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 · 소설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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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부작'이라 불리는 <미국의 목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휴먼 스테인>의 연이은 성공으로 작가적 명성에 중요한 획을 그은 필립 로스는 2001년, 작가 인생 또하나의 문제작인 <죽어가는 짐승>을 발표한다. <죽어가는 짐승>은 20세기 미국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의 소설 <포트노이의 불평>의 계보를 잇는 듯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전작 <유방>과 <욕망의 교수>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케페시다. 앞의 두 작품에서 젊은 교수였던 케페시는, 작가인 필립 로스가 나이든 것과 똑같이 나이들어 이제 70세의 노인이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마지막에 딱 한 번을 제외하고) 주인공의 대사만으로 이루어진 소설로, <포트노이의 불평>과 유사한 서술 형식을 취하고 있다. 케페시는 자신의 집 소파에 앉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고, 이야기는 죽음과 섹스에서부터 1960년대의 성혁명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듯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며 절정을 향해 나아간다. <죽어가는 짐승>은 늙어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끓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통렬하고 우아한, 그리고 서글픈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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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짐승 ... 011 옮긴이의 말 ... 187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많이 생각하고, 아무리 음모를 꾸미고 공모하고 계획을 세운다 해도 그게 섹스를 능가할 수는 없어.” 시들어가는 육체, 사그라들지 않는 갈망…… 시간을 거스르는 욕망에 대한 노교수의 격정적 사유! ‘미국 3부작’이라 불리는 『미국의 목가』(1997)『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휴먼 스테인』(2000)의 연이은 성공으로 작가적 명성에 중요한 획을 그은 필립 로스는 2001년, 작가 인생 또하나의 문제작인 『죽어가는 짐승』을 발표한다. 『죽어가는 짐승』은 20세기 미국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의 소설 『포트노이의 불평』(1969)의 계보를 잇는 듯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벤 킹슬리와 페넬로페 크루즈 주연의 영화 <엘레지Elegy>(2008)의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죽어가는 짐승』의 주인공은 전작 『유방』(1972)과 『욕망의 교수』(1977)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케페시다. 앞의 두 작품에서 젊은 교수였던 케페시는, 작가인 필립 로스가 나이든 것과 똑같이 나이들어 이제 70세의 노인이 되었다. 『죽어가는 짐승』은 처음부터 끝까지(마지막에 딱 한 번을 제외하고) 주인공의 대사만으로 이루어진 소설로, 『포트노이의 불평』과 유사한 서술 형식을 취하고 있다. 케페시는 자신의 집 소파에 앉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고, 이야기는 죽음과 섹스에서부터 1960년대의 성혁명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듯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며 절정을 향해 나아간다. 『죽어가는 짐승』은 늙어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끓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통렬하고 우아한, 그리고 서글픈 성찰이다. 예순둘의 노교수와 스물넷의 제자, 몸의 쾌락으로부터 시작된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질주 대학교수이자 TV에도 출연하는 저명한 비평가인 데이비드 케페시.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과 섹스를 즐겨왔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고 끝까지 남는 여자아이들과 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 있어?” 하고 말하는 그에게 섹스는 결혼이나 사랑과는 상관없는 욕망의 도구일 뿐이다. 1992년, 케페시가 예순둘이던 그해에도 ‘실제 비평’의 모든 수업이 끝난 뒤 그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다. 이번에는 콘수엘라 카스티요라는 여학생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다. 키가 크고 머리칼이 검디검은 쿠바계 아이. 둥글고 풍만한 완벽한 가슴을 가진 스물네 살의 콘수엘라. 수업중에 보고 첫눈에 자기 여자가 될 것임을 직감했던 학생이다. 콘수엘라는 그동안 케페시가 사귀었던 여학생들과 달랐다. 순진하고 착한 면과 보수적인 가치관, 쿠바인의 방정함이 개입하지 않은 성적 본능 그리고 경이로운 몸의 결합은 그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케페시는 평범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콘수엘라에게, 그리고 특히 그녀의 가슴에 매혹되고 압도당한다. 그는 콘수엘라를 ‘예술’ 그 자체로 여긴다. 그리고 놀랍게도, 케페시는 콘수엘라에게 굴복한다. 