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전 세계 수많은 민주국가 헌법의 원형을 설계한 제임스 매디슨
매디슨의 눈으로 오늘의 민주주의를 다시 보다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의 전기가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되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노아 펠드먼이 6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완성한 책으로, 매디슨의 편지와 논설 등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인용하여 매디슨의 삶과 사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미국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조지 워싱턴이나,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급진적 공화주의자 토머스 제퍼슨만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정치구조 수립과 발전에 있어서 매디슨만큼 중요한 인물은 없을 것이다.
펠드먼 교수는 이 책에서 매디슨의 공헌이 미국헌법 제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디슨은 미국헌법과 공화정을 설계한 정치사상가인 동시에, 헌법의 이상을 현실 정치에서 구현하고자 한 정당정치 지도자였으며, 또한 헌법적 가치를 국제 무대에서 수호하기 위해 분투한 대통령이기도 했다. 이렇게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본 매디슨의 삶을 통해 이 책은 미국헌법에 어떤 철학이 담겼는지, 그것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진화했으며, 신생 독립국인 미국이 어떻게 유럽 강대국 틈새에서 생존을 모색하였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매디슨이 평생에 걸쳐 ‘공화주의적 화합’이라는 이상에 헌신했다는 점이다. 매디슨은 가까운 친구들이 우정을 해치지 않고서도 공직선거에서 맞수로 경쟁할 수 있는 정치구조를 꿈꾸었고, 이것을 현실 정치에서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매디슨의 이러한 정치상은 현실 정치에서 분열과 대립보다는 화합과 통합을 추구할 것을 요구한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독립 이후 변혁의 시기, 그 중심에 제임스 매디슨이 있었다
1783년에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지만, 이 신생 독립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막대한 전쟁 부채로 국가 재정은 파탄 상태에 이르렀고, 13개의 주는 국가의 이익보다는 개별 주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서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과도한 세금 징수에 반발한 가난한 농부들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가의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국가의 새로운 정체를 수립하는 변혁과 혁명의 시기이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미국의 국부’라고 부르는 일단의 지도자들이 1787년에 국가적 난국을 수습할 방책을 모색하기 위해 필라델피아에 모였다. 그 무더운 여름날, 그들은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의사당 건물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내린 채 몇 달 동안 숙의와 토론을 이어갔다. 그렇게 미국 정치체제의 근간이 될 미국헌법이 탄생했다. 그 중심에 제임스 매디슨이 있었다. 매디슨에게는 미국의 정체가 입헌 공화정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매디슨은 고대와 근대 국가들의 역사적 사례를 연구하고 정치사상과 법률에 관한 서적을 구해 읽으면서 미국에 적합한 정체를 상상하고 고안하고 설계했다. 매디슨은 이성과 논리에 바탕을 둔 자신의 창조적 발상을 필라델피아제헌회의에 제시함으로써 미국헌법과 공화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책은 현대 입헌공화정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제임스 매디슨의 전기이다. 그러나 통상의 전기와는 달리 한 개인의 일대기보다는 그의 사상이 변모한 궤적에 보다 큰 관심을 둔다. 오늘날 미국의 정치체제를 가리켜 ‘매디슨주의적 민주주의’라고 할 만큼, 미국의 정치구조 수립과 발전에 미친 매디슨의 영향이 실로 막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입헌공화정을 실시하는 많은 국가의 헌법이 미국헌법을 근간으로 삼은 것에서 알 수 있듯, 매디슨은 정치사상 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혁명적 사상가로서, 정당정치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일으키고 변화시킨 제임스 매디슨, 그의 삶과 사상을 이야기하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노아 펠드먼은 매디슨의 편지와 논설 등 방대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매디슨의 삶을 세 가지 측면에서 조명한다. ‘1권 헌법’에서는 미국헌법을 제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혁명적 사상가, ‘2권 정당’에서는 자신의 창조물인 헌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정당을 창시한 당파적 지도자, ‘3권 전쟁’에서는 영국과 프랑스라는 당대의 초강대국 사이에서 신생 독립국 미국의 생존을 모색한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임스 매디슨은 미국을 세 차례 변화시켰다. 