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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이후 4년,
세라 워터스가 20세기로 무대를 옮긴 첫 작품!
“시대적 디테일을 압도하는 보편적이고 격정적인 휴먼 스토리.”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영국 역사 스릴러의 거장 세라 워터스의 시선,
19세기 레즈비언 스토리에서
20세기 런더너Londoner들의 정체성으로
2007 람다 문학상(레즈비언 소설 부문) 수상
2006 오렌지상 최종 후보작
2006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전쟁의 흉터로 얼룩진 1940년대 영국,
시대의 어둠을 초월해 사랑하고 증오하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6명의 런더너.
1947년부터 1941년까지, 이들의 치열했던 6년을 역추적하며
상실의 폐허 속에 피어나는 설렘과 욕망, 격정과 후회를
더없이 세밀한 한 편의 드라마로 그려내다.
◆ ◆ ◆
흠 하나 찾을 수 없는,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
워싱턴 포스트
진실하고 사랑스럽다. 이 작품을 거듭 읽고 싶어지는 데에는 어떤 마법도 필요하지 않다.
옵서버
시대적 디테일을 압도하는 보편적이고 격정적인 휴먼 스토리.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최고의 작가가 완벽한 기술로 빚어낸 풍성하고 다층적인 작품,
이브닝 스탠더드
『핑거스미스』 이후 4년, ‘세라 워터스 코드’의 변화와 확장
“다른 시대로 옮겨갔을 때, 내 글에 무슨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다.”
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역사 스릴러의 거장 세라 워터스는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소설’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중, 19세기 런던의 생활상에 관심을 가져 빅토리아시대(1837~1901)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역사 스릴러’ & ‘레즈비언 스토리’를 양대 코드로 삼아 『벨벳 애무하기』 『끌림』 『핑거스미스』로 이어지는 ‘빅토리아시대 3부작’을 완성시켰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확립한 동시에 『벨벳 애무하기』로 베티 트래스크 상, 『끌림』으로 서머싯 몸 상, 『핑거스미스』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호명되고, 3부작 전체가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핑거스미스』는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 <아가씨>(2016)의 원작으로 삼으며 국내외 문화계와 대중들에게 새롭게 주목받기도 했다.
『나이트 워치』는 『핑거스미스』 이후 작품 배경이 한정적이라는 고민 끝에 1940년대로 무대를 옮겨 ‘세라 워터스 코드’의 변모를 알리는 첫 신호탄으로 발표한 작품이다. 제2차세계대전의 상흔으로 어지러운 194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젊은이 6인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 작품은 세라 워터스 최초의 ‘3인칭 시점’ 소설이자 ‘역사 스릴러’ & ‘레즈비언 스토리’라는 양대 코드를 전쟁 배경으로 가져와 한층 보편적 영토로 확장시킨 시도이기도 하다. 워터스는 이 작품으로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2006)에 오르고 람다 문학상(2007)을 받았으며, TV 드라마화까지 성사시켜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작품의 등장인물명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제공하는 ‘이름 경매’를 통해 고문피해자 지원 기금을 마련하는 ‘이모탤러티 옥션’에서 당시 『나이트 워치』가 최고액을 받아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워터스는 ‘빅토리아시대 3부작’ 이후 『나이트 워치』를 시작으로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리틀 스트레인저』 『게스트』를 발표하고, 『핑거스미스』를 포함해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세 차례 연달아 호명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공고히 일궈냈다. 이번 『나이트 워치』의 출간과 함께 현재 국내에서는 세라 워터스의 전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상실의 폐허 속 생의 몸짓을 피워내는 런더너 6인의 드라마
1947~1941 전쟁의 시대, 도시 런던에서 부유하는 정체성들, 그리고 사랑에 관한 질문들
『나이트 워치』는 총 3부 구성이며, 연도 역순으로 배치된 각 부의 제목인 ‘1947’ ‘1944’ ‘1941’이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한다. 이 연도들은 워터스가 19세기와 선을 긋고 작품의 무대를 이동했다는 선언이자,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상실과 좌절의 시대를 이야기하겠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전시에 야간구급대원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부상자를 구해냈지만 종전 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케이, 전쟁 피해 복구를 돕는 시청 부서에서 일하다 점점 피해자들에 대한 무심함을 느끼며 결혼정보업체로 이직한 헬렌, 전시에 피해 주택을 조사하며 작품을 써온 추리소설가 줄리아, 전쟁중 연인에게 받은 상처와 어리고 미숙했던 자기 자신으로부터 이제는 안녕을 고할 기로에 선 비브, 병역거부자로서 함께 수감생활을 하다 석방 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덩컨과 프레이저. 전쟁이 한창인 1941년부터 종전 후인 1947년까지를 배경으로 이들 6인의 젊은 런더너들은 참혹한 전쟁 트라우마와 성역할·병역거부 같은 시대적 고민을 안고서 사회적 계급과 처지, 성정체성과 가치관 등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대로 표류하고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도시가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실의 폐허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직시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며 살아남고자 몸부림친다. 작품은 그 치열한 생의 몸짓들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욕망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한편 작품은 1947년부터 1941년까지 역순 구성으로 전개되며, 케이-헬렌-줄리아 레즈비언 연인들의 관계와 비브-덩컨-프레이저 사이의 애정과 긴장어린 관계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교차하는 인연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즉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며 인물들을 둘러싼 복잡한 감정과 사건이 한 겹씩 들추어지며, 독자들은 그 과정에서 ‘이 인물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었나’를 고민하고 추리하게 되면서 미래로의 진행이 아닌 과거로의 회귀가 만들어내는 서스펜스 또한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에서 출발한 퍼즐 맞추기가 완성되는 그 끝에는 가슴 먹먹한 감동의 한 조각이 마련되어 있다.
전쟁 속 비통함보다 그 끔찍함과 무력함에 압도당하는 인간의 내면
“그 꼬마애의 몸통을 들어올리던 게 기억나…… 대체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워터스는 작품 배경을 19세기에서 20세기로 옮기며 1940년대 전시 런던의 생활상에 대해 치밀한 조사를 했다. 거기에 그의 특기인 궁극의 묘사능력이 전쟁중인 무대를 만나 더욱 진한 생생함과 선득함을 발휘하게 되었다. 전시의 피폐한 도시, 공습중의 소음과 냄새,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내면이 자세하게 그려지고 촘촘하게 연결되며, 그러기에 인물들이 발산하는 사랑과 욕망과 증오와 후회의 몸짓들이 더욱 아름답고 선명하게 각인된다.
기사도 정신을 지닌 레즈비언 케이는 전쟁중에 큰 활력을 발산하며 많은 부상자들을 구해내고 자신의 연인에게도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느끼지만, 오히려 전후에는 당시 부상자들의 참상에 사로잡혀 방황하게 된다. 헬렌과 줄리아는 폭탄이 퍼붓는 공습중에도 대피소로 가 웅크려 떠는 대신 집에 머물거나 런던 시내를 다니며 자유롭기를 더 원한다. 비브는 전쟁통에 변화한 관계들로 실망하고 인내해야 했으며, 덩컨과 프레이저는 전쟁의 시대가 망가뜨린 청춘들의 삶과 그 앞에서 무력한 자신들의 모습에 괴로워한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피해를 낳은 제2차세계대전 시기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장르와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 인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워터스는 예의 양대 코드를 전면에 유지하면서도 그 위에 전쟁이 초래하는 잔혹함과 무력함, 인간 보편의 욕망과 사랑의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