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

공상철 · 인문학/사회과학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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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을 모른다. 이들의 강점과 약점, 빈곤국에서 단시간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비결, 코로나19 전파자라는 오명 속에서 이들이 취할 다음 행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 극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한다면, 우리에게는 이 나라를 이해하고 설명할 인식의 틀조차 없다. 그러다 보니 부분으로 전체를 상상하거나 마음대로 재단하는 일이 다반사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듯이 말이다. 이 책에서의 코끼리는 알레고리에 지나지 않지만, 중국의 덩치나 물리적인 힘의 크기 등이 코끼리를 닮았다. 그렇다면 코끼리를 매개로 중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인식 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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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1강 만남의 예법에 관하여 제1장 코끼리의 이력서 2강 중화인민공화국 60년의 길 〔1〕 3강 중화인민공화국 60년의 길 〔2〕 제2장 코끼리의 급소 하나: 삼농 4강 농촌 문제의 존재 방식 5강 농촌 문제의 심층구조 제3장 코끼리의 급소 둘: 세계의 공장 6강 폭스콘은 어떤 장소인가 7강 농민공, 나의 집은 어디인가 제4장 코끼리의 행보 8강 코끼리가 서쪽으로 가는 까닭은 9강 일대일로의 심층지리학 10강 생태문명, 그 물과 풀을 찾아서 제5장 코끼리가 늪에 빠졌을 때 11강 신냉전 시대의 담론 전쟁 12강 코로나 이후의 중국 문제 에필로그 13강 동북아의 어떤 바둑판 미주 찾아보기 저본이 된 저자의 논문 목록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 안의 만리장성, 코끼리 뒷다리만큼도 모르는 중국 이 책의 저자는 매학기 대학에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가르치지만, 중국에 대한 몰이해는 시간이 가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더구나 중국이 코로나 전파자로, 전 세계 악의 축으로 몰리는 지금은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초미세먼지 발생국 정도로 여기는 걸까? 바로 옆집에 사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지구촌 인구의 5분의 1가량이 살고 있는 드넓은 나라임에도 말이다. 저자는 종종 학생들에게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인가, 자본주의 국가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꽤나 곤혹스럽다. 중국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런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므로. 저자가 어렸을 적 중국은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땅이었다. 해마다 6.25가 되면 “무찌르자 공산당 중공 오랑캐” 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중공은 중국공산당의 준말이다. 라디오극 《태권동자 마루치》 속 파란해골단이 중간보스에게 경례할 때면 으레 외치던 ‘쩌똥!’이란 구호는 당시 골목 친구들끼리의 인사였는데, 이 쩌동이 바로 마오쩌둥이다. 그러면 지금 세대에게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굴기하는 중국’, ‘자본주의 중국’, ‘G2’로서의 중국이다. ‘대륙 클래스!’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경계심과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대한다. 모든 세대에서 중국에 대한 편견은 만리장성만큼이나 높고 두껍다. 올 여름 장마로 많은 비가 쏟아졌을 때 이웃 중국도 싼샤댐 범람 위기에 놓였다. 이 당시 뉴스와 댓글을 살펴보면 마치 싼샤댐 붕괴를 기도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는 중국을 모른다. 이들의 강점과 약점, 빈곤국에서 단시간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비결, 코로나19 전파자라는 오명 속에서 이들이 취할 다음 행보,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 극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한다면, 우리에게는 이 나라를 이해하고 설명할 인식의 틀조차 없다. 그러다 보니 부분으로 전체를 상상하거나 마음대로 재단하는 일이 다반사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듯이 말이다. 이 책에서의 코끼리는 알레고리에 지나지 않지만, 중국의 덩치나 물리적인 힘의 크기 등이 코끼리를 닮았다. 그렇다면 코끼리를 매개로 중국을 이해하는 하나의 인식 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코끼리의 급소: 삼농, 세계의 공장 이웃나라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인식 틀을 만들면서 대번에 이 나라의 급소부터 찾는 것이 퍽 호전적이지만, 그만큼 우리에겐 위협적인 존재다. 중국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념의 틀에 맞추는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마오쩌둥은 중국적인 사회주의의 설계자다, 마오쩌둥 시대와 덩샤오핑 시대는 불연속적이며 심지어 대립적이다, 오늘날의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식의 설명 말이다. 