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이후

테리 이글턴 · 인문학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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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7 들어가는 글 9 1. 망각의 정치 13 2. 이론의 흥망성쇠 41 3. 포스트모더니즘으로 가는 길 65 4. 잃은 것과 얻은 것 111 5. 진리, 덕, 객관성 149 6. 도덕 195 7. 혁명, 토대, 근본주의자 237 8. 죽음, 악, 비존재 285 테리 이글턴 저서 목록 305 옮긴이 해제: 이론의 문지기, 이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309 옮긴이의 말 345 찾아보기 351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모든 시대, 위대한 사상과 이론이 풍미하기 마련이다. 20세기 역시 수많은 사상가들이 다양한 철학적 탐구를 비롯한 많은 이론들을 쏟아냈다. 자크 라캉, 미셸 푸코,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루이 알튀세르 등을 비롯해 위르겐 하버마스, 레이먼드 윌리엄스, 자크 데리다 등 실로 거장들의 이름을 수없이 거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 20세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간 시기였다고 규정할 수 있다. 거대담론은 해체되었으며 합의는 압제적인 것이고, 연대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 획일성으로 치부되었다. 즉 어떤 총체로서의 사회를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마르크스주의는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헌신짝처럼 내던져졌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금 '이론'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고자 하는 테리 이글턴의 문제작이 출간되어 결국 인간은 '이론'을 통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로소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논리를 치밀한 문화이론을 바탕으로 제시함과 동시에 그 굴곡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문화이론이 등한시했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들 ― 진리, 객관성, 도덕, 토대, 본질, 평등, 사랑, 무관심성, 죽음, 악 등 ― 에 대해 좀더 치밀한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하지만 이런 주제들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것들이 아닌가 라고 치부되기 십상이다. 굳이 이런 것들을 '이론'이라는 틀로서만 이해하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피와 살이 생생하게 움직이는 '종으로서의 인간'을 연구하는 문화이론의 필요성 이글턴이 보기에 이 오래되었으면서도 새로운 주제들이 삶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주제들이 개인(개체)이 아니라 '종으로서의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주제들은 단지 '종으로서의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인간이 종으로서 살아가고 번성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종으로서의 인간'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바로 '육체'를 지닌 인간이다. 뜯기고, 뚫리고, 파이고, 맞고, 부풀고, 오그라들고, 개조되는 살(肉)의 육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의미에서의 육체가 이글턴이 보기에 오늘날에는 철저히 무시되거나 망각되고 있다. '신의 죽음'을 선언한 전통적인 인본주의자들은 그 신이 수행하던 토대의 역할을 인간이 수행토록 하기 위해 인간을 추상적인 인간 주체로 환원시켰으며, 인본주의자들의 뒤를 이어 인간의 우월성을 지키는 임무를 넘겨받은 문화주의자들 역시 인간의 육체를 살의 물질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살을 문화적으로 구성된 '기호'로 둔갑시켰다. 이글턴에게 종으로서의 인간은 인간이 서로에게,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것에 의존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과 같다. 즉 실로 인간의 육체는 자족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생존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적 의존성은 배려, 헌신, 돌봄, 보호 같은 타인의 능력과 분리될 수 없으며, 사랑은 이런 능력 가운데 최상의 것이자 이 모든 능력의 통칭이다. 이런 사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아가페'나 '자선' 같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사랑은 "오직 현실에 대해 특정한 관점을 취해야만 현실이 당신에게 명백하게 보일 수 있다"는, 즉 사랑이란 구체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글턴은 진리와 객관성부터 죽음과 악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육체를 지닌 종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우리의 존재 조건에 근거해 근본적으로 재해석한다. 이런 주제들에 그렇다면 왜 '이론'을 들이대야만 하는가. 그것에 대해 이글턴은 이론이란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불편한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국 이론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세계화, 9ㆍ11사건을 비롯한 테러와의 전쟁,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충격 등 21세기는 전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방식의 재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출구는 보이지 않는 듯하며 재앙의 연속이다.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방법은 도출되지 못한 듯하다. 이글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하자고 한다.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하지만 그것은 바로 '이론'에서 출발해야 함을, 그것도 엄청난 방식으로 물밀듯이 몰려오는 저 자본주의의 도전에 이제 문화이론도 다른 방식으로 과감해질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것을 믿는 문화가 아니라 모든 개개인이 동등한 자격으로 다 함께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을 서로 협력해 결정하는 문화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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