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오디세이

아드리엔느 메이어
5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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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신화에 녹아 있는 화석 이야기 소개의 글|신화와 전설의 고생물학적 복원 제1장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 그리핀과 사모테리움 사카 - 스키타이 유목민의 전설 그리핀의 기록과 증언 그리핀 영역의 지리학 공룡 화석의 이미지화 제2장 지중해의 선사시대 유산 - 지진과 코끼리 사모스의 네아데스 지중해의 지질학적 변화 화석화와 화석학 파우사니아스가 들려주는 놀라운 진실 고대 사회 인류의 열병 지중해 연안의 현대 고생물학 메갈로폴리스의 동물지 그리스 - 로마세계 주변의 거대한 뼈 제3장 화석 오디세이 - 트로이전쟁에서 로마제국시대까지 영웅 펠롭스의 상아 어깨뼈 델포이 신탁과 영웅 유물 찾기 영웅 아이아스의 무릎뼈 필로스트라토스의 영웅 탐색 고대 학자의 거인 측정 용과 날아다니는 파충류, 그리고 신의 괴물 유대로부터 온 보물 신화적 유물 전시에 담긴 의미 로마 황제의 호기심과 열정 플레곤을 사로잡은 불가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충격 체험 제4장 고대 화석 발견의 예술적ㆍ고고학적 증거 트로이의 괴물 선사시대의 골동품 하찮은 유물? 동물고고학의 무관심 사라져 버린 고대 영웅의 흔적 고대 화석 수집의 고고학적 증거 사모스의 헤라이온 니코리아의 영웅 무덤 또 하나의 아스클레피온 유산 제5장 그리스 - 로마 신화와 자연철학 신화적 패러다임과 자연철학 지질 신화로 본 신과 거인과의 전쟁 창조와 변화, 멸종에 대하여 왜 자연철학자들은 침묵했을까 진화와 멸종이론의 단초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 불가사의를 믿는 사람들 고대인의 뛰어난 식견 희망적인 생각 제6장 켄타우로스의 부활 타나그라의 트리톤 모조품과 속임수 사티로스와 켄타우로스 미라 테살리아에서 찾은 켄타우로스 고생물학적 허구의 매력 잃어버린 세계를 향한 향수 다이노사우로이드의 등장 신화적 상상력이 갖는 의미 서신 부록 1|고대 학자의 기록과 증언 부록 2|고대 그리스 - 로마세계의 척추동물 화석 종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다소 낯설지만 정말 독특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문학적 상상력을 과감히 걷어내고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과 거인, 그리고 상상의 동물로 치부해 왔던 불가사의한 괴물들을 탄생시킨 모티브가 다름 아닌 멸종동물 화석이라니…. 읽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과 당혹감마저 갖게 한다. 이 책은 기원전 750년의 호메로스시대로부터 서기 5세기의 로마제국 말기까지 1000년간, 그리고 북아프리카로부터 영국해협, 지중해와 흑해로부터 히말라야 산자락에 이르기까지, 거대하고 특이하게 생긴 화석과 조우했던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의 이야기를 최초로 복원시킨 책이다. 그리고 고대사회의 한복판에 고스란히 살아 있던 신화와 전승의 이미지와 모티브를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과학과 문화인류학’을 결합시킨 책이다. 특히 그동안 대부분의 학자들이 간과했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해 왔던 고대 문헌과 자료를 꼼꼼하게 뒤지고 정리하면서 그 속에 예기치 않은 통찰력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저술이기도 하다. 우선 저자는 상상의 동물로 치부되는 그리핀 이야기가 ‘허구 아닌 근거 있는 사실’이라는 가설을 전제로 출발한다. 즉, 황금을 찾아 고비사막을 거쳐 알타이사막을 헤매던 스키타이 유목민들이 선사시대 공룡 화석(프로토케라톱스)을 관찰한 후 그것을 이미지화 시켰다는 주장이다.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 거인, 괴물들도 훨씬 큰 포유동물 화석 관찰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가설 또한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과연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이 거대한 화석 뼈를 보고서 신화나 전설 속의 영웅, 거인, 괴물의 흔적이라고 상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저자는 신을 인격화하려는 인간의 ‘이미지 탐색’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흔히 인간은 강력한 심리적, 진화적 근거를 중심으로 ‘무엇이 가장 인간과 닮은 모델’인가를 찾으려고 애쓴다는 이 이론은 1993년 미국의 인류학자 스튜어트 거스리가 주장했는데, 고대인들 역시 커다란 포유동물 뼈를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고도로 구조화된 생물체의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당시 도시마다 ‘영웅들의 거대한 뼈’를 열심히 수집했고 신탁을 통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신전이나 공공장소에 보관하고 전시한 까닭 역시 종교적,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면서 위신과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고대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선사시대 유물이 관찰되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고대 학자들이 땅속에서 거대한 뼈가 나타났다고 밝힌 그 현장에서 오늘날 어떤 화석들이 발굴되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신이 티탄, 기간테스, 티폰들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신과 거인과의 전쟁’ 때 죽은 거인과 괴물들이 묻힌 지역이 지질학적으로 가연성의 갈탄층이거나 화산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역이란 점이다. 