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젊은 우리 내면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밖으로 불러낸 29명의 대중음악 뮤지션들. 이 책은 그들의 음악과 삶에 관한 이야기이자 우리 청춘의 기억이다.
조용필, 신촌블루스, 밴드11월, 사랑과 평화, 김수철, 전인권, 주찬권, 조동진, 양희은, 정태춘, 김현식, 김광석, 최성원, 박학기, 장필순, 동물원, 노찾사, 다섯손가락, 푸른하늘, 신해철, 015B, 봄여름가을겨울, 이문세, 이선희, 조하문, 신승훈, 이승철, 김현철, 이승환.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당대 청춘들의 감성을 지배했던 뮤지션과 그들의 대표적 음반을 소재로 한 19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풍속사이자 대중음악가 열전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음악을 찾아 듣게 된다면 분명 그 시절의 달콤 쌉살한 기억의 물꼬가 터질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80~90년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뮤지션과 노래를 담고 있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하여 시대별로, 그리고 음악 장르와 뮤지션의 개성을 중심으로 구분했다. 70년대 통기타 시대, 청년문화의 기수들과 그 맥을 이은 90년대의 포크 가수들, 암흑과 격변의 80년대를 록의 시대로 만든 전설의 뮤지션들, 90년대 세상의 변화를 쓸쓸하게 혹은 변화의 그늘을 정직하게 응시했던 젊은 음악들, 그리고 2000년대 K-Pop의 미래를 준비했던 한국 발라드의 대부흥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뮤지션과 음악 뿐 아니라 조용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치열한 예술혼을 보여준 뮤지션도 함께 소개했다. 더불어 들국화의 멤버였던 주찬권, 색다른 음악을 펼친 휴먼록 밴드 '11월' 등 기억 속에 묻힌 뮤지션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평가하고 있다.
결코 되돌아오지 않은 80~90년대의 노스텔지어…
거기엔 늘 그들의 노래가 있었다.
1980~90년대는 가능성의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80년대 후반은 지금의 40대 중년에게는 자신들의 청춘기였던 만큼 그 시기를 우리 사회의 청춘기로 인식할 수도 있다. ‘가능성’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더라도 그 시대를 우리 사회의 청춘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그 시기는 우리 대중음악의 영역에서도 마스터피스가 넘쳐나던 때임은 분명하다. 대중음악이 대중문화의 패권을 차지했던 빛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시대이자, 음악적 다양성이 폭발하던 시대였다. 그 시대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마도 지금의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그 가능성의 염원 때문일 것이다. ‘대중음악’은 시대의 대중적인 언어로 가장 대중적인 욕망을 표현하는 음악인만큼 그 시대의 가능성, 열망, 꿈,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한 노래들이 이 책 《청춘의 노래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마스터피스
이 책은 전설적인 록 밴드들이 등장하고, 한국 발라드 음악이 중흥기로 들어서며 한국대중음악의 폭발적 성장과 예술적 실험으로 가득한 80~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마스터피스를 담고 있다. 대중음악이 시대 정서와 교감하며 이루어낸 음악적 성과를 주요 뮤지션과 그들의 음반을 통해 확인하고, 그 음악의 당대적 가치와 현재적 의미를 연계해보고, 80~90년대 청춘들이 당대를 살면서 몸으로 듣고 겪었던 생생한 음악경험과 뮤지션들의 음악이야기를 통해 당대의 사회적 맥락까지 짚어보고 있다.
패션과 몸이 장악한 현재의 대중음악과는 다른, 소리와 가락을 지닌 80~90년대의 대중음악을 청춘의 이름으로 다시 불러내는 이유는 청춘이 그 자체로 세대를 구별하기 보다는 세대를 아우르는 개념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현재가 과거로부터 가지고 온 것, 그리고 과거에 두고 온 것을 환기하며 현재에 말을 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른이 되었지만 결코 청춘의 자신보다 성장했다거나 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땐 자신도 모르게 이 청춘의 노래를 흥얼거릴 수도 있다. 이 책은 한때의 젊은 우리,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 노래들을 듣고 싶게 하는 책이다.
대중음악가의 삶과 음악 정신, 그리고 우리 삶에 스며든 흔적을 찾다
이 책 《청춘의 노래들》은 또한 ‘음악’이 지닌 치유 능력을 믿고 그것을 이 세상 속에서 구현하려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시대의 그림자를 볼 줄 알았으며 빛나는 태양과 사랑스런 숨결을 노래할 줄 알았다. 80~90년대는 솔직하지만 간결하고 아름다운 노랫말로 자신들의 순수한 음악적 열정을 표현한 예술가들, 새로운 장르에 대한 탐구와 실험정신으로 예술적 경지에 도달한 수준 높은 연주력을 보여준 장인들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열정과 꿈의 흔적, 영혼을 담보한 치열한 예술적 투혼을 더듬어 본 이 시도는 저마다가 건너온 청춘이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 다시 뒤돌아보게 한다. 그들의 음악과 삶은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노력과 열정으로 끓임 없이 자기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 이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대중음악의 역사나 문화사를 다룬 책이 아니다. 또한 당대의 명 음반만을 골라 놓은 것도 아니다. 주관적일지라도 최대한 당시의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 그리고 우리가 함께 지니고 있을 만한 기억들에 근거하여 뮤지션과 그들의 음반 몇몇을 선정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곧바로 자연스레 그 음악들을 찾아 듣고 싶어질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한 번, 한 음반에 들어있는 모든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는 것, 그것은 추억이자 발견이며 현재의 일상에 풍미를 더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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