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순간, 폴라로이드 데이!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카메라의 손때 묻은 사진이 점점 아쉬워지는 시대가 왔다. 필름카메라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폴라로이드가 주는 즐거움은 아마도 단 한순간을 두 번 다시 재현해주지 않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 책은 폴라로이드가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컨셉을 한 권의 사진집으로 선을 보인다는 데 의의가 있다. 폴라로이드 사진작가 42인들로 구성된 『폴라로이드 데이-블랙에디션』은 이탈리아, 일본,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러시아, 싱가포르, 홍콩, 프랑스, 대만, 스위스 등 14개국의 외국작가들이 참여했다. 자연과 사람, 때로는 물건과 음식, 동물과 식물, 풍경과 그림, 일상의 아름다움 등 다양한 소재의 사진이 나름의 스토리를 연출한다.
단 한장의 기록으로 순간을 담아내다
폴라로이드의 장점은 바로 찍음과 동시에 필름으로 인화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최고의 즉석카메라인 셈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한순간을 바로 포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는 그 순간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름현상으로 언제든지 인화할 수 있는 일반 필름카메라와 다른 점이 바로 이 대목이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현상할 수 있는 필름카메라보다 굳이 폴라로이드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단 한순간을 찍는 이만이 그 순간을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진은 단 한장뿐이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 행복한 순간을 보낼 때, 그 순간을 담고 싶은 카메라로 폴라로이드만한 게 있을까.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인연을 순간기록으로 남기고 싶을 때 폴라로이드는 항상 제역할을 해준다.
폴라로이드 활성화를 위한 42인의 외국작가 참여
고가의 필름과 일회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폴라로이드는 그동안 디지털 카메라에 떠밀려 점점 더 그 설자리를 잃어왔다. 급기야는 판매중단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폴라로이드 제조사의 결정에 전 세계 폴라로이드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플레이그라운드도 폴라로이드 활성화를 위해 『폴라로이드 데이-블랙에디션』을 출간하게 됐다. 이 폴라로이드 사진집에 참여한 외국작가들은 모두 42인으로 구성됐다. 국적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그들이 사랑하는 카메라는 폴라로이드다. 폴라로이드로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진을 이 한권에 담아냈다.
단종된 필름의 아쉬움을 사진으로 담아내다
사용한 폴라로이드 필름도 다양한다. Timezero, t600, tz artistic, chocolate 등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폴라로이드 필름에 담긴 사진들이다. 이제는 단종된 필름이라는 얘기다. 다시는 이 필름에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없다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14개국의 42인의 외국작가들에게서 가장 아끼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추천받아 선별과정을 거쳐 『폴라로이드 데이-블랙에디션』에 담게 됐다. 다시는 볼 수 없는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사진집으로 남기는 작업은 나름 보람있는 작업이다. 필름이 없어, 찍고 싶어도 못 찍는 아쉬움을 뭘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나마 이제는 임파서블을 통해 px필름이 생산되어서 한숨을 돌린 상태다.
주제가 분명한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구성되다
여기에 실린 폴라로이드 사진들은 모두 10년 전 혹은 5년 전 필름이 많다. 참신하고 실험적인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분명한 주제를 드러내는 사진들이 많이 구성됐다. 같은 카메라일지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낼 줄 아는 작가들이 주를 이룬다. 유난히도 빛의 노출에 예민한 폴라로이드를 가지고서도 빛을 잘 활용한 아름다운 사진들이 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소설에서도 글의 호흡을 조절하는 여러 장이 있듯이 『폴라로이드 데이-블랙에디션』에서도 백면을 두어 배열의 흐름을 나누었다.
▶ 본문에 참여한 외국작가 중 국내 소개된 작가
Indiana Caba(Spain, 인디애나 카바) - 대학에서 자연 과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7년 전부터 프리랜서 사진작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디지털카메라를 불신하고 오로지 필름 카메라만을 사용한다. 그가 주로 담아내는 소재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사람에 있다. 사진일기를 쓰고 있다는 그는 하루의 느낌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Jena Ardell(United States, 제나 아르델) - 60~70년대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풍의 사진을 즐겨 찍는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사진커뮤니티가 방문한다. 최근에는 게티이미지와 전속계약을 하기도 했다. 그가 주로 작업하는 테마는 공상, 해변, 바닷가의 산책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