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태엽을 감아주는 건 나 자신 뿐이랍니다.
짝사랑 동지들, 자가발전하며 힘내요.”
마음을 읽는 듯 부드럽고 섬세한 문장으로
여자들의 감성을 녹여내는 유즈키 아사코의 직진 로맨스!
《나일 퍼치의 여자들》로 제2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고 《이토군의 A to E》로 150회 나오키상 후보, 《서점의 다이아나》로 151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던 작가 유즈키 아사코의 소설 《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이 소미미디어에서 발간되었다.
이 작품은 유능한 장난감 기획자로 일하며 짝사랑에 매진하는 여자 토미타 타카라코의 재기발랄한 직진 로맨스, 그녀 주변의 해프닝, 그리고 어른 아이의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단순히 ‘귀엽고 깜찍한 여자의 짝사랑 이야기’겠거니 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 소설 전반에 흐르는 어른 아이의 성장담이 자꾸 보고 싶을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고 성장을 거부한 채 자라난 어른 아이가 틀을 깨며 내면의 성장을 꾀하는 점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주인공 타카라코는 무려 5년 동안 짝사랑 상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의문스러운 일을 고군분투하며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자처한다. 이 대목에서 여자 특유의 섬세한 감정을 작품에 세밀하게 녹여낸다는 평가를 받는 유즈키 아사코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일에서는 유능한 직원, 사랑에는 무능?!
언젠가 반드시 이 마음을 고백할 거야. 시간이 걸리는 건 각오해야지!
장난감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에서 일하는 28살의 여자 토미타 타카라코,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를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 장난감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타카라코는 복장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에서 리버티 프린트가 된 원피스를 입고 레이스를 엮은 니트 모자를 쓰고 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패션 스타일을 추구한다. 게다가 마르고 큰 키, 부드러운 긴 머리, 큰 눈에 하얀 피부, 주근깨까지 영락없는 10대 소녀처럼 보이지만 일에서는 누구보다 유능한 프로 기획자로서 동료 직원들에게도 존경과 호응을 받고 있다.
타카라코의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드는 상대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인 니시지마 유야. 타카라코는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자신의 뮤즈인 그를 떠올리며 장난감을 발표하고 이는 출시되는 족족 흥행한다.
장난감 기획은 언제나 성공하지만 니시지마의 마음을 얻는 일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무심한 듯 초연한 듯 느른한 성향인 니시지마의 주변에서는 의문스러운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갑자기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도쿄의 랜드마크 ‘스카이트리’가 가려지거나, 자신을 속인 유부녀를 애인으로 사귀고, 애써 디자인한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다. 또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을 도둑맞기까지……. 그의 끝없는 시련을 함께 마주하는 타카라코는 마치 탐정처럼 모든 일을 니시지마가 모르게 해결한다. 친구 레나의 말을 빌리자면, 타카라코는 제 손으로 태엽을 감아 홀로 달리는 태엽장난감처럼 사귀지도 않는 남자를 위해 자가 발전하며 문제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닥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자신의 사랑도 응답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서 말이다.
종잡을 수 없는 짝사랑의 결말은?
그리고 어른 아이들은 진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는 어린이들의 꿈을 장난감으로 만들어 주는 장난감 회사가 주 무대이다. 소녀처럼 예쁘고 능력 있는 기획자와 불운이 가득하지만 재능 있는 디자이너, 그리고 짝사랑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두 사람을 커플로 이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의 직원들. 그리고 그 외의 인물들까지.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장치가 흔해 빠진 이야기로 흘러가는 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 때쯤 작가 유즈키 아사코는 세상 모든 어른 아이의 마음을 읽는 듯한 장치를 펼친다.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이 힘들고 서툴러 어린 시절의 마음 그대로 자란 어른 아이, 타카라코와 불안정한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그저 괜찮다를 연발하며 현실을 견디는 어른 아이, 니시지마. 그리고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장난감에 둘러싸여 어린 아이 같은 면을 가진 회사 직원들까지, 작가 유즈키 아사코는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 갇히고자 하는 어른 아이들의 내면을 전달하고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다룬다.
이와 중에 타카라코의 친구 레나는 홀로 어른스럽다. ‘행동하지 않는 인간은 결과를 불안해 할 자격도 없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는 작가가 어른 아이에게 말하려는 핵심을 전달하는 인물이다. 레나는 어른의 세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누구와 마음을 엮거나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채 늘 혼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레 겁먹은 타카라코를 다독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들은 어른 아이에서 벗어나 정말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서로를 향한 마음을 진심을 다해 터놓고 더 넓고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가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남을 위한 일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이 즐기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은 어른 아이들의 세계를 벗어나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의 평가
- “내 마음에 태엽을 감아주는 건 나 자신뿐이랍니다.” 라는 말에 무척 용기를 받았어요. 이 멋진 말을 저도 마음에 새기려 합니다.
- 원래는 이렇게 조금 헐렁하고 들떠있는 여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읽는 도중, 타카라코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래, 너 혼자서 끝내버리는 게 너무 많아! 하고 동료와 함께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어졌다.
- 두 번, 세 번이나 다시 읽을 때마다 마음에 울리는 말들이 반짝반짝 마음속에 떨어집니다. “여자 사람 친구와 일과 취미만 있으면 남자 따위 필요 없어” 하는 모습에는 웃음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