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현존하는 최고의 자연작가 배리 로페즈,
‘북극’이라는 특별한 지역을 참으로 특별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다
1 북극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북극을 여행하는 내내 저자는 북극의 낮과 밤에 대해, 북극의 하늘을 덮는 오로라와 북극의 땅을 덮는 얼음에 대해, 북극의 동물과 북극의 새, 북극의 사람에 대해, 그리고 북극에서 산다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2 자연환경과 동물, 인간에 관한 책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못하고 자연을 대상화하여 인식하는 서구적 자연관에 비판적인 저자 배리 로페즈는 인간을 특정 자연환경 안에 포함되는 구성요소의 하나로 인식함으로써 복잡하고 미묘한, 그러나 때로는 폭력적이고 급작스런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보다 완전하게 그려낸다.
3 문학책이자 과학책이자 인문학책의 미덕을 함께 갖춘 책
북극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적인 사실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지만, 저자가 직접 현장생물학자로 5년간 북극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설명되기 때문에 무척이나 생생하다. 문학적이고 서정적이기조차 하다.
특히 북극의 얼음과 빛, 토양 등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주제들이 많아 새로운 지식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해당 주제가 인간과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왔는지를 매번 정리해주고 있어 인간과 자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4 에스키모의 북극, 서구의 북극
에스키모의 북극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대대로 생명을 나눠주는 두렵고도 경이로운 전체이자 확장된 자기(自己)다. 수천 년의 기억이 담긴 그 땅에서 에스키모들은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제 책임을 다하며 살아왔다. 그에 비해 서구의 북극은 인간을 거부하는 가혹한 땅으로서 신의 영광을 위해, 국가의 명예를 위해, 개인의 부와 명성을 위해 정복해야 할 사악한 대상이었다. 그리고 지금 서구 문명은 경제적인 목적에 복무하는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며 북극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
사냥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특히 이 대비가 두드러진다. 사냥을 할 때 에스키모의 마음은 땅에 깃든 모든 생명에 융화된다. 사냥은 죽은 동물에게 신세를 지는 일이다. 죽은 동물의 살점을 취함으로써 에스키모는 죽은 동물의 생명을 받아들이고 사체는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알뜰하게 활용했다. 이에 비해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서 대상화했던 서구인들은 상품으로 내다 팔 지방과 모피를 얻기 위해 대량으로 북극 동물들을 사냥하고 필요한 부분을 취한 다음에는 사체를 아무렇게나 내다버렸다.
에스키모들은 북극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자신이 다른 생명을 취해 살아가는 존재로서 땅과 땅에 깃든 모든 생명과 연결돼 있음을 알고 있다.
5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문체
과학적 지식을 놀랍도록 간결하고 우아하게 표현했다. 연구를 위해 사향소를 관찰하면서도 그 눈에 어리는 불안을 함께 느끼고, 사향소가 걸음을 내딛는 방식에서 동양적 명상의 느낌을 받는 저자의 미적 감수성이 탁월하다. 특히 드넓게 펼쳐진 풍경을 묘사하면서 독자의 시선을 이리저리 끌고 다닐 때는 문장을 하나씩 읽을 때마다 눈앞 그림에 색깔이 하나씩 입혀지는 듯하다.
6 문학적 모자이크 또는 퍼즐 맞추기
북극의 자연에 대해, 그곳 생명들에 대해, 거기에 사는 사람들과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에 대해 9장으로 나누어 ‘따로 또 같이’ 보여준다. 각 장을 좀 더 상세하게 서술하여, 전체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1장 아르크티코스, 북극
북극성 얘기부터 시작하여 고대 그리스와 북구 신화, 영국 설화에서 묘사되는 북극을 설명하고, 과학적으로 북극을 정의하는 방법을 놓고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과 지리적 북극점과 자기적 북극점 등 각종 북극점의 의미와 위치, 특징들을 설명한다. 북극이 세계 어느 곳과도 다른 이유는 태양의 움직임과 밤과 낮의 개념, 계절의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은 북극점에서 적도 쪽으로 가상의 여행을 하며 태양의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고, 북극의 계절과 백야와 흑야의 원리를 알려준다. 북극 토양의 특징과 그에 적응하기 위한 식물들의 전략을 상세히 설명하고 여러 북극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밝혀준다.
