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 첫 출간!
이야기체 역사 시리즈의 전범典範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적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기획 아래 시작된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는 엄정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역사 연구의 최고 결실을 일반 대중에게 널리 나누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초대 총 편집자인 C. 밴 우드워드는 “이 시리즈에 참여하는 각각의 저자는 일반 교양인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읽기 쉬운 텍스트를 써내야 하고, 동시에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에게 해당 시대의 이야기체 역사의 본질은 물론이요 최근의 연구 성과 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대로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는 이야기체 역사 서술(narrative history)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 로버트 미들코프, 제임스 맥퍼슨, 데이비드 케네디 등 최고의 역사학자들이 이 시리즈에 참여해서 3차례 퓰리처상 수상과 2차례 최종후보작 선정, 역사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밴크로프트상과 프랜시스 파크먼 상을 수상하는 등 매 시리즈마다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역사 해석의 엄정함과 수준 높은 내용을 만족시키면서 유려한 문체를 가진 최고급의 역사서로 역사 읽기의 묘미와 정수를 선사해줄 것이다.
실용주의자들의 혁명
“독립 혁명은 거의 30년 동안 발생한 사건들의 복잡한 조합이기 때문에, 실제로 벌어진 일들은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 어떤 한 단계를 다른 단계보다 더 ‘혁명적’ 또는 더 ‘보수적’으로 추정하면 모든 단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p828
『위대한 대의』는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프랑스-인디언 전쟁을 시작으로 하여 조지 워싱턴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아메리카의 갈등을 파노라마처럼 서술하고 또 독립을 향한 식민지의 갈등과 고뇌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 책은 이러한 성공적인 혁명을 이뤄내기까지의 여러 단계와 복잡다단했던 인물과 세력과 국가 간의 관계와 역학, 주장, 사상이 얼마나 다양했고 많은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준다. 수많은 군사적 실패와 핵심 인물 간의 갈등, 헌법 초안을 만들어내기까지 벌어졌던 치열한 싸움, 연방주의자들과 공화주의자들 간의 주도권 다툼, 이해관계에 따른 각 주의 입장 차이 등 역사가 거대한 한 발을 내딛을 때 얼마나 많은 사건과 흐름과 소용돌이가 파생되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지금껏 생략되었던 미국 혁명의 ‘디테일’을 복원해내면서 그 풍요로운 콘텍스트 속 역사 읽기의 묘미를 한껏 보여준다.
1982년 출간된 내용을 2005년에 크게 수정하고 확대 개정해서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하였다.
혁명 전야
1760년에서 1780년 사이, 불과 20년 만에 아메리카인들은 충성스런 왕의 백성에서 자유와 대의 정부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위대한 인물들조차, 누구도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가지는 의미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미들코프는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치적인 요소와 사회적 요소, 개인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종합하면서 독립 전쟁을 촉발한 핵심적인 사건들과 전투 그리고 헌법의 제정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인지세법으로 혁명의 단초가 제공되었을 때만 해도 급진적으로 받아들여졌을 페인의 <상식>이 불과 10년 만에 아메리카인들의 상식이자 혁명의 당위를 보여주는 글로 평가되었던 것처럼, 극히 실용주의 성향이어서 혁명과는 가장 거리가 멀어 보였던 아메리카인들의 인식은 영국과의 갈등이 진행되면서 급격하게 변했다. 이처럼 아메리카인들이 인식과 사상의 역동적 변화를 겪은 반면, 영국의 지도자들은 정체되어 있었다. 그 결과, 아메리카인들의 불만과 항의를 일부 정치가들의 선동에 의한 대중들의 일시적 소요라고만 오판함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변화를 방기했다. 아메리카와 영국의 이 대조적인 선택이 두 나라뿐 아니라 이후의 세계사 전체를 뒤흔들게 만든 것이다.
오합지졸 민병대, 최강 영국군을 이기다
당시 영국군은 유럽 최강군의 명성을 누리고 있었던 반면, 아메리카 민병대는 제대로 훈련을 받지도 못하고 군기 역시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아메리카군이 독립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워싱턴이라는 좋은 지휘관이 큰 역할을 했다. 워싱턴은 전술에 능했고, 상황에 맞는 임기응변을 지녔다. 워싱턴은 유럽에서 일반적이었던 좋은 날씨에 싸우기 좋은 장소에서 벌이는 대규모 전투를 피하고 궂은 날씨를 이용하고 소규모 전투로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끌어나갔다. “(워싱턴이) 전쟁을 소수 장교들과 사회 밑바닥의 찌꺼기 인생들만 가지고 치르려고 하지 않았다”는 설명에는 독립 전쟁에서 아메리카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인이 함축되어 있다. 18세기까지 유럽에서는 왕조의 전유물이었던 군대가 주로 소수 장교와 갈 곳 없는 최하층 계층 혹은 부랑아들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전쟁과는 다른 맥락으로 전투가 이뤄졌고, 영국군 역시 이런 귀족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반대로 아메리카군은 그 당시로 보기 힘들었던 총력전 양상을 유도함으로써 지금껏 영국군의 지휘관들이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전쟁을 수행했다. 전쟁이 이렇게 새로운 “진지전”으로 진행됨에 따라 영국은 본국에서 먼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전력을 보충하는 것은 물론 소모되는 막대한 비용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영국은 여전히 많은 병력이 아메리카에 있었음에도 요크타운의 패배를 방아쇠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전쟁을 포기한다.
영광스러운 대의에 바친 국가의 탄생
오늘날 미국 헌법의 제정은 독립 전쟁 후에 따라오는 당연한 결과물처럼 인식되지만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됐다. 새로운 국가를 수립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미들코프는 이 어려웠던 국가 수립의 과정을 조명하면서 전쟁 승리 후 혼란한 상황과 인간군상에 주목한다. 혁명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왕을 열망하는 사람들, 여전히 영국에 충성하는 사람들, 독립을 추구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강경파와 온건파가 갈리고, 모두 제각각의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새로운 국가와 헌법의 출연은 요원해보였다. 그럼에도 결국 건국의 아버지들이라 불린 지도자들은 마침내 헌법 제정에 성공한다. 노예의 존속, 각 주마다의 인구 차이 등의 불합리함 등의 여러 모순을 인지했음에도 국가의 수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를 받아들이는 현실주의를 선택한 것이다. 제임스 메디슨의 말처럼 “해악이 얼마나 크든 간에, 연방의 해체는 그보다 더 해롭기” 때문이었다.
왜 미국사인가?
위와 같이 역사의 순간들은 작은 소용돌이들이 끊임없이 부딪치고 합류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소용돌이가 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했다가, 다시금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나의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그걸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역사의 매력이자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다.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고 현재의 우리가 가진 정체성, 그 밖의 많은 문제와 갈등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위대한 대의』는 단순히 미국의 탄생을 둘러싼 30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전의 유럽의 역사와 이후의 미국이라는 신생국가의 행로까지도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미들코프는 한국어판 서문을 기꺼이 써주었는데, 미국 혁명과 “유사한 체험을 한 한국 독자들에게 흥미롭고 가치 있는 사례가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끝맺고 있다. 은퇴한 역사학자의 이 말이야말로 전혀 다른 역사와 배경을 가진 한국 독자가 미국사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위대한 대의』를 시작으로 출간될 「옥스퍼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