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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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아글라야 페터라니 연보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아글라야 페터라니 · 소설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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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1962년생 루마니아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가 독일어로 쓴 데뷔작이자 작가 생전에 출간된 유일한 단독 저서다. 곡예, 망명, 난민, 폭력, 소외 등 자전적 이야기에 기반한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한 책은 호응을 얻고 상을 받지만, 페터라니의 글은 문학 세계가 이민 문학에 흔히 기대하는 바를 넘어선다. 우선 작가는 어머니의 언어 대신 외국인들의 언어를, 말하는 언어 대신 쓰는 언어를 택하면서 자기 자신에게서 탈출해 글을 쓰게 됐다. 한편 작가는 이 작품에서 혈통뿐 아니라 문화와 기억까지 타고난 '모태 외국인'인 자신과 같은 이들을 '태생 외국인'이라고 부르는데, 신분이 불안정하고 소수 언어를 지닌 이 새로운 유형의 이방인들은 어디에도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태생 외국인이자 모태 외국인으로서 세상의 고정된 관념에 갇히게 된 동시에 명성을 얻게 되기도 한 작가는, 운명에 매인 상태에서 운명을 직시하는 나름의 글쓰기를 통해 다시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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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가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 36권으로 출간되었다. '제안들'의 마지막 번호를 단 37권과 함께 출간된 이 책은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1962년생 루마니아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가 독일어로 쓴 데뷔작이자 작가 생전에 출간된 유일한 단독 저서다.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글쓰기
루마니아 국립 서커스단의 곡예사 가족: 어머니 조세피나, 아버지 탄다리카(알렉산드루 베테라니), 이모 레타, 부부의 딸 모니카 지나(아글라야 페터라니)와 (아버지가 이전 결혼에서 데려온) 언니 안두자.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한 스위스 서커스 단장의 도움으로 1960년대 폭정과 궁핍을 넘어 망명해 난민이 된 그들은 임시 숙소를 전전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한다. 어린 모니카는 곡예를 배워 성인 무대에 선다. 그러다 부모가 이혼하면서 가족이 해체되고, 크레인 곡예 사고로 더 이상 공연할 수 없게 된 어머니는 딸과 함께 스위스에 정착한다. 열다섯 살이 된 딸은 루마니아어와 스페인어를 말할 줄 알았지만 읽거나 쓰지 못했다. 스스로 독일어를 익힌 아글라야 페터라니는 이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찾으려 한다. 연기 학교에서 배우 수업을 받고, 동료들과 실험 문학 그룹을 꾸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동반자와 극단을 결성해 낭독 퍼포먼스를 펼친다.
1999년,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첫 소설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가 출간된다. 곡예, 망명, 난민, 폭력, 소외 등 자전적 이야기에 기반한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한 책은 호응을 얻고 상을 받지만, 페터라니의 글은 문학 세계가 이민 문학에 흔히 기대하는 바를 넘어선다. 우선 작가는 어머니의 언어 대신 외국인들의 언어를, 말하는 언어 대신 쓰는 언어를 택하면서 자기 자신에게서 탈출해 글을 쓰게 됐다. 한편 작가는 이 작품에서 혈통뿐 아니라 문화와 기억까지 타고난 '모태 외국인'인 자신과 같은 이들을 '태생 외국인'이라고 부르는데, 신분이 불안정하고 소수 언어를 지닌 이 새로운 유형의 이방인들은 어디에도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태생 외국인이자 모태 외국인으로서 세상의 고정된 관념에 갇히게 된 동시에 명성을 얻게 되기도 한 작가는, 운명에 매인 상태에서 운명을 직시하는 나름의 글쓰기를 통해 다시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기를 시도한다.
"한 태생 외국인이 신발을 잃어버렸다. 그는 신발을 집에 둔 채 집을 강에 던져 버렸다.
아니면 집이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인가?
태생 외국인은 강에서 강으로 찾아다녔다.
그는 물속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의 목에는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여기 천국
외국인이 물었다: 아니, 천국이라고?
노인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표지판을 가리켰다.
그러자 집이 다시 나타났지만 완전히 다른 장소였다.
아마도 그건 다른 집일 것이다. 집은 외국인의 신발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 집은 문을 잃었다.
그건 연미복이 만들어 낸 이야기냐고 내가 묻는다.
아니, 이건 우리의 이야기야, 아버지가 대답한다." (본문 64-65쪽)
작은 말
이 작품의 제목에 등장하는 '폴렌타'는 옥수수 죽의 이름 중 하나다. 이탈리아 등 남유럽과 루마니아, 몰도바, 발칸 지역에서 먹는 이 죽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루마니아에서는 머멀리거라고 한다. 옥수숫가루와 소금과 물을 배합해 오래 끓여 최소한의 허기를 달래는 아주 단순한 음식이다.