즉, 고대 당시로서는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불타고 있는 대지에서 아주 크고 검게 그을린 뼈 화석을 발견하면서 고대인들은 아주 먼 옛날 살았던 거대한 생물체가 제우스의 번개에 맞아 타버렸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는 추정이다. 그럼 거대한 뼈의 발견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한 정통 자연철학자들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살아 있는 켄타우로스가 출현한다고 할 때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들의 반응은 ‘근심, 현학, 비웃음’이라고 기술한 플루타르코스의 저서 <일곱 현자의 향연>을 인용하면서 인류 최초의 고생물학적 기록이 무관심 속에 내팽개쳐진 이유를 꼼꼼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어 저자는 고대 자연철학자들의 침묵과 외면이 순수과학과 대중문화 사이의 긴장관계를 반영한다고 평가하면서 이 긴장관계가 비합리적인 믿음과 주도면밀한 속임수를 부추기는데 한몫 거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로마제국 당시 로마, 안티오크, 타나그라 등에서 켄타우로스, 트리톤, 사티로스 미라가 전시되었지만 누구도 본 적 없는 신화적 생물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자연지식과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조작된 위조품이며 속임수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테네시대학 도서관에는 1980년대 초 그리스 북부 테살리아에서 발굴되었다는 켄타우로스 뼈대가 전시되고 있는데, 그 갈비뼈에는 청동 화살촉이 박혀 있다. 인간과 말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이 뼈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오싹한 흥분을 갖게 하고 정말 진짜인지 반신반의하게 만들지만, 사실은 위작품이다. 여기서 저자는 왜 가짜 모조품을 만드는지를 묻고 있다. 아니, 그냥 위조품이나 속임수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이들의 실제의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 그 속임수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창적인 상상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고대 당시 가짜 괴물이 등장하고 속임수가 자행되었던 것은 신화를 거부했던 자연철학자에 대한 도전이며 쉽게 믿는 대중들의 한계치를 시험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대중에 소홀하던 철학적 연구가 속임수의 토양이며 잃어버린 세계의 생명체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갈망하는 일반인들의 소망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속임수는 당대의 판타지를 이용하여 기존 지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저자는 모든 생물체의 복원은 과학에 근거한 예술가의 작품이든, 박물관의 복제품이든,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할리우드의 공룡영화이든 모두 ‘고생물학적 허구’의 한 형태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고생물학적 허구는 우리에게 자연의 불가사의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 및 역설 연구 이후의 문학 장르를 끌어안도록 유혹한다고 주장한다. 즉, 신화가 자연의 신비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과 창조적인 추론을 모두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땅속에 묻혔던 거대한 뼈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이야말로 고생물학적 허구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 이야기가 인간의 황량한 과거사를 생동감 있게 만들었듯이 이 신화적 상상력과 과학적 사유의 결합이야말로 선사시대의 황량한 뼈에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 준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문화는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에서 발견된다는 것, 그리고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사고와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공감하게 만드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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