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 소설
3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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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 총서 30권. 정미경의 초기작을 모은 첫 번째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세계의 압축이자 예언”이라고 한 강유정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우리가 알고 있으며 또한 영원히 그리워할 정미경 소설의 시원이 <나의 피투성이 연인>에 있다. 책의 초판이 나왔던 2004년의 갖가지 인물들과 그들의 민낯을 조각하는 소설가의 섬세한 공력으로부터 오늘날 세계의 총체성을 발견하게 되는 놀랍고 비애어린 경험을 이 책은 선사할 것이다. 표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소설가가 남긴 내밀한 일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지금에 와서야 읽는 이에게 차라리 질기고 독한 농담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담이라고 하기에 이 직감은 무척이나 날카롭다. ‘유선’은 “바위 같은 사랑”을 주었다고 믿었던 남편의 컴퓨터 파일에서 불륜의 흔적을 발견한다. “모든 게 좋아, 너의 모든 것.” 이라는 문장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을 직감한 유선은 불현듯 가려움증에 시달린다. 유선의 남편이자 세상을 등진 인물 ‘김주현’이 작가이기에, 이 소설은 어쩔 수 없는 기시감을 준다. 그러나 소설은 기시감을 뛰어넘는 사실과 구체를 남긴다. 떠난 자가 아닌 남은 자의 삶을 지독하고 차분하게 부려놓는 것이다. 정미경 소설에서 삶의 밀도는 유난히 높다. 남편의 부정을 추측함은 가려움증이라는 증세로 몸에 나타나고, 남편이 없는 삶의 빈궁함은 딸에게 뱉는 유선의 말로 발화된다. 이토록 정미경의 독한 농담과 직감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냉정한 진실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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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의 피투성이 연인 7 호텔 유로, 1203 87 성스러운 봄 125 비소 여인 163 나릿빛 사진의 추억 199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237 작품 해설│강유정(문학평론가) 291 어둠의 편에서 보는 빛의 자리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다시 출발하는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 한국문학의 정수를 새로 잇고, 다시 읽다! ■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 오늘의 작가 총서 5종 동시 출간!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는 김동리의 『무녀도‧황토기』를 비롯해 손창섭의 『잉여인간』, 이문구의 『우리 동네』, 박완서의 『나목‧도둑맞은 가난』, 한수산의 『부초』, 선우휘의 『불꽃』, 조성기의 『라하트 하헤렙』 등의 작품을 통해 해방 이후 한국 소설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초상을 그려 왔다. 이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가늠하려는 문학의 현재적 질문이기도 한바, 2020년인 오늘날에도 그 질문의 무게는 유효할 것이다. 오늘의 독자와 끊임없이 재회해야 할 한국문학의 정수를 모은 <오늘의 작가 총서>가 갱신할 질문들에 기대가 모인다. 2000년대 이후 출간작 중, 문학적 가치와 소설적 재미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독자를 만나기 어려웠거나, 다시 단장할 필요가 있는 5종의 소설을 동시에 선보임으로써 오늘의 독자에게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을 소개한다. 또한 새로 잇고 다시 읽어야 할 한국문학 작품을 꾸준하고 면밀하게 찾아 시리즈의 다음 자리에 초대할 예정이다. 예측 불가능의 시대, 기존의 관습과 가치관이 수정되는 시대에 고전은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시대를 살았던 구체적 인간과 다음 세대에 스몄던 총체적 세계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작가 총서>는 먼 곳의 언어가 아닌, 지금 여기의 언어로 된 한국문학의 고전이다. <오늘의 작가 총서>는 질문의 결을 다양하게 하고, 응답의 몸피를 두텁게 할 한국문학의 근간이자 좌표가 될 것이다. 고 정미경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사랑하되 동정하지 않는, 서늘하되 더욱 뜨거운 정미경 세계의 압축이자 예언이 된 여섯 편의 단편들 2017년 1월, 정미경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작가가 지금까지 써 왔던 소설만큼 앞으로의 소설을 기대했던 모두에게 갑작스러운 비통함이었다. 작가 정미경은 <오늘의 작가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인간의 심리와 치열하게 승부하고 세계의 본질에 치밀하게 도전했다. 정미경의 초기작을 모은 첫 번째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0번으로 출간된다. “정미경 세계의 압축이자 예언”이라고 한 강유정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우리가 알고 있으며 또한 영원히 그리워할 정미경 소설의 시원이 『나의 피투성이 연인』에 있다. 책의 초판이 나왔던 2004년의 갖가지 인물들과 그들의 민낯을 조각하는 소설가의 섬세한 공력으로부터 오늘날 세계의 총체성을 발견하게 되는 놀랍고 비애어린 경험을 이 책은 선사할 것이다. ■ 독하고 질긴 농담과 직감 표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소설가가 남긴 내밀한 일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지금에 와서야 읽는 이에게 차라리 질기고 독한 농담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담이라고 하기에 이 직감은 무척이나 날카롭다. ‘유선’은 “바위 같은 사랑”을 주었다고 믿었던 남편의 컴퓨터 파일에서 불륜의 흔적을 발견한다. “모든 게 좋아, 너의 모든 것.” 이라는 문장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을 직감한 유선은 불현듯 가려움증에 시달린다. 유선의 남편이자 세상을 등진 인물 ‘김주현’이 작가이기에, 이 소설은 어쩔 수 없는 기시감을 준다. 그러나 소설은 기시감을 뛰어넘는 사실과 구체를 남긴다. 떠난 자가 아닌 남은 자의 삶을 지독하고 차분하게 부려놓는 것이다. 정미경 소설에서 삶의 밀도는 유난히 높다. 남편의 부정을 추측함은 가려움증이라는 증세로 몸에 나타나고, 남편이 없는 삶의 빈궁함은 딸에게 뱉는 유선의 말로 발화된다. 이토록 정미경의 독한 농담과 직감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냉정한 진실과 다름 아니다. ■ 서늘한 자본과 뜨거운 인간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정미경 작가의 소설적 관점이 넓게 구현된 작품집이다. 후에 작가가 펼친 정교하고 꼼꼼한 세계의 씨앗이 여기에 담겨 있다. 작가 정미경은 소설 속 인물을 사랑하지만 결코 동정하지는 않는 방식으로 서늘하게 그려 낸다. 가령 라디오 방송 작가로 일하며 시를 쓰고 싶지만, 소비의 욕구에 복무하여 자신을 망가뜨리는 여성,(「호텔 유로, 1203」) 어린 딸을 비극적으로 잃은 채 뚜렷한 목표 없이 보험 업무를 이어가는 남성,(「성스러운 봄」) 관계를 맺고 그것을 말소시키는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는 여인,(「비소 여인」), 이웃 사이에 정이 흐르는 골목으로 보이지만,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곳에서의 여러 군상들(「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이 모두 그렇다. 가족의 투병과 죽음은 ‘빚’이라는 생활고를 불러 오고, 옛 애인에 대한 쓸모없는 그리움은 지금 이곳에서의 협박과 폭력으로 바뀐다. 세상은 냉정한 것이다. 무서울 만치 차갑고 아프도록 어둡다. 그것을 자신의 최후에까지 비추어 그려 낸 작가의 고독한 투쟁을 미루어 짐작하기에, 그의 첫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하나의 등사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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