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더 위대한 책이 되려면 다뤘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 로버트 실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
2014년 <액시엄 비즈니스 북 어워드> 경제학 부문 금메달
2014년 『초이스』 선정 <탁월한 학술서>
2014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선정 <올해의 책>
2013년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올해의 경제학 도서>
무엇이 국가를 번영하게 하는가
『대번영의 조건』은 200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 에드먼드 펠프스의 최신작이다.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책을 펠프스 만년의 역작으로, 대가의 통찰이 집약된 대담하고 위대한 책으로 평가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새로운 고전의 탄생을 증언했다.
이 책에서 에드먼드 펠프스는 무엇이 국가의 부를 만드는지, 그리고 그 번영의 원천이 왜 오늘날 위협받고 있는지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주장을 내놓는다.
펠프스는 혁신의 문화, 근대적 가치의 추구가 번영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의 번영이란 단순히 경제적 풍요를 뜻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다수의 개인들이 도전하고 모험하며, 일로부터 만족을 얻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좋은 삶>을 영유하는 것이 바로 번영이다. 19세기에 출현한 근대 경제는 이전의 상업 자본주의와는 달리 개인의 혁신을 장려하는 문화와 제도를 정비했고, 따라서 전에 없는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 이러한 번영이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번영은 수십년에 걸쳐 약화되었다. 펠프스는 이것이 근대 경제의 기반이 되는 근대적 가치관이 공동체와 국가를 개인보다 우선시하는 전통적, 코포라티즘적 가치관의 부상으로 위협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가장 절박한 과제는 근대적 가치관을, <자생적 혁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혁신과 그것을 장려하는 문화와 제도가 국가 번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 영향을 미쳐 이른바 창커(創客, 혁신 창업자)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경제적 역동성을 잃고, 도약과 추락의 갈피에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펠프스의 관점은 막대하고도 끝이 없는 영감을 준다.
번영의 기원, 근대 경제란 무엇인가
이 책은 먼저 번영의 기원을 이른바 <근대 경제>에서 찾는다. 펠프스는 자본주의 대신 근대 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가 번영의 조건을 두루 갖춘 경제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근대 경제>는 미국과 영국 등의 <자본주의 경제>이다. 그러나 모든 자본주의 경제가 근대 경제는 아니며, 따라서 이 책에서는 근대 경제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 된다.
이 책에 따르면 상업 자본주의에서 진화한 근대 경제는 19세 초부터 놀라운 번영을 구가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 시기의 경제적 번영에 대해 여러 학자들의 설명이 있었다. 과학 혁명과 산업 혁명에 따른 생산성 도약은 그간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펠프스는 실증 지표를 통해 이 같은 설명이 사실과 잘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공정과 이론의 개선에 따른 생산성의 개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번영의 핵심 요인일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펠프스는 번영의 원천이 평범한 개인들의 무수히 많은 작은 혁신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몇몇 탁월한 혁신이 아니라 비록 작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작은 혁신들이다. 대번영Mass Flourishing, 즉 대중 번영이란 오직 이 요건이 충족될 때만 가능하다. 이를테면 이 책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실제로 경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음을 강조하고, 기층 대중으로부터 일어난 거대한 혁신의 파고, 즉 <자생적 혁신>이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근대 경제는 어떻게 <자생적 혁신>을 만들어 냈을까. 상업 자본주의 시대의 혁신은 몇몇 귀족과 부르주아의 전유물이었으며, 이는 국가를 부유하게 했지만 대중의 부에는 기여하지 않았다. 19세기 초는 근대의 출발이었다. 에릭 홉스봄이 <혁명의 시대>로 명명한 이 시기에 개인의 성장과 참여를 강조하는 <근대적 가치관>이 점차 보편성을 확보했다. 참정권이 확대되고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 회사법 등의 상업 및 금융 제도가 경제 참여의 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전과 모험, 혁신을 강조하는 <문화>가 힘을 얻었다. 근대는 개인이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세상에 나아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 일에 탁월했던 몇몇 국가에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혁신이 잇달았고, 마침내 번영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근대 경제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안겨 주었을까. 사회 사상과 문학, 예술은 이 시기의 삶과 경험을 대체로 어둡게 그렸다.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과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상기해 보라. 아동과 여성까지 노동자로 끌어들여 쉴 새 없이 가동되던, 블레이크가 묘사한 <악마의 방앗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이러한 인상에는 오류가 있다. 펠프스는 이것이 근대 경제로 인한 폐헤라기보다는 근대의 출현에 따른 사회적 혼란에 대한 하나의 인상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위고가 그린 것은 근대 경제가 작동하는 프랑스의 모습이 아니라 루이 필리프 왕정기의 반동적 사회상이었다. 펠프스에 따르면 비록 자료가 많지는 않지만 19세기의 지표들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근대 경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민중들의 생활 수준은 분명히 개선되었다. 평균 임금이 상승했고 실업률과 빈곤, 불평등이 감소했다. 글래드스턴과 로버트 기펜은 의회 자료를 바탕으로 <거대한 물질적 진보의 혜택이 거의 대부분 빈곤층에게 돌아갔다>고 평했지만, 마르크스는 애써 이 사실을 무시했다.
실제로 근대 경제가 사람들에게 선사한 경험은 놀랍고 흥분되는 것이었다. 펠프스가 특히 강조한 것은 <일의 경험>이다. 전통적 경제에서 먹고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일은 근대 경제에서 좀 더 개인적인 만족에 기여한다. 적극적인 참여, 지적 만족과 이따금씩 생기는 발견의 기쁨과 보상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이런 경험이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켰고, 혁신 의지를 고양시켰다. 펠프스는 이러한 경험 그 자체는 아니지만, 그 정신을 그린 다양한 문학과 예술 작품들을 거론한다. 이를 통해 근대 경제가 출현한 시기에 형성된 근대적 가치관의 존재를 분명히 보여 준다.
대안인가 환상인가? 사회주의와 코포라티즘
근대 경제에는 마르크스가 가졌던 것과 같은 일종의 저항과 거부감도 존재했다. 근대 경제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경제에 참여해서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도전과 모험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한 것이므로, 누군가 막대한 보상을 얻는 동안 누군가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사람들은 소수 특권 계층의 오래된 부는 그 기원이 오랜 시간 속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새로운 부>가 싹트는 현상은 그리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근대 경제는 때때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는데, 이에 따른 일자리와 임금 불안은 중대한 불만 중 하나였다. 이로부터 사회주의가 등장한다. 사회주의는 근대 경제에 대한 반발로서, 그리고 근대적 가치관에 대한 반발로서 <일의 권리>라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옹호한다. 누구나 일을 할 권리가 있고, 동일한 일에 대해 동일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러한 경제가 근대 경제와 마찬가지로 이윤 동기를 발견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더 높은 임금을 받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