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다섯 번째 책 출간! 고립과 돌봄, 그리고 비극과 희극의 작가 박지영 2010년 『조선일보』로 등단해 2013년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받은 박지영은 등단 이래 두 권의 소설집과 세 권의 장편소설, 한 권의 짧은 소설을 상자했다. 일찍이 장르소설로 그만의 횡보를 보이던 박지영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존엄한 죽음을 꿈꾸는 인물들의 모순된 욕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 『고독한 워크숍』과 이웃이 되기 위한 필수 지출 비용 ‘이웃비’에 대한 여덟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 『이달의 이웃비』를 연달아 발표하며 자신만의 확장된 문학세계를 독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번에 발표한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앞선 이 두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홀로 애쓰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나를 덕질하기로 한 복미영의 용맹하고 경솔한 전복기 후지고 다정한 사람들의 위대한 입덕 선언 복미영이 복미영의 팬클럽이 되어주는 이 소설은 가장 먼저 복미영을 혐오하는 한 사람을 찾아가고, 그것은 자신을 사랑해야겠다고 깨달은 복미영의 자기 돌봄의 시작이 된다. 열다섯 살에 데이빗 보위의 팬이 된 이래 누군가의 팬이기를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복미영은 덕질하던 W가 음주운전과 뺑소니로도 모자라 불법 촬영물과 관련된 메신저 단체방 멤버였다는 것까지 알려지자 탈덕하기로 마음먹는다. 탈덕과 함께 팬으로서의 정체성에 환멸을 느낀 복미영은 자괴감과 자기 환멸로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가지만 자신의 삶을 근본부터 바꾸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나 같은 것도, 아니 어쩌면 나 같은 거라서, 오히려 팬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38p) 누군가의 팬이기만 했던 복미영은 자신에게 팬을 선물하기로 하고, 팬클럽을 창단한다. 이름하여 복미영 팬클럽. 복미영은 자신의 팬들에게 ‘1회 버리기 신청권’을 선물하고, 자신의 안티팬을 위해 역조공, 버리기 이벤트에 나선다. 복미영은 이 이벤트에 ‘동네북살롱’의 같은 구성원이자, 자신에게 1호 팬으로 낙점된 김지은에게 동행을 요청한다. 김지은은 ‘동네북살롱’의 일원이 되며 복미영과 교류하는데, 사실 김지은이 북살롱의 일원이 된 것은 자신의 엄마 베로니카를 돌봐주던 동거인 은수 이모를 그녀의 딸 성해은에게 ‘버리기’로 마음먹고 그 조력자로 복미영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1회 버리기 신청권’은 김지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었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다층적인 의미의 겹들로 된 작품이다. 하지만 차이와 반복에 의해 이끌려가는 구성적 의미층들은, 핵심적인 흐름에서 “떠맡겨짐”이란 하나의 중심축을 유지한다. 그 중심축을 떠받치는 또 다른 테마는 사소함을 사랑하려는 노력이다. 혹은 사소한 선을 위대함으로 전환하는 역량에 관한 이야기라 해도 될 것이다. ―이성민(문학평론가) “유려한 문장과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들 특유의 방어적이면서도 대담한, 한마디로 미워할 수 없는 비호감 캐릭터들 속에서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동적인 혁명성’ ’조용한 적극성‘을 창조”(박혜진)해, 혐오의 시대 속 고립된 인간들이 스스로의 삶을 수선하며 잘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핀 소설>, 그 쉰다섯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분기별 출간하는 것으로,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윤석남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윤석남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중퇴하고, 프랫 인스티튜트 1년 과정과 아트 스튜던트 리그 오브 뉴욕을 수료했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을 개척했으며, 회화, 설치, 조각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루었다. 서울, 베니스, 뉴욕, 토리노, 시드니, 상하이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으며, 영국 테이트갤러리, 서울 88올림픽공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호주 퀸즈랜드 아트 갤러리, 일본 후쿠오카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중섭미술상〉 〈국무총리상〉 〈김세중 조각상〉 〈이인성 미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민훈장모란장〉을 수훈했다. 실패한 덕후 복미영의 자기 돌봄 프로젝트 ‘인생을 수선해드립니다’ 팬클럽이란 태생부터 한 사람의 무게가 수십, 수백, 수천, 아니 수만……의 무게와 맞먹는 비대칭 관계의 정점이다. ‘복미영 팬 클럽’은 반대다. 팬클럽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가지되, 팬클럽 본연의 역학을 전복함으로써 비대칭 관계를 대칭적 관계로 만 본연의 역학을 전복함으로써 비대칭 관계를 대칭적 관계로 만든다. 팬이 스타를 선택하고 추종하는 관계에서 스타가 팬을 선택하고 추종할 때, 사랑의 세계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문장,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명제는 힘을 잃는다. 복미영 팬클럽의 세계에서 팬, 그러니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약자들의 고통을 착취하고 정당화하는 무례하고 이기적인 세상에 찬물을 끼얹는 한 편의 전복사다. -박혜진, 「작품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