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장미를 따라

문정희 · 시
324p
구매 가능한 곳
content
별점 그래프
평균 3.7(16명)
0.5
4
5
평가하기
3.7
평균 별점
(16명)

문정희의 시력(詩歷)은 한국 여성시의 역사이자 한국시의 역사이다. 여성주의와 생명의식, 실존적 자아의식과 독창적 표현력으로 한국 시사의 주요한 위치를 점해 온 문제적 시인 문정희의 대표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가 새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선집은 2009년 나왔던 같은 제목의 책에 최근 시집('다산의 처녀', '카르마의 바다', '응')의 작품을 추가하고 기존의 시를 수정하여 출간한 것이다. 50년 가까운 시간을 두고 한 권의 책에 함께 속하게 된 시편들은 각자의 빛을 발하면서도 하나로 묶여 더욱 아름답다. 지난 2009년 시인에게 "오직 나의 슬픔, 나의 보석"이었던 시들은 그간 더 깊은 시간의 응축과 존재의 풍화로 인해 시인의 몸 자체, 암흑 자체 그리고 새로운 땅이 되었다. 시인의 몸, 누구도 모를 암흑의 가운데서 시를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운다. 늘 새로운 것을 쓰고, 시를 통해 자기를 갱신하는 시인의 몸은 그래서 새로운 시의 땅이 될 수 있다. <지금 장미를 따라>는 새 땅에 처연히 돋아난 장미들이고, 시집의 제목처럼 독자는 날카로운 시의 언어에 손에 베일까 두려우면서도 그것의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손이 간다. 지금, 장미를 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동진 평론가 극찬! <브루탈리스트>