첫째, 매디슨은 혁명적 사상가로서, 미국헌법을 설계했고, 미국헌법 채택과 비준을 위한 싸움을 이끌었으며, 권리장전을 입안했다. 13개 주를 강제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중앙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매디슨은 새로운 국가의 정치체제를 고안했고, 그 실행 수단으로서 헌법을 제시했다. 남부 주와 북부 주의 극적인 타협으로 헌법안이 제정되었으나, 헌법 비준이 어려움을 겪자 매디슨은 알렉산더 해밀턴과 함께 정치사상사에서 매우 중요한 글 〈연방주의자〉 논설을 집필해 발표했다. 헌법이 비준된 뒤 매디슨은 헌법 제정 과정에서는 반대했던 권리장전 입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자기 잘못을 깨달은 뒤 그것을 시정하고자 하는 진정한 사상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미국헌법에 “향후 세계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게 될 기본권과 자유의 목록”인 권리장전이 실리게 되었다.
둘째, 매디슨은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민주공화당을 토머스 제퍼슨과 공동 설립하여 미국 정당정치의 시작을 알렸다. 연방정부 출범과 함께 매디슨은 연방의원으로 복무하며 대통령 워싱턴을 충실히 보필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신경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해밀턴의 계획이 공화정의 존속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자, 매디슨은 차차 당파주의적 정치인으로 변모해 갔다. 헌법 제정 중에는 “견제와 확장의 헌법적 장치”를 통해 당파의 폐해를 줄이고자 했던 매디슨이 이제는 공화파의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민의에 기대어 정당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의 해제를 쓴 박상훈 정치학자는 이를 가리켜 ‘민주 없는 공화정’이 ‘민주적 공화정’으로 변모한 것이라고 지적한다(본문 1335쪽).
셋째, 매디슨은 대통령으로서, 유럽의 열강에 맞서 신생 독립국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새롭게 정립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매디슨은 명실상부한 국가 지도자로 자리매김했지만, 대통령 매디슨 앞에 놓인 국제정치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약소국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라는 유럽의 강대국 사이에서 경제적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에 매디슨은 공화주의적 원칙에 따라 무력 대신 경제적 압박 조치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외교 정책을 채택했지만, 이 외교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영국에 전쟁을 선포했고, 불가능해 보였던 승리를 일구었다. 이렇게 ‘제2차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경제적 자립을 모색할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피할 수 없는 정치적 분열,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공화주의적 화합’
이 책에서 펠드먼 교수는 천재적 사상가인 매디슨과, 그가 창조한 미국이라는 입헌공화국의 초상화를 생생하게 그려 낸다. 또한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 매디슨이 어떻게 유연히 대처했는지, 그 과정에서 그의 사상이 어떻게 변모하였는지도 상세히 보여 준다. 매디슨은 당파주의를 타파하려고 했지만, 민주적 공화주의를 지키기 위해 결국 정치적 분열을 표면화하고 제도화할 수밖에 없었다. 매디슨은 토머스 제퍼슨과의 신의를 지키려다 미국독립혁명의 영웅인 조지 워싱턴과 영영 멀어지고 말았다. 알렉산더 해밀턴과는 〈연방주의자〉 논설을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했지만, 국가에 대한 이상이 달랐기에 결국 서로 적이 되어 돌아섰다.
그러나 ‘공화주의적 화합’은 매디슨을 규정하는 또 다른 단어이기도 하다. 매디슨은 제퍼슨과는 평생에 걸쳐 그 누구보다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두 번의 선거에서 적수로 맞붙었던 제임스 먼로와는 끝내 우정을 회복하여 정치적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