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하나같이 내 얘기만 같은, 조곤조곤 우리들의 패션 수다!
스스로를 소심한 샐러리걸이라 소개하는 <루나 파크> <루나 파크 사춘기 직장인>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홍인혜의 최신 카툰 에세이 모음.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개인 홈페이지(www.lunapark.co.kr)에 꾸준히 올린 카툰 일기로 사랑받아온 작가가, 이번에는 ‘일상 패션 이야기’로 공감 100% 깨알 토크를 풀어놓는다. 일, 직장, 생활 전반을 담던 이전 책들과 달리 패션과 외모 가꾸기라는 다소 좁혀진 소재를 다루는데도, 읽는 이들이 하나같이 ‘이게 바로 나야!’ 하며 놀라고 감동할 만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소소한 일상을,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다정함도, 유행에 뒤처지는 자신을 ‘트렌드의 하수도’ ‘유행의 수챗구멍’이라고 부르는 식의 재치로 무장한 개그도 여전하다. 본편 만화 23편 외에 14편의 에세이와 8편의 카툰이 추가되었다.
우리 모두가 패션 피플!
스키니진, 어그, 레인 부츠, 야상 점퍼… 작가는 자신이 ‘처음 접하는 모든 트렌드가 괴상망측해 보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요즘 평범한 사람 이상의 비범한 패션 센스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흔히 ’패션 피플‘이라 부른다. 다들 낯설고 어색해할 만한 신종 아이템을 처음 본 순간부터 예쁘고 끌린다고 느끼는, 남들이 아직 몸으로 소화하기는커녕 바라보기조차 민망해하는 것들을 과감하고 멋지게 차려입을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그에 반해 평범한 우리는 요상하기만 한 아이템을 연예인이, 거리의 멋쟁이가, 지인들이 걸치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다가, 뒤늦게야 아름다움을 깨닫곤 한다. 그리하여 얼리어답터가 아닌 ’레이트어답터‘가 되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 운명인 것이다.
하지만 ‘패션 피플’들만이 ‘패션’을 두고 설레고, 고민하고, 기뻐하거나 좌절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번이라도 ‘오늘 뭐 입지?’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이 옷과 저 옷은 어울릴까?’ 따져본 적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패션 피플’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길을 걷다 살며시 쇼윈도에 옷맵시를 비춰보는, 주변의 사소한 패션 촌평에도 귀가 쫑긋거리는, 옷태가 조금 나아질까 싶어 끙끙대며 살을 빼본 우리. 이 책에는 ‘옷장 앞에서 매일 고민하는’ 우리를 위한 즐거운 패션 수다가 빼곡히 담겨 있다.
옷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순간들!
‘내일 뭐 입지? 혹은 ‘오늘 뭐 입지?’ 하는 머리 굴림은 꽤 즐거운 유흥이다. (…) 뒤집어 말해 ‘오늘 뭐 입지?’ 하는 고민이 스트레스가 되거나, 대충 잡히는 대로 걸치고 나가는 자신을 맞닥뜨리면 나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이것은 지금의 삶이 너무 가파르고 숨 가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수를 써 한 템포 늦춰야 한다는 사인이기 때문이다. _‘오늘 뭐 입지’ 중에서
작가는 때로 우리의 기분을 바꾸고, 자세를 바꾸고, 설레게 하는 옷이 생각보다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 말한다. 처음 만나면 별 수 없이 옷차림부터 눈에 들어오듯, 옷은 단지 나를 감싸는 천 조각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세상과 맞닿는 최전방에 위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옷 입기는 우리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이 풀어놓는, 소소한 패션 경험담들이 작은 힌트를 안겨줄 것이다. 봄의 시폰 스커트 자락과 바람 찬 날 목덜미에 휘감기는 스카프의 포근함, 집에 와서 후들후들한 홈웨어로 갈아입고 맥주를 들이켜며 ‘크~ 이것이 인생이지!’ 하고 중얼거리는 순간, 소싯적 쌈짓돈 모아 사들였던 ‘유행템’의 추억, 복권 번호를 맞추는 기분으로 택배를 기다리는 설레임… 거창하지 않아도 살면서 다들 한 번쯤 마주할 법한, 옷을 둘러싼 이야기와 거기 어우러진 즐겁고 고맙고 뿌듯한 삶의 순간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