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 이 책에 대하여 매거진《B》는 제이오에이치의 관점으로 찾아낸전 세계의 균형 잡힌 브랜드를 매월 하나씩 소개하는 광고 없는 월간지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브랜드 관계자부터 브랜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싶어 하는 이들까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진 모두를 위해 만드는진지하지만 읽기 쉬운 잡지입니다. ■ 이슈 소개 일흔 번째, 매거진《B》입니다. 새롭게 옮긴 자리에서 서가에 꽂힌 매거진을 바라보며 이 책을 만들어온 7년이라는 시간을 찬찬히 돌아보니, 매달 치열했던 그 시간들이 유난히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중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B》라는 브랜드에 대한 독자분의 반향과 응원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더욱 단단한 브랜드로 성장해가는 매거진《B》와 그간의 생각을 모아 서점이라는 공간으로 구현한 '스틸북스 Still Books'의 새로운 탄생을 보며, 어려움 속에서도 여기까지 함께해온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다시금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호의 주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입니다. 자동차라는 물건이 세상에 탄생한 이래, 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많은 히스토리를 써 내려온 브랜드이죠. 세상 모든 남자의 로망이 된 고가의 자동차이자 그만큼 소유하기 부담스러운 물건이기에, 그 명성에 비하면 의외로 직접 경험한 사람보다 그저 어린 시절 멋진 사진으로 방에 붙여둔 '드림카' 이미지로 더 익숙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또 그만큼 성공에 대한 꿈을 상징하는 자동차이죠. 자동차 마니아들은 포르쉐 911 카레라를 두고 "평소 출퇴근용으로도 탈 수 있는 현실적인 스포츠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스포츠카로서 고성능과 함께 승용차로서 편의성도 부족하지 않다는 뜻이죠. 현실과 이상의 절묘한 균형점에 머무는 그 감각이 지금의 포르쉐 브랜드를 대단하다고 평가하게 만드는 독보적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포르쉐는 고성능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술 기업이자, 사람의 욕망을 디자인하는 전형적인 브랜드 마케팅 기업이라고 봅니다. 포르쉐는 현대인의 물질에 대한 욕망을 상징합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버닝》속에서 상징적 인물인 벤의 자동차가 포르쉐 911이던 것처럼, 부자의 모습을 그릴 때는 항상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성공한 삶'의 의미로 등장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자동차 본연의 기능인 이동 수단으로서 포르쉐 같은 엄청난 성능이나 디자인은 사실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르쉐를 소유했다고 해서 누구나 멋져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허세 부리는 졸부로 비치기 쉬운 게 사실이죠. 자동차든 옷이든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신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가장 멋집니다. 그러나 포르쉐가 어떤 이미지로 소구되든, 단언컨대 늘 진보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의 본능 속에 숨어 있는 '욕망'을 치열하고 아름답게 상품화하고 마케팅하는 능력을 반드시 주목해야 합니다.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가격대의 일상적 물건인 화장품이나 작은 펜의 영역에도 다양한 욕망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존재하듯, 우리의 삶 속에는 인간이 지닌 물질적·지적 욕망을 채워주는 다양한 역할의 물건이 공존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지요. 이번 매거진《B》포르쉐 편에서 그저 비싸고 멋있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넘어, 자동차 브랜드가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대하는 방식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발행인 조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