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 작가님과의 짧은 인터뷰>
나의 BB의 스토리 뒷이야기가 궁금해요. BB와 J의 캐릭터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 「나의 BB」는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소년과 해맑음 속에 고요함을 간직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입니다.무던하지만 사실은 따뜻한 J는 강아지로, 발랄하고 통통 튀는 BB는 토끼로 표현했습니다. 기법적으로 환상성이 강조된 만큼 캐릭터의 구조는 전형적인 로맨스 이야기에 맞춰 구성했습니다.
BB와 J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도 전부 동물로 표현되었는데요 어떤 동물 캐릭터와 연관성을 맺고 있나요? 심리학적인 부분도 염두에 두셨나요?
: 「나의 BB」는 일종의 현대 우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람이고, 각각 어울리는 동물상으로 이야기 속에서 인식된다는 설정입니다. 등장인물을 동물로 표현했을 때, 인물의 개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에 대한 리얼리티와 은유의 수위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SNS 만화나 굿즈, 이모티콘의 캐릭터들이 대부분 동물인 것도 비슷한 이유라 생각합니다. 귀엽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은 것들을 찾는 현대인들을 위한 하나의 밸런스가 아닐까 싶어요.
사랑스럽고 아날로그적인 그림도 나의 BB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어떤 재료로 그리시는지 기법을 여쭤도 될까요.
: 이번 작품은 펜선과 마카로 그린 후 디지타이징하여 완성했습니다. 마카는 간편하면서도 회화적인 표현이 가능해서 작업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BB의 허밍, BB와 J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 등 스토리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음악이 흐르는 기분이 듭니다. 혹시 그림을 그릴 때 떠올리셨거나, 자주 들으시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 모든 에피소드에서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흐르는 느낌을 상상했어요. 콘티 단계에서부터 감정의 주파수를 잡을 때 음악을 활용했습니다. 주로 빌 에번스의 모든 음반, 쳇 베이커의 목소리가 포함된 연주들, 비트가 섞인 로파이 재즈 연주들을 들었어요. 마지막 에피소드에 삽입된 노래 가사는 돈 맥클린의 '빈센트'입니다.
BB와 J의 뒷이야기가 더 있을까요? 향후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 「나의 BB」와 유니버스를 공유하는 '서울동화'라는 만화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도시생활자들의 취향, 설레임, 쓸쓸함을 주제로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을 계획입니다. BB와 J는 그 일부로 등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나의 BB」 속편이 제작된다면 아마 결말 이후의 이야기보다는 챕터2에서 플롯 상 비어있는 구간을 확장하는 형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