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7년 연속 네이버 선정 파워블로거 ‘솔샤르’! 90장의 만년필 스케치와 예리한 통찰력이 담긴 에세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그’ 제도를 만든 2008년부터 2014년까지 3491명의 파워블로거가 탄생했다. 그중 7년 연속 파워블로거로 남아 있는 사람은 단 14명! 그만큼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7년 연속 에세이와 예술 분야 파워블로거로 활약 중인 ‘솔샤르’ 정은우 작가는 “특별한 걸 만들어내는 재주”보다는 “꾸준히 하는 능력”을 재능이라 여기며, 지난 7년 동안 약 370만 명의 네티즌과 소통해왔다. 그중 특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두터운 팬층까지 거느린 주제가 바로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한 만년필 스케치였다. 뉴욕 5번가의 거리 모습, 터키 아야소피아 성당의 내부, 대만 스린 야시장의 한 장면, 노르웨이 주택가에서 마주친 길고양이, 샌프란시스코의 노면전차, 서울의 종묘와 창경궁, 교토 은각사와 기요미즈테라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마음에 새긴 한 장면을 날카롭고 섬세한 터치로 그려낸 만년필 스케치는 흔히 보던 사진 속 여행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한 가지 색의 만년필 잉크로 명암을 표현했을 뿐인데도 풍부한 색채감이 느껴지고, 그 건물과 골목이 건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는 특별한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유의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날선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도 매력적이다. 흔한 블로그 여행기가 어디서 뭘 보고 뭘 먹고 어떻게 이동하고 어디서 잤는지 등의 일상 글이라면, 정은우 작가의 글은 신변잡기적 수다를 일체 배제한 채 여행지의 건물 또는 사물의 역사가 가진 모순이라거나, 거기에서 읽어내야 할 의미 등을 뚜렷한 기승전결을 갖춘 한 편의 에세이로 완성시키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맛보고 수정하고, 보태고 깎아낸 뒤 접시에 담아낸 정갈한 일품요리 같은 맛을 가졌다. 출간 소식에 누리꾼들 뜨거운 반응 “당연히 나와야 할 책” “너무 늦게 세상에 나온 책” 이런 매력 때문에 몇 년 동안 그의 블로그 댓글에는 책으로 내달라는 누리꾼들의 요청이 쇄도했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 며칠 전, 그가 블로그에 “너도 나도 책을 내는 활자공해 시대에 저까지 나선 것은 아닌지 지금도 우려됩니다. 그래서 잘 쓴 글이라고는 제 입으로 차마 말씀 못 드리겠지만 진지했냐고 물어온다면 그 어느 때보다 그랬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로 출간 소식을 알렸을 때, 누리꾼들은 “당연히 나와야 할 책” “너무 늦게 세상에 나온 책”이라며 환호했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은 그가 지난 7년간 ‘꾸준히’ 그리고 ‘즐겁게’ 쓰고 그려온 ‘만년필 여행 스케치’ 300여 장 중 사람살이의 맛이 나는 90장의 그림과 84편의 에세이를 간추려 엮은 책이다. 또한 그가 아끼고 사랑하는 만년필과 잉크에 대한 글 ‘만년필 & 잉크 이야기’ 10편도 함께 실었다. 만년필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세히 들여다보고, 사유하고… 사랑한다는 것!! 편리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만년필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행길에 번거로운 만년필과 스케치북을 챙겨 가고, 스케치를 위해 대상을 수백 번씩 바라봐야 하는 일은 미련한 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인간적’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한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무래도 좋을 그림’은 여행지에서 우리가 느껴야 할 또렷하고 생생한 인간적 감정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그런 생각에 공감해줄 독자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로 이 책을 썼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에는 일본,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헝가리, 프랑스, 터키, 아프리카, 쿠바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린 스케치와 그곳에서 본 것들을 모티브로 한 사색의 글이 실려 있다. 요즘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성 과잉소비의 짧은 글이 아니라, 오래 묵히고 많이 고민하고 그보다 더 깊이 공부한 뒤 뽑아낸 글들이다. 그렇지만 무겁거나 어둡지 않고, 독자들에게 억지로 강요하지도 않는다. 고요한 물에 잉크 한 방울 떨어져 스미듯, 읽을수록 마음에 파장을 울리는 깊은 목소리다. “비단 나치와 유대인 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1950년 여름 유럽인들의 사진을 보라.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6·25’라는 야차 지옥이 펼쳐지든 말든 알 게 뭐냔 표정들이다.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그 사진은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다. 1950년대 유럽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2000년대 한국인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과 무관심에 누군가는 마음 아플 것이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우리로 인해 아파한다면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다고 말하는 게 과연 떳떳한 일일까.” _51p 중에서 ‘만년필 여행 스케치’라는 부제를 달고 있긴 하지만, 만년필 스케치 기법이라든가 만년필에 대한 정보 위주의 책은 아니다. 다만, 저자가 아끼고 사랑하는 만년필과 잉크에 대한 글 10편이 각 파트 마지막 부분에 소개되어 있는데, 정보라기보다는 저자의 개인적 취향이 깊이 묻어나는 소개 글이다. 하지만 그 글을 읽다 보면, 당장 만년필과 잉크를 구입해 깨끗하고 하얀 종이에 무언가를 사각사각 써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솟구친다. 일상에서건 여행지에서건, 글을 읽건 그림을 그리건, 어쨌든 만년필이라는 아날로그적 도구를 통해 결국은 ‘나 자신’을 만나자는, ‘인간적인 삶’을 함께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