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에르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의Die Perspektive als ≫symbolische Form[‘상징형식’으로서의 원근법](1927)을 완역한 것이다.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의 번역 지원을 받아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번역총서 [002]’이자 ‘도서출판 b’의 ‘바리에테 신서 [16]’의 하나로서 국내 첫 번역 도서로서 출간한 것이다.
예술에서의 ‘원근법’ 현상을 인간의 시대정신, 특히 세계관이나 공간관과의 상관성 속에서 규명한 파노프스키의 역저이다. 이 책은 오늘날도 “파노프스키의 가장 의미심장한 텍스트 중 하나이자 예술사의 기초 저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예술사 및 예술학 문헌들에서 자주 인용되고 언급되는 ‘전범적인 텍스트’의 의의를 갖는바 이미 고전적 반열에 올라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도해와 각 시대별 많은 미술작품과 건축 등의 도판을 곁들여 설명을 하고 무엇보다 충실한 주석이 빛을 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파노프스키의 이 책이 갖는 미덕은, 첫째로 르네상스기 원근법의 고찰만이 아니라 고대의 소실축 원근법, 중세에서의 그 해체, 르네상스기 소실점 원근법의 성립, 근대에서의 그 전개라는 일련의 예술사적 변주과정을 실제 작품들에 의거해 치밀하고도 웅대하게 분석하고 있는 점이다. 둘째로 원근법이라는 예술표현을 각 시대의 공간관이나 세계관과의 조응이라는 관점에서 추적하고 있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셋째로 본문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미주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관련 문헌들을 섭렵한 가운데 원근법의 연구 성과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융합하고 소화해내고 있는 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