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권리

김연수
2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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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가 1999년 도쿄에서 2007년 미국의 버클리까지 여행하며 쓴 산문집. 작가의 문학과 인생의 이야기가 녹아든 12편의 글들이 국경과 경계를 넘어 길 위에서 펼쳐진다. 주로 작품을 위해 중국에서 러시아 국경을 넘으며 취재를 하던 때와 작가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과 미국에 거주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작가는 여행 중에도 늘 문학과 소설에 대한 고민과 궁리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여행의 경험을 문학적인 고민과 삶에 대한 단상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 결코 가볍지 않은 사유가 잔잔하지만 밀도 있는 문장에 녹아들어 있다. 국경을 넘어설 때마다 자신의 문학을 돌아보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새로이 인식하는 작가. 그는 일상에서 벗어나 생생한 여행 현장과 현지인들을 만나며 삶을 기록한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느낀 문화적 차이와 문학적 고민을 재기 넘치게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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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깐두부만 먹는 훈츈 사람 이춘대씨 2004년 10월,러시아 우스리스끄만 하루에 세번 국경 너머 도끼로 이마까라 상들의 나라로 2005년 2월,일본 나고야하고도 타지미하고도 카사하라 불싯,쎄자르,이 세상에 로코코코적인 건 없어 2005년 9월,독일 밤베르크 아바,내가 푸르미보다 진실되지 못한 밤비여서가 아니라 2005년 10월,독일 밤베르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빅 웬즈데이를 만나는,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 2006년 11월,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신화 바깥도,동방신기 바깥도 없는데,너 지금 뭐하니? 2006년 가을의 버클리와 2004년 봄의 옌지 나와 신국판과 멸치 사이에 흐른,그 참으로 오랜 침묵 2003년 12월,중국 지린셩 룽징 봉쇄선 백오십리 너머에서는 익살스럽고 구슬픈 2006년 2월 중국 화뻬이셩 후쟈좡 마을 아마도 슬픔이거나,혹은 20세기가 2006년 8월,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내 피를 물만큼이나 묽게 만들지 않으면 2003년 9월,서울 당신들은 천당과 지옥의 접경으로 여행을 하고 1999년 8월,일본 토오꾜오 그리고 우리에겐 오직 질문하고 여행할 권리만이 언제라도 나를 매혹시킬 세 개의 공간

