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 유독 ‘정상적인’ 존재들로 상상되곤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에게 사회의 지배적 규범과 가치를 가르칠 것을 기대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사들도 사람들이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삶의 모습만을 보여 줄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다 보니 ‘교사’라는 단어와 ‘소수자’, ‘다양성’이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장애가 없고 이성애자이며 중산층의 정상 가족 출신의 사람들일 것만 같다. 초·중·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모범생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당연히 교사들 중에도 장애인, 성소수자 등 수많은 소수자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 책에 참여한 교사들은 남들과 다른, 약점으로 비치거나 ‘가르칠 자격 없음’으로 간주될 수 있는 점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학교 안에서 차별을 겪고 벽에 부딪혀 온 경험에 대한 고발이자, 자신의 소수자성을 숨기거나 덮어 놓고 교사로 살아갈지를 고민해 온 기록이기도 하다. 이들의 고민은 교사와 학생 사이 전통적인 관계를 벗어난다. 나아가 동시대인으로서 학교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바꾸어 나갈 것인지 고민한다. 하나의 키워드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들의 다채로운 삶은 학교라는 공간에 어떤 파문을 만들어 낸다. 다름을 지닌 어떤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꼭 남들과 비슷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된다. 또, 자연스레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우리 사회가 학교에, 교사에게 요구하는 협소한 규범과 삶의 모습은 당연한 것인가? 특정한 계급과 집단의 가치관을 반영한, 차별적인 것은 아닌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보다 바람직한 교사상은 아닐까?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