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MBA 출신 뉴욕타임스 심층보도 전문 기자가
발로 뛰어 밝혀 낸 스마트한 습관 사용법
당신에게 매일 초콜릿칩 쿠키를 사 먹는 습관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렇다면 얼마 안 가 4킬로그램 정도 살이 찔 것이다. 습관을 끊으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하고, ‘쿠키는 이제 그만!’이라고 쓴 포스트잇을 모니터 앞에 붙여 놓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쿠키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나쁜 습관은 왜 이렇게 끊기가 어려운 걸까?
이 습관은 사실 이 책을 쓴 찰스 두히그의 습관이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MBA)출신이자 미국 언론인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스타 기자. 그는 매일 오후 쿠키를 사 먹는 습관을 끊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습관이 왜 이렇게 강력한지, 쉽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려고 습관의 비밀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700여 편의 학술 논문과 수십여 다국적 기업에서 실시한 비공개 연구 자료를 파헤쳤고 300여 명의 과학자와 경영자를 인터뷰했다. 그 과정에서 습관이 개인적인 삶을 넘어 조직, 기업, 사회에까지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미국 출판계의 화제를 모았고, 출간 후에는 전 미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 북이 나란히 경제경영 분야 1, 2, 3위를 차지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부모와 친구도 몰랐던 어느 여고생의 임신 사실을 그 대형마트는 어떻게 알았을까?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대형 할인마트 ‘타깃(Target)’의 어느 매장에 한 남자가 관리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타깃이 발송한 우편 광고지를 손에 들고 있었고, 무척 화난 표정이었다.
“고등학생인 딸에게 유아복과 유아용 침대를 사라고 할인 쿠폰을 보내는 게 말이 됩니까?”
관리자가 우편물을 살펴보니 남자 고객의 딸에게 발송된 임산부용 옷과 유아용 가구 광고지가 들어있었다. 관리자는 그 남자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했다. 며칠 후 그 관리자는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표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멋쩍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딸아이하고 얘기를 해 봤습니다. 출산 예정일이 8월이랍니다. 소란을 피워서 정말 미안합니다.”
타깃은 그 여고생의 비밀을 어떻게 알았을까? 임신한 여성은 임신 4개월에 들어서면서부터 향이 없는 로션을 다량으로 구입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임신하고 20주가 되면 많은 임산부가 칼슘, 마그네슘, 아연 등을 보충하는 영양제를 복용한다.
타깃은 정교한 습관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의 패턴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들은 임신한 소비자인지, 임신한 친구에게 선물을 사는 것인지, 심지어 임신 몇 개월인지도 맞힐 수 있다. 그 소비자들이 다시 타깃에 들를 수밖에 없도록 그 정보를 교묘하게 활용한다. 타깃뿐 아니라 맥도날드,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빅토리아스 시크릿 등이 소비자들의 삶을 일거수일투족까지 연구하고 있다. 즉,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습관을 활용해 우리 지갑에서 돈을 빼 가고 있다.
7퍼센트의 미국인만이 사용했던 치약이 어떻게 전 세계인의 필수품이 되었을까?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병사들의 치아 건강이 전투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고민했다. 당시에는 이를 닦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펩소던트 치약의 광고를 의뢰 받은 미국의 전설적인 광고인 클로드 홉킨스는 펩소던트로 이를 닦으면 혀로 느껴지는 치태를 제거하여 하얀 이를 가질 수 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치태는 무엇을 먹든, 양치질을 얼마나 자주하든 상관없이 치아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얇은 막이다. 사실 손가락으로 이빨을 문지르거나 물로 헹구기만 해도 사라지는 것으로 하얀 이와 그다지 관계가 없었다. 어쨌든 이 광고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 후 30년 동안 펩소던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치약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펩소던트가 성공한 진짜 이유는 그 광고 때문이 아니었다. 펩소던트는 이를 닦은 후 개운한 느낌을 주는 첨가물을 사용했다. 이를 닦을 때의 거품과 닦은 후의 알싸한 느낌이 바로 이를 닦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펩소던트 캠페인 이전 6퍼센트에 불과하던 이를 닦는 인구는 광고 이후 60퍼센트까지 상승했다. 치약이나 샴푸, 세제의 거품은 사실 세정력과 상관이 없다. 다만 거품이 나야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우리를 길들이는 목적으로 쓰일 뿐이다.
P&G 역사상 최악의 실패작 페브리즈가 연 매출 수천 억원의 효자 상품이 되기까지
질레트 면도기, 프링글스 감자칩, 듀라셀 건전지 등 세계1위 소비재 기업 P&G의 한 연구원이 우연히 발견한 물질로 만든 페브리즈는 섬유의 악취를 제거하는 상품으로 출시 이전부터 회사의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초기 반응은 형편없었다. 사람들은 이 제품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마케팅 팀은 그들이 모은 소비자 자료를 면밀히 검토했다. 사람들은 악취를 제거하는 데 페브리즈를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청소나 세탁을 하고 나서 향긋한 냄새를 주는 데 사용했다. 사람들이 청소나 빨래 후에 향기(보상)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페브리즈 마케팅 팀은 모든 전략을 수정했고,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페브리즈가 악취를 제거한다고 광고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다음이다.
스타벅스는 어떻게 말썽꾸러기 직원을 1년 만에 최우수 사원으로 만들었을까?
스타벅스가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무렵 경영진들은 직원들의 자제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어떻게 교육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커피 한 잔에 5000원, 6000원을 내는 고객들은 좋은 대접을 받기 원하고 최상급의 서비스를 기대한다. 그들은 직원들의 자제력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특정한 신호(고객들의 거친 불만 표현)에 반응하는 반복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라테의 법칙(Latte method)’을 개발하여 교육시켰다. 그러자 고객의 거친 요구에 ‘꺼져’라고 소리치는 다혈질 직원들에게도 자제력을 심어 줄 수 있었다. 그들은 의지력을 습관으로 만드는 법을 발견하여 고객 만족도와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미국 스타벅스를 거쳐 간 직원은 총 100만 명, 현재 직원 14만 여 명. 어떤 의미에서 스타벅스는 미국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이 모든 것이 습관의 힘이다
이 이야기의 공통점이 뭘까?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패턴에 집중해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그 패턴이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무의식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나 사고를 의미한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이메일을 체크하고, 커피를 사 마시는 것 같은 많은 일상적 행위들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 아니라 습관의 산물이다. 습관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머리를 쓸 수 있게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든 행동의 40퍼센트가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하나하나의 습관이 그 자체로는 상대적으로 큰 의미가 없지만, 매일 먹는 음식, 밤마다 아이들에게 하는 말, 저축하는지 소비하는지, 얼마나 자주 운동하는지, 생각과 일과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등이 결국에는 건강과 생산성, 경제적 안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뇌가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우리는 후회할 줄 알면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가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습관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먼저 습관을 알아야 한다. 사실 늦잠, 쇼핑, 야식, 흡연, 음주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습관은 3단계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