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알렉산더 지의 자전소설이다. 이 소설로 그는 첫 등장과 동시에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북〉을 수상했다. 《에든버러》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한국계 이민자이며 성소수자인 ‘피’의 이야기를 담았다. 청소년기부터 20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는 차별과 억압, 감정과 정체성의 혼란, 성적 학대 경험이 섬세한 시적 필치로, 동시에 담담한 문체로 그려진다. 그리고 이를 비극의 틀에 담는다. 《에든버러》의 매력은 이 소설의 매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힘들다는 데에서 온다. 작가 본인이 반영된 피의 감정선이 유려한 문체로 화음이 쌓이듯 중첩되다가 끝내 교향곡의 클라이맥스처럼 휘몰아친다. 이 소설의 주인공 피는 언뜻 불행의 화신처럼 보인다. 첫사랑 피터의 자살, 합창단에서 겪은 차별과 성폭력, 그 성폭력 가해자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등 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찬 사건들에 휘말린다. 그러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려 투쟁하는 다른 성장소설과 달리 《에든버러》는 “우연히 닥쳐온 불행을 받아들이는 한 인간의 안간힘”을, “불행을 단지 불행으로 두지 않고 기꺼이 자신의 양팔로 삶을 껴안고 마는 숭고한 태도”(박상영)를 그린다. 작가는 이러한 감정들이 책 밖으로 흘러넘치는 듯 생생히 드러나도록 시적이면서도 과감한 문체로 적어 내리며, 기어이 독자를 피의 심연을 뛰어들게 한다.
[신간] 먼저 온 미래
장강명 르포, AI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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