하지만 팩트와 멀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고,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설명하는 데 이념 프레임은 효과적이지 않다. 1949년 개국 이래 이 나라의 역사는 온갖 모색과 시행착오로 점철되었고, 여기엔 2차대전 이후 형성된 세계사의 힘과 논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이 속에서 필연적으로 안고 가야 할 두 개의 급소가 생겨버렸다. 그것이 바로 ‘삼농’(三農)과 ‘세계의 공장’이다. ‘삼농’(三農) 1947년, ‘트루먼 독트린’으로 냉전이 공식화되면서 미국과 소련은 경쟁적으로 산업자본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미국이 주도한 마셜플랜이나 일본의 전후(戰後) 복구 지원, 소련이 주도한 동유럽 중심의 사회주의 카르텔은 냉전의 양상이다. 그리고 1950년 2월 ‘중소우호동맹상호원조조약’이 체결됨으로써 중국도 이 카르텔에 가입했다. 그리고 얼마 뒤 중국은 6.25전쟁에 참전하고, 이후 소련으로부터 차관 형태로 공업 설비와 기술 이전 등 금액으로 환산하면 54억 달러 정도를 지원받게 되었다. 중국은 이를 밑천으로 국가 중공업의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냉전 시절의 중국을 이야기할 때 흔히 죽(竹)의 장막(Bamboo Curtain)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서방 세계가 접근할 수 없는 중국의 고립 정책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대나무 커튼이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중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국은 이미 47년 소련에 문호를 개방한 셈이다. 중국의 급성장 과정에는 하나의 고착화된 패턴이 매핑되어 있다. 국가자본의 절대적인 부족→대외개방을 통한 외자 유치→자본의 원시적 축적을 위한 정부기업주의 전략→사회적 자원을 고도로 조직화(집단 체제, 국가 동원 체제)→도시와 농촌 간에 비대칭적 이원 구조 고착→국가 공업화에 따른 제도적 비용을 농촌에 전가 중국이 유사한 조건을 가진 인도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비해 더 높은 효율을 창출해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이 구조 덕분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패턴의 마지막 고리 농촌이다. 여기서 농촌은 국민경제의 하치장(비용과 리스크가 최종적으로 전가되는 장소라는 점에서)이자 저수지(무한한 자본의 원천capital pool이자 노동력의 원천labor pool이라는 점에서)로 기능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농촌은 중국의 가장 약한 고리가 되는 셈이다. <국가 공업화에 따른 제도적 비용을 농촌에 전가>한 대표적 사례가 상산하향운동이다. 60년대 중국 국가경제 파산 직전 도시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상산하향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도시 청년 1천만 명을 농촌으로 내려보냈다. 그리고 68년에 1천만 명, 74년에 1천만 명, 여기에 농촌 출신 청년 2천만 명을 포함해 총 5천만 명의 인력을 지식청년(지청)이라는 이름으로 농촌이 떠안았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 중앙정부가 생산한 ‘1호 문건’은 그해의 최고 중점 과제를 ‘삼농’(三農: 농민·농촌·농업) 문제로 적시했다. ‘개혁개방’ 30여 년의 시간이 양산해낸 ‘3대 격차’—공업과 농업의 격차, 도시와 농촌의 격차,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격차—의 한 끝단에 이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중국의 농촌 현장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삼농의 해법에 초점을 맞추어 이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농촌의 내부구조를 살펴보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탄원제도, 지방정부의 토지징수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세계의 공장’ 2010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경제체로 올라선 데에는 1990년대 연해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세계의 공장’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업/농업, 도시/농촌, 정신노동/육체노동의 격차가 심화되었고, 이러한 양극화 문제는 농촌을 넘어 1990년대 후반부 ‘농민공의 물결’(民工潮)로 본격화되는데, 이는 ‘삼농’ 문제가 ‘세계의 공장’으로 확장한 결과물이었다. 농민공 문제는 현재 중국이 처한 세계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위치를 뚜렷이 보여준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라지만, 그 실체는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단순 제조업 중심의 가공무역에 치중해 있었다는 것.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중국의 예속(隷屬)의 정도가 거의 멱살이 잡혀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최근 1~2년간 미국이 중싱(中興)이나 화웨이(華爲) 같은 기업에 대해 취한 태도를 보면 그 수위가 거의 린치에 가깝다. 중국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끝내 트럼프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현실이다. 흘러간다 흘러간다 부품과 내 피가 같이 흘러간다 왼손은 주간반용 오른손은 야간반용 굳은살이 밤낮없이 성장한다 아, 작업장 내 청춘은 여기서 좌초한다 2010년 1월에서 12월까지 중국 각지에 산재한 폭스콘(Foxconn, 중국명 富士康) 공장에서 18건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2016년까지 총 30건의 투신자 명단을 더 추가한 뒤에야 비로소 멈췄다. 위 인용문은 2014년 9월 스스로 몸을 던진 폭스콘 공장 노동자 쉬리즈(許立誌, 1990~2014)가 쓴 시의 한 대목이다. 이 시에서 박노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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