출판사 제공 책 소개

1999년 토오꾜오부터 2007년 미국의 버클리까지, 국경과 경계를 넘어 길 위에서 만나는 문학과 삶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쓴 소설가 김연수 산문집 『여행할 권리』가 출간되었다. 계간 『한국문학』에 2004년 겨울부터 2007년 가을호까지 연재했던 산문을 중심으로 묶은 책이다. 제목과 달리 이 산문집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여행의 경험을 문학적인 고민과 삶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시킨 결코 가볍지 않은 사유의 세계가 잔잔하지만 밀도있는 문장에 녹아들어 근래 보기드문 산문의 맛을 선사한다. 생생한 여행 현장과 현지인들의 삶의 기록, 문화적 차이와 문학적 고민을 재기넘치게 풀어놓은 12편의 글들은 단편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준다. 국경을 넘어 어슬렁거리다 소설가 김연수는 내가 아닌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낯선 시간과 장소를 거니는 여행에서 단지 새로움을 경험할 뿐 아니라 끊임없이 궁리하고 사유한다. 작품을 위해 취재 여행을 떠난 경우도 있지만(중국, 일본의 경우) 작가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해외에 거주(독일, 미국)하기도 했다. 이번 산문집은 그렇게 다양한 계기의 여행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적은 글들이다. ?깐두부만 먹는 훈츈 사람 이춘대씨?는 중국에서 러시아 국경을 넘으며 취재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 ?불싯, 쎄자르. 이 세상에 로코코코적인 건 없어?는 독일 체류 프로그램 당시의 이야기, ?빅 웬즈데이를 만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은 버클리대 체류 프로그램 당시의 이야기이다. 장소는 달라도 늘 문학과 소설에 대한 고민과 궁리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작가란 사소한 풍경에서도 퍽이나 궁리가 많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할 만한 글들이다. 김연수에게 ‘국경’이란 단순히 나라와 나라를 분리하는 구분선의 의미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펼쳐질 수 있는 최대치, 상상력과 가능성의 최대 확장치를 의미한다. 삼면이 바다이고 북쪽이 막힌 우리나라에서 ‘국경’이란 쉽게 꿈꾸기 힘든 대상이며, 국경을 넘는다는 것도 낯설게 느껴질 뿐이다. 국경이 없고 잠적할 곳이 없는 좁은 이 땅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서태지처럼 고작 이십대에 은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국경선 너머는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는 자들, 즉 비겁한 자들의 땅이었다. 거기를 꿈꾸다가는 이십대에 은퇴하는 수밖에 없다. 아마도 우리의 세계 인식 역시 사진으로 찍으면 바닷가에서 찍은 기념사진과 비슷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게는 국경이 필요했다. 국경에 가서 아무런 사상의 전환 없이도, 혹은 어떤 권리도 포기하지 않고도 내 다리로 월경(越境)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비겁자가 아닌 몸으로도 얼마든지 국경을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깐두부만 먹는 훈츈 사람 이춘대씨」)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남북관계가 변화하면서 점점 국경을 넘는 일이 많아지고 그 의미도 변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국경을 넘는 일이 곧 여행이라면, 여행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며 “망명을 향한 무의식적인 매혹”을 실천하는 행위이다. 또한 금기와 통제를 단숨에 뛰어넘는 일이기도 하다. 국경을 넘는다는 말은 곧 자신의 정체성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그런 것일 듯하다. 길에서 만난 사람과 문학 이야기 더불어 작가 김연수에게 여행이란, 국경을 넘어 길에서 만난 사람의 풍경이고 문학적 상상력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국경을 넘는 일을 밥 먹듯이 하는 이춘대씨를 따라 중국-러시아 국경 넘기를 시도하면서 조명희의 시를, 중국 용정(룽징)을 찾았을 때는 차학경과 윤동주를, 쌘프란씨스코 버클리에서는 강용흘의 문학과 삶, 그리고 □노마만리□의 김사량을, 일본의 토오꾜오를 찾았을 때는 마지막 순간을 맞는 이상을 떠올린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본 후에야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듯이, 국경을 넘어서야 비로소 작가 김연수는 자신의 문학을 돌아보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새로이 인식하는 기회를 얻는다. 국경을 넘는 문학에 대해 고민하던 중, 작가는 버클리에서 영어 개인교습을 해주던 애나와 연변대학교에서 중국어 교습을 해주던 려화를 만났을 때의 감상을 이렇게 적는다. 아무리 멀리 가도 세상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그럼 이국이란, 국경의 바깥이란 이제 없어진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얘기다. 미국에도 신화를, 그중에서도 민우를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다. 아이돌스타의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세계다. 해리 캔들이 살던 세계 바깥은 연변대의 그 교수가 살던 세계였고, 그 역도 가능했지만, 이제 우리는 아이돌 스타가 사는 세계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다. 신화 바깥이 없고, 국민 바깥이 없고, 국가 바깥이 없고, 세계 바깥이 없다. (…) 려화는 내게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내 소설을 중국어로 번역하겠노라고 포부를 밝혔다. 외국에서 만나는 코리언들은 다들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이런 말이 들린다. 맞아. 이제 번역할 사람이 없어서 소설이 번역되지 않는 건 아닐 거야.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느냐의 문제지. 신화 바깥이 없고, 동방신기 바깥이 없다면, 한국문학 바깥도 없다는 소리일 테니까. 정말 한국문학 바깥이 없다면, 네가 써야만 할 건 한국문학이 아니라 문학인 거야…… 그런데 너, 거기서 지금 뭐 하니?(□신화 바깥도, 동방신기 바깥도 없는데, 너 지금 뭐 하니?□) 국경을 넘는 문학이란 곧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뛰어넘는 문학이기도 하다. 어려서 스웨덴에 입양되었던 아스트리드 트롯찌는 “문학이란 언어를 도구로 정체성을 따져나가는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지역적 문학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즉 피로 연대하는 문학이란 없다”(?내 피를 물보다 묽게 만들지 않으면?)고 단언한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아버지를 둔 김연수 스스로도 자신의 삶과 문학적 리얼리티가 아버지 삶의 리얼리티와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지만 결코 ‘피의 부름’에 답하는 문학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문학은 결코 국경수비대의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고 다짐한다. 누구든 어디든 떠나야 한다 이 산문집의 제목 ‘여행할 권리’가 뜻하는바, 누구든 어디든 떠나야 할 권리가 있다는 말은 곧 김연수에게 있어서는 국경을 넘고 상상력을 확장시킬 권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제와 금기를 넘고,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남으로써 또다른 새로운 나를 찾고, 전혀 다른 나를 찾는 귀한 경험의 시간이 바로 여행이다. 어린시절 지방 소도시의 역전 가게에서 자라난 덕분에 늘 떠나고 돌아오는 이들을 지켜보았고, 그 도시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바로 그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꿈과 희망을 안고 고향을 떠나는 모습을 목격한 작가 자신도, 결국에는 돌아올 수밖에 없는 운명일지라도 늘 어딘가로 떠나고 출발하는, 다시 말해 여행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이를 두고 작가는 “덧없는 것들만이 영원히 반복된다” 하고 바로 그 덧없는 것들만이 자신을 사로잡았노라고 고백한다. 그런 경험은 공항에서도 반복된다. 공항을 찾아가는 까닭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공항 대합실에 서서 출발하는 항공편들의 목적지를 볼 때마다 그토록 심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겠지. 망각, 망실, 혹은 망명을 향한 무의식적인 매혹. (…) 공항에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의 어떤 것이다. 어떤 점에서 그 둘은 같다. 온전하게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길이다. 내가 망명에 성공한다면, 내게 남는 것은 여권에 나와 있는 그 생물학적인 존재, 단독자적인 존재가 되는 것임에 분명하다. 내게는 이름과 성별과 나이와 국적만이 남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꿈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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