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저자
토드 부크홀츠가 말하는 돈, 행복 그리고 경쟁
“우리는 왜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가?”
행복 전도사들의 근거 없는 ‘경쟁 혐오론’에 대한 반박과 논쟁적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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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경쟁이 당신을 힘들게 한다고? 천만에!”
일을 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가면 과연 행복해질까? 우리는 일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난 뒤, 모든 활동을 멈추고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모든 것과 단절한 채 한가로운 바닷가를 산책하는 삶을 꿈꾼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런 행복에 관한 통념이 잘못된 것이며, 일과 스트레스를 벗어나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진 않는다고 말한다.《RUSH 러쉬!》(원제: Rush: Why You Need and Love the Rat Race)에서 그는, 비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무언가를 항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쟁하며 바쁘게 움직일 때 더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토드 부크홀츠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고 백악관 경제 정책 보좌관을 지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전작《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경제학도와 일반인에게 경제학 입문서로 통한다. 이 시대 최고의 경제학 멘토인 그는 이 책에서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경쟁 혐오증’에 대해 신랄하게 반박하고 논쟁적 제언을 내놓으며 경쟁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일과 스트레스를 벗어나는 것이 행복을 찾는 길이라는 21세기 행복 전도사들의 맹목적인 믿음을 통쾌하게 반박하면서 행복과 경쟁에 관해 전혀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부크홀츠는 신경경제학과 진화생물학, 르네상스 미술을 거쳐 제너럴모터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흥미로운 일화와 논박을 통해 특별한 결론을 이끌어낸다.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진화해온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경쟁을 원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하고, 경쟁 충동은 인간 고유의 본성이며, 행복은 바쁘게 움직이는 데서 비롯되고, 인생에서 스트레스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부크홀츠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고 우리가 중시해야 하는 것은 행복을 향한 경쟁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행복과 경쟁과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놀라운 의견들을 개진한다. 스트레스는 우리 뇌와 몸에 이롭다, 은퇴를 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꼴찌에게 상을 주면 아이들 모두를 망친다, 부자들이 더 열심히 일한다……. 도발적인 주장을 위트 넘치게 펼쳐내는 부크홀츠는, 말 그대로 우리로 하여금 ‘빨리빨리’를 외치게 만드는 경쟁심과 스트레스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삶에서 성공과 행복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는 이런 인간의 경쟁적 본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2011년 10대 사회과학서’로 선정된 이 책은 ‘느림’과 ‘이완’과 ‘휴식’의 개념이 지배하는 시대에 ‘경쟁’과 ‘도전’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한가로운 바닷가 산책을 꿈꾸며 스트레스를 견디는 이 시대 모든 직장인의 인생 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만드는 이 도발적인 책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행복 국가 덴마크의 출생률 저하, 은퇴한 프랑스 60대의 기억력 감퇴,
등수를 매기지 않는 학교의 공통점은?
2010년, 미국 CBS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60분〉에서 덴마크 특집 편을 방영했다. 덴마크인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으로 꼽힌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덴마크를 ‘바이킹의 후예가 일군 행복의 낙원’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덴마크의 인구증가율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덴마크 국민의 기대 수명은 낮은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데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면, 그들을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울 이유는 어디 있는가?
프랑스는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이 풍족한 나라로 꼽힌다. 복지가 잘된 나라일수록 사람들이 일찍 은퇴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60대 남자가 50대 남자보다 3분의 1가량 일을 덜 하는 반면, 프랑스에서는 80∼90퍼센트가량 일을 덜 한다. 두 나라 60대 남자의 인지 능력을 비교한 결과, 미국인에 비해 프랑스인이 두 배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를 일찍 하면 나이와 건강 상태가 같으나 일을 계속하는 사람과 비교할 때 어휘를 많이 잊거나 사고를 명확하게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에서 아이들의 ‘자존감 함양’이 강조되면서 시험이 거의 없고 등수를 매기지 않는 학교가 늘고 있다. 미국 심리학협회는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에게 의뢰해 ‘자존감과 어린이’에 관한 수백 편의 논문을 검토했다. 이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모두가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는 홍보 자료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높다고 해서 성적이 향상된다거나 폭력 행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는 없었다. 모든 학생에게 상을 주거나 A 학점으로 도배하는 식의 과도한 포상을 남발하면, 아이에게 시련이 닥쳤을 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을 키워줄 수 없다.
행복하다고 하는데 아이를 낳고 싶진 않은 덴마크인, 은퇴 후에 기억력이 떨어지는 프랑스 60대, 자아가 커졌는데 성적은 오르지 않는 아이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 일 없는 고요한 심리 상태가 오히려 우리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부크홀츠는 진짜 문제는 경쟁이 아니라 활동성 없는 삶이며, 변화 없이 정체된 상황에 갇혀 있다고 느껴질 때 우리의 정신은 병들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 뇌와 몸이 살아있다는 느낌과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와 경쟁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연으로 돌아가 자아를 찾으라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틀렸다!
우리는 왜 자연으로 돌아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을까? 우리는 왜 경쟁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부크홀츠는 행복을 향한 인간의 열망이 만든 행복 산업과 이를 전파하는 행복 전도사들이 과거의 평화롭고 단순했던 에덴 시절로 돌아가자는 거짓 신화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부크홀츠는 이들을 가리켜 ‘에덴주의자’라고 부르고, 행복 전도사들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박약하고 무책임한 논리라며 신랄하게 반박한다.
행복 전도사들은 경쟁이 불평등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환멸을 느끼게 되며, 그래서 불행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단순하고 평화로웠던 시절로 돌아가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제로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윌든 호숫가를 찾아감으로써 그 본보기가 되었다. 일부 저명한 경제학자와 심리학자들은 행복이라는 말을 내세워 고율의 세금으로 사람들을 쥐어짜고 너무 잘나간다 싶은 사업은 숨통을 쥐라고 주장한다.
부크홀츠는 이러한 행복 전도사들의 근거 없는 ‘경쟁 혐오론’에 맞서 뇌과학, 인류학, 경제학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경쟁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주장을 펼쳐 보인다. 그는 경쟁심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우리가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경쟁이야말로 인간을 더 공정하게 해주고 더 발전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부크홀츠는 이들 에덴주의자들의 주장에서 간과되고 있는 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첫째, 인간이 관련된 체제 가운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더 오래 지속되는 체제는 경쟁을 하는 체제라는 것이다. 둘째, 우리는 결코 에덴으로 돌아갈 수 없다. 원죄로 인해 인간이 에덴에서 쫓겨났듯, 자본주의로 인해 인간은 에덴으로 돌아갈 길이 막혔다는 것. 이는 설사 에덴이 존재한다 해도 그동안 진화한 인간이 그와 같은 낙원에 더 이상 걸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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