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킬러로 전직했다."
『13.67』『망내인』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찬호께이의 전혀 새로운 면모!
초능력자 소시민 킬러의 좌충우돌 모험담
블랙유머와 풍자로 맛을 낸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
*수록작: 이런 귀찮은 일/십면매복/사랑에 목숨을 걸다/마지막 파티
『13.67』 , 『망내인』 등으로 중국 미스터리라는 신세계를 미스터리 독자에게 각인시킨 찬호께이의 아주 특별한 선물 『풍선인간』 이 발간되었다. 찬호께이가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받기 전인 2011년, 작가 생활 초기에 쓴 연작 단편을 묶은 이 작품집은 지금까지 국내에 발간된 그의 작품들과 전혀 궤를 달리한다. ‘특이한 초능력을 손에 넣은 뒤 청부살인업자로 전직하는 남자’ 라는 독특한 캐릭터 풍선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들은 순수하게 오락을 목적으로 쓰였고, 완벽한 플롯과 촘촘한 구성력은 짧은 길이의 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찬호께이의 팬들에게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천재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일반 대중에게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 그래픽 노블 스타일의 만듦새로 소장욕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품집이다.
『13.67』, 『망내인』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찬호께이의 전혀 새로운 면모!
오늘의 그를 만든 초기 걸작 연작소설집0
‘나’는 ‘타깃’을 정하고 머릿속으로 그것이 풍선이라고 상상하면 대상의 모양을 풍선처럼 마음대로 변형시켜 죽일 수 있다. 대상과 나의 신체가 접촉한 상태에서 상상해야 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조건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능력이었다. 3년 전 우연히 얻게 된 이 능력을 제대로 써먹기 위해, 나는 청부살인업을 시작했다. 연습을 거듭하면서 초능력도 정교해져 자연사처럼 꾸미기도 쉬워졌고, 대상을 풍선으로 바꾸는 시간을 조절해 철벽의 알리바이도 만들 수 있으므로 ‘나’의 업무 성과는 완벽하다. 연작소설집 『풍선인간』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설정 아래, 직업으로 킬러 생활을 하는 ‘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1년에 발간한 연작 단편을 묶은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 발간된 찬호께이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당시는 작가 생활 초기라 출판사의 요구에 맞춰 바로바로 반응이 오는 작품을 써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찬호께이는 그런 조건에서도 글 안에 추리 요소를 무척 섬세하게 짜 넣었다. 덕분에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엔터테인먼트’라는 목적에 무척 충실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 사건의 전개와 해결, 반전 등이 짧은 길이에 빈틈없이 들어차 꽉 찬 느낌을 준다.
초능력자 소시민 킬러의 좌충우돌 모험담
블랙유머와 풍자로 맛을 낸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
찬호께이는 ‘소심하고 구질구질한 초능력자 악당(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빌런’ 같은 존재)’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편집자가 여러 작가들이 초능력이란 주제로 단편을 써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기획이 있는데 참여하지 않겠냐며 권유했고, 그는 ‘재미있을 것 같아’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마블 히어로 영화가 인기라, 다른 작가들은 아마도 <엑스맨>과 비슷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어 자신은 반대로 초능력 악당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단다. 그 결과 ‘특이하게 초능력을 손에 넣은 뒤 청부살인업자로 전직하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유머러스한 단편 「풍선인간」이 완성되었다.
풍선인간은 멋진 소설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소심한 성격에 신체적 능력도 평균 이하인 허약한 청년으로, 대단한 초능력을 가졌는데도 자신의 힘에 도취되기는커녕 구질구질할 정도로 몸을 사리고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 애를 쓴다. 그의 행동을 보면 청부살인업자가 마치 평범한 프리랜서 같다. 이런 독특한 인물 설정이 「풍선인간」의 가장 큰 매력으로, 현지 독자들 또한 이 캐릭터에 매료되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편집자도 같은 주인공으로 작품을 계속 써 보라고 권했고, 그렇게 더 쓴 네 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책이 바로 이 『풍선인간』이다.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한국 독자들 또한 이 찌질한 악당이자 유쾌한 또라이 ‘풍선인간’을 미워할 수만은 없게 될 것이다.
“1만 자 정도의 짧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찬호께이
단편에서 더욱 빛나는 촘촘한 구성과 완벽한 플롯, 그리고 기막힌 반전!
『풍선인간』의 또 다른 매력은 단편소설이라는 형식에서 나온다. 사건을 촘촘하게 전개하는 찬호께이의 장점이 짧은 이야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된 작품들은 장편이었지만, 사실 찬호께이는 1만 자 정도의 짧은 이야기를 쓰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가 단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수수께끼를 푸는 대목에 빨리 도착하기 때문이다. 얼른 트릭을 파헤치고 복선을 하나하나 짚으며 추리력을 뽐내고 싶은데 장편일 경우에는 그 전에 써야 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찬호께이의 최근 작품인 『13.67』과 『망내인』에서는 홍콩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시간의 흐름이 사건의 전개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에 비해 『풍선인간』에서는 공간적, 시간적 배경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수께끼 풀이라는 추리소설 본연의 미학에 충실하기 위해 쓸데없는 묘사는 과감히 생략했다. 지나가듯 언급한 물건 하나 장면 하나까지 전부 복선이었고, 결말에서 그것을 빠짐없이 회수하고 의문점도 속 시원하게 해결한다. 덕분에 이야기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니며, 독자에게 충실하고 즐거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