 수행을 주제로 한 '마음 문을 열며'를 시작으로 자연이 주는 깨우침, 자연과의 교감에 대한 글과 그림들을 수록한 '바람을 그리며'가 이어진다. '수행의 향기'는 새벽부터 저녁 예불 시간까지 산사의 하루를 짧은 시와 재미있는 그림들로, '하루하루 만행길'은 스님의 일상과 산사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엮였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는 독자들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어조로 단순하고 소박한 불가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이레출판사는 원화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 용지에도 꽤나 신경 썼다. 책에 사용된 신용지 '에이 매트'는 컬러가 선명하게 인쇄되면서도 기존 컬러 인쇄용 용지의 번들거림을 최소화한 것이라 한다. 정말로 한지에 스미는 먹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는지 마는지 책을 사본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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