자신감을 잃고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여자를 빼앗길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는 콘수엘라의 옛 남자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그녀가 만나게 될 남자들에게 무시무시한 질투를 느끼고, 늙은 자신이 잠자리에서 콘수엘라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염려한다. 나는 콘수엘라가 장난으로 베토벤을 지휘하는 것을 보고 흥분했지만 내가 음악을 연주하는 걸로 그애가 나에게 그처럼 흥분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 내가 뭘 했든 그것 때문에 콘수엘라가 나에게 성적으로 흥분했다고도 말할 수 없어. 대체로 그 점 때문에 팔 년 전 우리가 처음 함께 잤을 때부터 나는 한순간도 평화를 누려본 적이 없고, 그 아이가 깨달았든 못 깨달았든 그때부터 한없이 약해져 늘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고, 또 그 답이 그 아이를 더 보는 것인지 덜 보는 것인지 아예 보지 않는 것인지, 그러니까 그 아이를 포기하는 것인지 - 예순두 살에 자발적으로 스물네 살짜리 찬란한 여자아이를 단념하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어. _본문 35∼36쪽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케페시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은 2000년, 케페시가 콘수엘라와 헤어진 지 육 년 반이 지난 시점이다. 그는 작품 속에서 끝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 그 상대에게 콘수엘라와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그의 삶에 대해 그리고 얼마 전 콘수엘라에게서 전화가 와 그의 집에서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금의 그를 만든 1960년대로 흐른다. 성혁명과 그 결과로 ‘태어난’ 대담한 여학생들은 케페시의 인생을 뒤바꾸었다. 교육받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전까지 주로 남성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성적 자유의 권리가 쟁취되던 시절, 전통적인 관념에 따라 결혼은 했으나 자유를 갈구하던 케페시는 그 ‘해방’의 추구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리고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그렇게 케페시는 아내와 어린 아들로부터, 결혼으로부터 탈출했다. 내가 자라고 교육받은 궤도 때문에 나는 가정적 소명으로 진입한다는 망상에 빠졌는데, 나는 그 소명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어. 양심적이고, 유부남이고, 자식을 둔 가정적인 남자 - 그때 혁명이 시작된 거야. 모든 게 폭발해버리고 내 주위에는 이 여자애들이 그득한데, 어쩌겠어? 계속 결혼한 채로 간통을 하면서, 이거다, 이게 네가 살아갈 어쩔 수 없는 길이다, 하고 생각하란 건가? _본문 84쪽 자유를 얻은 케페시는 쾌락으로서의 섹스, 쾌락을 위한 관계를 추구했다. 모든 애착과 질투가 철저히 배제된 관계을 원했다. 오직 섹스를 할 때만 인생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과 인생에서 패배했던 모든 것에 순간적으로나마 순수하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이야. 오직 그때에만 가장 깨끗하게 살아 있고 가장 깨끗하게 자기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부패한 건 섹스가 아니야 - 섹스 아닌 나머지가 부패한 거야.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_본문 88쪽 하지만 그런 그가 콘수엘라를 만나면서 변한다. ‘사랑’이 그의 현실주의, 실용주의, 냉소주의를 그에게서 모두 벗겨버린 것이다. 사랑이 그를 부수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 모든 이야기를 하면서도 케페시는 내내 콘수엘라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전화벨이 또 한번 울릴까? 나이든다는 것, 죽는다는 것, 욕망한다는 것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향한 냉철한 시선 『죽어가는 짐승』은 『에브리맨』에서처럼 노년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응시하고, 『포트노이의 불평』에서처럼 욕망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 종종 작품 속 인물에 작가 자신의 삶이 깊이 혼재되어 있다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필립 로스는 끈질기게 자신의 관심 분야로 파고드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데, 『죽어가는 짐승』의 명망 높은 노교수 데이비드 케페시 역시 필립 로스(2001년 작품 발표 당시 68세)의 분신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작가의 인생에 대한 휘발성 호기심이 아니더라도 『죽어가는 짐승』은 독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필립 로스는 이 짧은 소설에서 나이든다는 것(이는 곧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과 죽어간다는 것(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는 것과 무작위로 죽는 것 둘 모두를 포함한다),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말 자신에게 그때가 닥칠 때까지 철저히 외면하게 되는 두 가지가 바로 노년의 삶, 그리고 죽음이다. 우둔한 인간은 눈앞에 닥쳐야 어렴풋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죽어가는 짐승』은 어떤 독자들에게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훌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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