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하루 만에 꿰뚫는 조선 시대 생활사와 풍속사! 새벽녘 하품을 하며 성문 앞에 긴 줄로 늘어선 등짐장수들, 출근 시간이면 온갖 탈것으로 뒤덮이는 경복궁 앞 육조 거리, 숨 막힐 듯 각 잡힌 생활을 하는 성균관 유생들의 한숨 소리, 암호를 써서 흥정하는 장사꾼들로 북적이는 종로 시전 거리, 사당패의 길거리 공연에 왁자지껄 사람들이 모여드는 마포 나루, 예의를 차리지 않으면 호된 꼴을 당하는 북촌의 기방까지. 사대문이 열리는 새벽에서 굳게 닫히는 밤까지, 조선 사람들의 가치관과 문화.예술.의식주를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체험한다! 가벼운 여행을 하듯, 조선의 역사를 만나다! 여행을 다녀와서 경험담을 풀어놓을 때,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대부분은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기차역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먹은 고기가 입에서 정말 살살 녹더라. 그 식당 요리사는 키가 크고 수염이 덥수룩한데…….” ‘여행’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이 맛있는지, 사람들은 친절한지, 사람들의 외모와 패션은 어떤지, 거리는 깨끗한지, 대중교통은 편리한지 등 주로 생활과 문화에 관련된 이야깃거리에 관심을 쏟는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별반 관심이 없다. 설명을 듣는다 해도 금세 까먹기 일쑤다. 역사 교양서 역시 한 시대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여행 내내 문화재의 크기와 의미에 대해서만 주구장창 떠들어 댄다면 누가 반가워할까. 사실 청소년 대상의 교양서는 학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진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진지한 여행은 성인이건 청소년이건, 금방 관심에서 멀어지게 될 확률이 높다. 《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가벼운 마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도 될 법한 단 하루 동안의 여행서이다. 한양에서 살던 사람들은 몇 시에 일어났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어떤 밥과 찬을 차려먹었는지, 여자들은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술은 어디서 마셨는지 등 우리가 여행을 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실용 여행서인 것이다! 물론 한양 여행이 당시의 생활상을 찾아 단지 저잣거리와 기방만 구경하다가 끝날 수는 없다.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따지다 보면,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와 만날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이유를 찾아 잠깐 창덕궁이나 성균관, 남대문 같은 여행 명소에 들러서 설명을 듣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활상에서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훨씬 쉽고 흥미롭게 조선 시대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다. 정치사 위주로 500년 동안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자못 딱딱한 교과 과정과 달리, 단 하루 동안 한양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한양 사람들의 생활에서 발견하는 조선의 정치.경제.문화 이 책은 새벽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만 하루 동안, 인왕산에서 출발해서 남촌, 육조 거리, 성균관과 창덕궁, 시전과 피맛길, 북촌, 마포 나루를 거쳐 다시 숭례문 앞에 이르는 여정이 생생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펼쳐지는 역사 여행서이다. 여행의 행선지는 한양의 남촌에 자리 잡은 한 양반가. 조정의 판서인 대감마님, 규장각 각신인 장남, 학당의 유생인 막내아들, 안방마님과 며느리, 집안에 거느리고 있는 백여 명에 달하는 노비들의 삶을 모델로 삼아 한양 사람들의 생활과 한양 구석구석의 모습을 속속들이 살펴본다. 이들을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큰 신발을 신고 다니는 내시, 통행금지 시간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통행증, 기방에 들어갈 때 지켜야 할 예절 등 소소한 일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한양에서의 여행이 그냥 이모저모 구경만 하다가 끝나지는 않는다.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양반네들을 따라 관청 거리에 들러서는 조선의 통치 이념과 체제에 대해 알아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경영하는 안방마님과 며느리 옆에서 눈치껏 음식을 맛보면서 시대의 가치관과 전통에 대해 고민해 보며, 온갖 잡일을 도맡은 노비들과 함께 저잣거리를 구경하면서 당시 신분제의 모순과 상공업이 눈부시게 발전한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주변 사람에게서 듣고, 혀로 맛을 본 생생한 한양을 하나로 종합하면, 정치과 경제, 문화와 예술을 망라한‘조선’이라는 큰 지도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각 장의 끝 부분에 [조선 시대 돋보기]라는 정보면을 넣어, 조선 시대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정치적인 변화와 경제적인 발전, 과학의 발달 등 유용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 두었다. 여행하듯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조선 시대의 특징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 주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보면은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조선 시대를 한눈에 꿰뚫을 수 있도록 중학교 교과서 순서에 맞게 배치하여, 조선 시대에 대해 잘 모르는 청소년 독자들도 임진왜란 이후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늘 아침은 7첩 반상이다. 찬모가 만든 음식을 며느리 한 씨가 차려낸다. 밥, 국, 찌개, 장을 기본으로 하고 반찬 7가지를 더 놓은 상차림이다. 각자 입맛에 따라 더 넣을 수 있도록 간장.초간장.고추장의 종지를 곁들인다. 아, 맛이 정말 궁금하다! 외람되지만 우리는 여주인 몰래 슬쩍 맛을 본다. 북어무침은 맵지 않다. 대구전은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고 지져서 담백하다. …(중략) … 아침부터 왜 이렇게 상을 거하게 차렸을까? 조선 시대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고 살았다. 농사일을 많이 하는 여름철에만 한 끼를 더 먹었다. 그래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게 버릇이 된 것이다. - 60쪽,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에서 200년의 시간을 넘어, 한양에서 서울을 재발견하다! 조선 왕조의 도읍지 한양은 어느 도시와 비교했을 때 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교토? 아니다! 한양은 지금의‘서울’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1700년대, 문화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조선의 도읍인 한양은 지금의 서울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양새며, 외부에서 물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소비 도시라는 점이며, 교육 여건에 있어서 특혜를 받는 수도라는 이점 등 한양과 서울은 마치 쌍둥이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한양에 설치된 사부 학당에 다니며 성균관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소학》을 외우는 학당 유생들에게서 현재 우리나라 중2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색다른 경험까지 할 수 있다! 어쨌든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옛 한양의 모습을 지금의 서울과 비교해 보는 게 가장 쉽게 와 닿을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낯선 도시를 비교해 보듯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쉽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여러 요소를 비교해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도시인 한양의 자연환경, 사람들, 의식주, 경제 활동 등을 현재 우리 모습과 비교하다 보면, 그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뿐만 아니라‘서울 집중 현상’,‘교육 문제’등 지금과 유사한 문제점들까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독자들은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는‘다른 시각’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