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래한 사랑의 여러 모습을 음식에 담아낸 캐롯 작가의 옴니버스 웹툰. 레진코믹스에서 '시를 닮은 이야기'라는 호평을 받으며 연재된 70편의 에피소드 중 14편을 엄선한 것으로, 에피소드 말미에는 각 음식에 대한 작가의 감상과 생각이 적혀 있다. 캐롯 작가는 <이토록 보통의>로 동아일보 '2018 문화계 샛별', 디지털만화규장각 '올해의 주목할 만한 웹툰'에 선정되며 이제는 웹툰이라는 장르를 넘어 드라마와 뮤지컬 등의 영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기에, 작품에 숨어 있는 작가의 생각을 엿보고 싶었던 독자들에게는 더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이토록 보통의>가 사랑의 형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면 <삶은 토마토>는 지나갔거나 혹은 지나가는 중인 사랑의 장면을 포착한다. 연인의 머리에 쌓인 세월의 무게를 헤아리고('비빔국수'), 용기내지 못한 순간을 후회하거나('바람떡'), 달디 단 첫사랑의 기억('마카롱')을 곱씹어본다. 뿐만 아니라 만만치 않은 사회생활의 눅진함을 토로하며('참치'), 꿈에서 현실로 내려온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타코야키'), 기회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며('메로나') 짧지 않은 인생을 반추해보기도 한다. 이처럼 캐롯 작가가 포착해내는 장면들은 어디에나 있으나 사라지기 쉬운 것들이다. 그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놓칠 뻔한 것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마치 사라지기 전의 흔적을 더듬는 것은 자신의 일이며,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읽는 당신의 몫이라고 말하듯.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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