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의 다양한 색채를 담아낸 작가,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토끼와 거북이》
-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작가
토끼와 거북이 경주를 시작해요. 이 경주에서 누가 이기게 될까요? 토끼는 빠르고 거북은 느리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데 말이죠. 토끼와 거북조차 그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토끼는 여유롭게 당근도 먹고 낮잠도 잤답니다. 거북은 토끼만큼 빠르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거북은 그동안 정말 열심히 달렸어요. 쉬지도 않고, 한눈팔지도 않았어요. 거북을 응원하던 친구들과 거북을 놀리던 친구들이 함께 결승점에 서 있어요. 먼저 도착하는 건 누구일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거북은 토끼에게 말해요. “나는 정말 느려. 하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걸었기 때문에, 빨라도 끈기 없는 토끼를 이긴 거야.”
이 책은 다채로운 색감과 재미있는 표정들로 토끼와 거북의 경주를 그려 내었어요. 거북을 놀리는 얄궂은 토끼의 얼굴과 대비되는 잠든 토끼의 사랑스러운 모습, 깜짝 놀란 거북의 표정과 집중하는 표정까지 생생한 얼굴이 재치 있게 다가와요. 색채의 대가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다양한 컬러의 사용은 《토끼와 거북이》를 더욱 풍성하게 완성합니다.
교훈이 담긴 동물들의 이야기
'우화'는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토끼와 거북이》에서는 토끼와 거북이 주인공이 되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요. 바로, 노력과 끈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가치가 담겨 있어요. 노력으로 이루어 낸 일들은 사람을 성장하게 하지요. 이러한 이유들이 있었기에 수백 년 동안 사랑받는 이야기로 남은 것 아닐까요?
다양한 햇빛의 색채를 담아낸 작가,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영국을 대표하는 3명의 그림책 작가, 영국적인 풍경과 이야기를 주로 그린 찰스 키핑(1924~1988), 고전적인 색채 위에 원색을 더한 존 버닝햄(1936~2019)과 달리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1930~2016)는 다양한 컬러를 강렬하고 과감하게 사용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의 가장 큰 특징이자 고유한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유럽 전역에서 프랑스로 모여 인상주의 화풍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대가들의 회화 작품들을 연상케 합니다. 파리의 거리 풍경과 맑은 날씨, 그리고 문화적 호기심이 많았던 프랑스인들이 여러 나라에서 유입한 다양한 문화유산을 통해 작가 개개인의 고유한 방식으로 번성해 나갔던 시각예술의 영향이 영국인이지만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 그라스에 살았던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흐린 날로 유명한 런던에서 미술을 공부한 그는 자신의 작품을 ‘햇빛의 흐름과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프랑스 남부의 강렬한 태양에 대한 동경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림책에 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