산문시처럼 문장과 단락이 불규칙적으로 나뉘어 흩어져 있는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글은 폴렌타를, 머멀리거를 닮아 있다. 스스로 잘 안다고 여겨 온 익숙한 모국어의 수사에 무의식적으로 갇혀 지낸 이들에게 이 글은 본연의 재료를 상기시킨다. 이 작가를 발견해 한국어로 소개하게 된 옮긴이 배수아의 표현에 따르면 "위대한 작품을 쓸 생각이 없는 작가에 속"하는 페터라니는 "급진적으로 생략"하고, "언어를 단순화하고 축소"하고, "항상 덜 말하려 한다". 따라서 글에서 아주 충분한 설명을 얻지는 못하게 되는 독자는 작가가 골라 배열한 작은 말들을 발판 삼아, 그 사이를 오가며 바라보고 듣게 된다.
당연하게도 작은 말은 보다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정형적인 틀을 이렇게 저렇게 벗어나는 움직임을 통해,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작은 목소리가 점차 들리기 시작한다. 읽는 이가 그 존재를 비로소 인식하게 되어 들리기도 할 그것은 어쩌면 움직임 자체의 소리일 수도 있다. 어린아이들의, 여자들의, 이방인들의, 동물들의, 오랜 시간 외부로 여겨져 왔던 내부의 말들. 불필요한 수식을 굳이 걸치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작음을 유지하는 이 말들은 상대적으로 큰 목소리들로 채워져 왔던 문학 세계의 틈새에서 작음으로 소수됨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소수를 향한 소외와 차별에 대한 시선의 기준은 상대적이기도 하다. 어디에도 쉽게 동화되지 못한 태생 외국인, 모태 외국인으로서의 작중 화자도 때로 이러한 기준을 상대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까지 이 글은 생각하게 한다.



귤귤
5.0
오래된 기괴한 동화 같은 자전적 이야기 묘하게 내 어릴 적 기억이 조각조각 오버랩 되는데, 야만의 시대에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는 섬뜩함이 불현듯 엄습한다 번역해주신 배수아작가님께 달려가 호들갑 떨고 싶게 좋았다 느낌은 전혀 다른데 아멜리 노통브와 엘레나 페란테의 책을 읽었을 때 같은 충격과 전율이 P78 죽음을 입에 올리는 건 불운을 불러온단다! 어머니는 말한다 하지만 무엇이 불운을 불러오지 않는단 말인가! 우리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이 불운을 불러온다. 어머니는 울면서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아직 내가 곁에 있는 걸 기쁘게 생각해라, 나중에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고 나면 그게 얼마나 슬픈지 깨달을 날이 올거다. 그렇다면 나는 나중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
18
5.0
: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한 채 전시된 이방인의 고통. 디아스포라적 존재의 이해받지 못할 슬픔. . . . 루마니아의 비극적인 근현대사에 대해 알아본 뒤 책을 읽으면 텍스트를 훨씬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차우셰스크 정권은 영토에 300만 개 가량의 도청기를 설치해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반정부 운동을 막기 위해 간행물 배포와 타자기 사용까지 금지시켰다. (작중 주인공은 루마니아 경찰들이 굴을 지나다니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한다.) 비인도적인 출산 강제 정책을 시행해 아이를 4명 이상 낳지 않은 부부를 처벌했고, 이로 인해 강제적으로 태어나 제대로 된 의료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속출했다. 루마니아에서 도망쳐나와 타국으로 건너가려는 사람은 발각 즉시 사살되었다. (책의 주인공 가족은 외국으로 도망쳐나와, 그 대가로 주인공의 친척들이 고문당하고 사살당한다.) 국가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수입을 금지시키고 농수산물을 전부 해외로 수출해 루마니아 국민들이 배급받을 수 있는 식량은 하루에 빵 한 개가 전부였다. (작중에도 루마니아의 모든 음식은 타국으로 가기 때문에 타국의 모든 것에서 자국의 향기가 난다는 내용이 나온다.) . . . 집단폭력으로 물든 민족사는 비극적인 개인사로 이어진다. 자전적 성격이 강한 이 책의 진짜 결말은 작가인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자살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독자의 가슴을 꽤나 아프게 하는 결말.
Lamaa
4.0
유년이라는 악몽 아이는 폴렌타에서 끓는다.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서다. 현실이라는 고통을 덮기 위해 더 큰 고통을 생각해내는 것으로서 아이는 항상 폴렌타에서 끓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생략한 문장들 사이로 피가 흐르는 것만 같다.
보영
2.0
'살아 있는 시간보다 죽어 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우리는 죽었을 때 더 많은 행운이 필요하다.'
JenyDawson
4.0
살기 위해 쓴 글같다
이예은
4.5
루마니아 역사 너무 충격적이라 심란해서 잠을 못 자고 있음
최준혁
3.5
폴렌타 맛있어보인다. 뭔가 옥수수빵 맛 날 듯..
황예지
4.5
이방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하여 이방을 선택해야 하는 처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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