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방대한 주제와 비논리적인 구조,
20세기의 가장 난해한 고전 『계몽의 변증법』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는 독일 현대철학의 기둥인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장이다. 두 사람은 눈부신 문명을 이룩한 인류가 전체주의와 세계대전 등 최악의 타락을 보여 준 20세기를 지나며 ‘문명’과 ‘인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현대 인류에게서 과거의 타락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야만’을 보았고, 이것이 과거의 타락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총체적인 모순을 다양한 방면에서 다룸으로써 『계몽의 변증법』 역시 내용이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평을 듣게 된다.
『계몽의 변증법』이 난해한 이유는 구성에도 있다. 통상적인 논의처럼 원인과 결과, 주장과 근거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설명과 해설이 논리적인 서순 없이 뒤섞여 있다.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는 현대문명을 타락시킨 주범으로 ‘논리’를 꼽았고, ‘논리’를 비판하려는 이 책의 집필 의도에 맞게 일부러 논리적인 구조를 피한 것이다.
이 책은 철학적 사유를 중심에 두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회학, 심리학, 문학, 예술, 종교 등을 철학적 사유에 접목하면서 난해하지만 총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 인간에 의해 지배받는 자연, 그리고 문명, 사회, 역사에 대해 비판적 사유를 시도하는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 바로 『계몽의 변증법』이다.
현대사회의 근간이 된 ‘계몽’을 향한 재해석,
“계몽은 자기파괴의 과정이다”
보통 ‘계몽’이라고 하면, 구습이나 절대적 이념에 사로잡혀 무지몽매한 상태에 빠진 인류를 ‘이성의 빛’으로 몰아내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여기서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말하는 계몽은 인류 문명을 타락으로 빠트리는 원흉이다. 두 사람은 전체주의에 잠식된 인류의 참상을 보면서, 파시즘이나 나치즘의 성립이 아주 합리적인 절차로, 논리적인 근거를 두고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서 ‘도구적 이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도구적 이성이란 이성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자연과 인간을 지배하는 도구로 전락한 것을 말한다. 도구적 이성에 사로잡히면 사람들은 반성적 성찰을 하지 못하고, 어떤 가치와 이념도 성취하지 못한다. 오로지 외적 자연을 지배하기 위한, 나아가 자신의 주체성을 포기하도록 하는 도구적인 기능만 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