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더북소사이어티의 기획으로 진행된 문예지 포럼 “지금 다시, 문예지”의 기록이다.
한국문학의 역사는 동인지와 문예지의 역할과 함께 발전하고 변화되고 어떤 면에서 보수화되기도 했다. 다른 나라의 문학과 다르게 문예지와 출판사, 작가와 비평가의 관계가 여전히 끈끈하게 묶여 있고, 이 상태가 문단이라는 장을 이루게 되었다. 해방 이후 많은 작가들이 탄생하고 문학에 대한 열기와 반응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문예지를 중심으로 한 문단 시스템은 그 외형만 변했을 뿐 그 내부는 그다지 변함이 없었다. 주기적으로 문예지와 문단의 쇄신을 모색하는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지금 다시 문예지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문화적 · 경제적 여건의 쇠락, 출판 · 유통 시스템의 변화, 독자의 냉대, 독립출판의 부상 등 여러 측면에서 고찰하고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1부인 ‘작가들이 만드는 책과 문예지의 새로운 모험’에서는 독립출판사 ‘울리포프레스’의 한유주 작가가 기존 문예지를 벗어난 다양한 문학적 작업물을 소개 하고 그 발전 가능성에 대해 말한다. 동인 ‘후장사실주의자’의 정지돈 작가는 작가가 곧 독자임을 역설하며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문학적 놀이로서의 글쓰기와 출판에 대해, 《악스트》의 백다흠 편집장은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문학, 소비되는 문학으로서의 잡지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2부 ‘문예지의 현재와 미래: 문예지, 다르게 그려보기’에서는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인 강동호 평론가가 문예지를 중심으로 한 평론의 역할과 문제점 등을 말하고, 최근 새롭게 출간한 잡지 《릿터》의 서효인 편집장이 새로운 잡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려 보여준다. 끝으로 한국문학에서 여전히 변방으로 자리잡고 있는 장르물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미스테리아》의 김용언 편집장이 장르 소설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3부 ‘종합토론: 정주와 질주, 문학잡지의 향방에 관하여’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함께 문예지와 한국문학에 대한 토론과 논쟁의 시간을 갖고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었다. (김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