2장 뱅크스 섬, 사향소
뱅크스 섬의 사향소가 외부에 알려지게 된 사건과 그로 인한 에스키모인들의 유입 과정을 설명한다. 뱅크스 섬의 사향소는 과도한 사냥으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몇십 년 만에 다시 나타나 급격하게 숫자가 불고 있다. 이 장에서는 북미의 대형 포유류 멸종과 인간의 역할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에 이어 사향소의 계통과 외형적 특징, 습성, 무리생활, 짝짓기, 먹이, 다른 동물 종들과의 상호관계, 뿔의 모양과 특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향소와 인간 사이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얘기해준다.
3장 토르나르수크, 북극곰
해양생물학자들과 북극의 해양 먹이사슬을 조사하던 중 처음 북극곰과 마주친 저자의 경험을 필두로, 북극곰의 생물학적 특성과 진화 경로, 북극에 진출한 시기, 서식지와 털의 역할,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생체 시스템, 겨울잠과 굴의 구조, 출산과 양육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 북극곰이 사냥을 할 때 쓰는 다양한 전략들을 소개하고, 북극곰보다 늦게 북극에 진출한 에스키모들의 사냥법과 유사한 점을 찾아보고, 얼음의 형성 형태와 주된 먹이인 고리무늬물범의 개체수가 북극곰의 개체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1000년까지 존재했던 도싯 에스키모 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나는 북극곰’ 이미지가 물 속에서 나는 것처럼 움직이는 북극곰의 모습을 양식화한 것이며, 샤먼의 영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서구인들의 관념 속에 있는 북극곰의 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며, 조사나 연구를 위해 북극곰의 삶에 간섭하는 인간의 불편한 마음을 묘사한다.
4장 랭커스터 해협, 일각고래
카리부처럼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북극 생물인 일각고래는 특징적인 엄니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신화 속의 생명체로 인식되었다. 이 장은 일각고래 이름의 유래와 이름에 얽힌 중세 유럽의 여러 가지 일화들을 시작으로, 일각고래의 형태적 특정, 습성, 진화적 갈래, 먹이, 엄니의 생성 과정, 암수의 차이, 엄니의 특징 등을 설명한다. 특히 다양한 소리와 진동으로 상호 소통하는 일각고래의 사회적 관계와 의사소통 구조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일각고래의 엄니가 유럽의 중세시대에 유니콘의 뿔로 둔갑하여 값비싸게 유통된 반면, 북극의 에스키모들은 일각고래의 엄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유용한 도구로 생각했다는 점을 다양한 일화와 기록 등을 통해 알려준다. 끝으로 고대 중국 전설에 나오는 기린이 상업적인 가격이 붙어 거래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며, 일각고래의 엄니를 종교적 상징으로 삼는 동시에 상업적으로 거래한 아리스토텔레스적 자연관을 돌아본다.
5장 대이동, 숨결이 지나는 길
이 장에서는 동물과 새, 인간이 북극으로 이동하는 패턴과 경로 등을 설명하고 에스키모의 자연관과 서구 자연관의 차이를 설명한다. 흰기러기와 카리부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 이동 경로, 경로를 찾아가는 기제를 설명하고 있으며, 물고기들과 해양 포유류들이 먼저 이동해 들어오고 그 뒤를 이어 조류, 카리부가 차례로 이동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북극의 생태계가 계절에 따라 이어지는 아주 복잡한 상호관계 속에 유지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북극에서 발견되는 인류의 흔적들을 찾아 고고학적으로 인간이 북극으로 이동하여 정착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현대 에스키모들의 문화와 생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