2025년 25번째 언택트톡으로 확인

브루탈리스트 · AD

별점 그래프
평균 3.7(16명)
0.5
4
5

이동진 평론가 극찬! <브루탈리스트>

2025년 25번째 언택트톡으로 확인

브루탈리스트 · AD

저자/역자

코멘트

2

목차

1부 눈을 보며 13 새에게 쫓기는 소녀 15 만가(挽歌) 16 유령 18 폭풍우 20 불면 22 새 떼 24 콩 25 소 26 선언 27 정월 일기 28 새의 행방 30 응시 32 촌장 34 참회 시 Ⅰ 36 겨울 일기 38 고독 39 술병의 노래 40 타국에서 42 4월에는 44 바다 앞에서 46 보석의 노래 48 식기를 닦으며 49 황진이의 노래 1 50 사랑은 불이 아님을 52 어린 사랑에게 53 편지 54 비의 사랑 56 흡혈귀 57 할미꽃 59 찔레 60 아들에게 62 곡비(哭婢) 64 눈물 66 베개 67 손톱 70 산불 72 작은 부엌 노래 74 마흔 살의 시 76 이별 이후 78 이 가을에 80 남한강을 바라보며 81 오빠 84 중년 여자의 노래 86 손거울 노래 88 기다리던 답장 89 나는 나쁜 시인 90 잘 가거라, 나비야 92 딸기를 깎으며 94 신록 96 유리창을 닦으며 98 내 사랑은 100 초겨울 저녁 102 2부 성에 꽃 105 풀들의 길 106 창 107 한계령을 위한 연가 108 사랑하는 사마천 당신에게 110 처용 아내의 노래 112 첫 만남 114 시간의 몸짓 116 간통 118 꽃 한 송이 119 터키석 반지 120 채탄 노래 122 남자를 위하여 123 체온의 시 124 마감 뉴스 126 이동 전화기와 쥐 떼 128 학문을 닦으며 130 다시 남자를 위하여 131 내 안에 사는 문화인 134 오라, 거짓 사랑아 135 통행세 136 키 큰 남자를 보면 137 러브호텔 138 머리 감는 여자 140 보라색 여름 바지 142 유방 144 가을 우체국 146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148 알몸 노래 150 아름다운 곳 151 술 152 밤[栗] 이야기 154 물개의 집에서 155 평화로운 풍경 156 분수 158 농담 159 할머니와 어머니 160 축구 162 콧수염 달린 남자가 163 선글라스를 끼고 164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166 늙은 여자 167 우리들의 주말 168 혹 169 한 사내를 만들었다 170 지는 꽃을 위하여 171 사람의 가을 172 새우와의 만남 173 머플러 174 율포의 기억 176 나무 학교 177 문 178 흙 180 사랑해야 하는 이유 182 물을 만드는 여자 183 사랑 신고 184 돌아가는 길 186 다시 알몸에게 187 풍선 노래 188 테라스의 여자 189 시(詩)가 나무에게 190 공항에서 쓸 편지 191 성공 시대 192 남편 193 꼬리를 흔들며 194 찬밥 196 거짓말 197 군인을 위한 노래 198 석류 먹는 밤 200 동백 201 딸아, 미안하다 202 치마 204 먼 길 206 그의 마지막 침대 208 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210 3부 초대받은 시인 213 내가 한 일 215 화장을 하며 216 응” 218 화살 노래 220 거웃 222 동백꽃 224 나의 아내 226 집 이야기 228 그 소년 230 당신의 냄새 232 두 조각 입술 234 탯줄 236 꽃의 선언 238 내 고향에 감사해 239 밥상 이야기 240 늙은 꽃 242 명봉역 243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244 독수리의 시 246 쓸쓸 248 부부 250 지금 장미를 따라 252 물방울 254 요즘 뭐하세요 256 나 떠난 후에도 257 낙타초 262 물시 261 눈동자는 왜 둥근가 262 미친 약속 263 길 잃어버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등단 47년, 문정희 시인의 대표 시선 15종의 시집에서 엄선한 177편 시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시의 꽃다발 ■ 처연히 아름다운 시의 꽃다발 두 사람이 같이 산다는 것은 기적이다 날마다 기적을 만들려고 했던 그녀는 마녀처럼 치마를 펼치어 식식거리는 불씨를 덮었다 곁에서 우는 아이들의 손목을 힘주어 잡았다 여기서 살기로 했다 이 무모하고 황홀한 진흙탕을 두고 어디로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여시인」에서 문정희의 시력(詩歷)은 한국 여성시의 역사이자 한국시의 역사이다. 여성주의와 생명의식, 실존적 자아의식과 독창적 표현력으로 한국 시사의 주요한 위치를 점해 온 문제적 시인 문정희의 대표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가 새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선집은 2009년 나왔던 같은 제목의 책에 최근 시집(『다산의 처녀』, 『카르마의 바다』, 『응』)의 작품을 추가하고 기존의 시를 수정하여 출간한 것이다. 50년 가까운 시간을 두고 한 권의 책에 함께 속하게 된 시편들은 각자의 빛을 발하면서도 하나로 묶여 더욱 아름답다. 지난 2009년 시인에게 “오직 나의 슬픔, 나의 보석”이었던 시들은 그간 더 깊은 시간의 응축과 존재의 풍화로 인해 시인의 몸 자체, 암흑 자체 그리고 새로운 땅이 되었다. 시인의 몸, 누구도 모를 암흑의 가운데서 시를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운다. 늘 새로운 것을 쓰고, 시를 통해 자기를 갱신하는 시인의 몸은 그래서 새로운 시의 땅이 될 수 있다. 『지금 장미를 따라』는 새 땅에 처연히 돋아난 장미들이고, 시집의 제목처럼 독자는 날카로운 시의 언어에 손에 베일까 두려우면서도 그것의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손이 간다. 지금, 장미를 딸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여성의 생명에 대한 실존적 자각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특별 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도 무난히 합격했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가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에서 문정희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이다. 이 말은 어폐가 분명하다. 이렇게 말해야 옳을 것이다. 문정희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인은 전쟁의 참혹을 채 몸을 거두기 전 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시를 써 왔다. 시인이 여성의 삶과 여성의 실존에 천착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정희의 시를 두고 여성이라는 속박을 씌우고 여성으로 새 기준을 만들어 평가하는 것은 문정희 시에 대한 철저한 배반이자, 아이러니한 모순일 것이다. 이러한 모순은 여성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비춰 준다. 그 시대 많은 ‘여’학생들이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도 가사와 육아 등의 사회의 뒤편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던 것처럼 문정희의 시 또한 ‘여’시인이라는 굴레를 씌워 평가되고는 했다. 시인의 대표작을 모아 놓은 이번 시선집은 시인에 대한 좁은 해석과 느슨한 평가를 단박에 해체하기에 충분하다. 시인은 곡진한 슬픔을 대신 울어 주는 ‘곡비(哭婢)’의 역할에 충실하며, 전쟁 뒤의 가난, 1980년대의 광주, 우리 사회에서의 여성의 삶, 타지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하나의 존재로서 드러낸다. 시인에게 여러 체험은 생명 의식과 실존적 자아의식을 강화시켜 주었으며 그것이 두드러진 것이 여성의 생명 의식이다. 왜 하필 여성인가 묻는다면, 이 시대에 아직까지도 대신 울어 주어야 할 일이 많은 대상이 여성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시아비는 내 손을 잘라 가고/ 시어미는 내 눈을 도려 가고”라고 말했던 1970년대와 그 많던 여학생이 “세 시간 동안 가스불 앞에서/ 더운 김을 쏘이며” 차림 저녁밥상을 퇴근한 남편이 “15분 동안 맛있게/ 먹어 치우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던 1990년대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온갖 폭력과 위험에 노출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문정희의 시는 여전히 현재적 가치를 담보하고 있으며, 시인의 곡비 소리는 끝나지 않는다. 『지금 장미를 따라』에는 이렇게 대신 울어 주는 시인이 있다. 우리는 그의 시를 읽으며, 그 울음의 결을 따라 어떤 위로를 얻는다.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1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5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