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머리말
1. 환영에 의한 폭력
경쟁하는 소속 관계의 인식 | 속박과 자유 | 타인을 설득하기 | 선택과 책임의 부정 | 문명의 감금 | 종교 연합체를 넘어서 | 무슬림과 지적 다양성 | 혼란의 불꽃
2. 정체성의 이해
정체성 무시와 합리적 바보 | 다원적 소속 관계와 사회적 맥락 | 대조적 정체성과 비대조적 정체성 | 선택과 제약 | 공동체주의적 정체성과 선택의 가능성 | 우선순위와 이성
3. 문명의 감금
단일 관점과 깊어 보이는 외양 | 문명론적 설명의 두 가지 난점 | 인도를 힌두 문명으로 보는 것에 대해 | 서구 가치에 고유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 민주주의의 세계적 뿌리 | 서구 과학과 세계의 역사 | 엉망이 된 추상화와 불명료한 역사
4. 종교적 소속과 무슬림의 역사
종교적 정체성과 문화적 편차 | 무슬림의 관용과 다양성 | 비종교적 사항과 다양한 우선순위 | 수학과 과학, 그리고 지성사 | 다원적 정체성과 오늘날의 정치 | 테러리즘과 싸우기, 정체성 이해하기 | 테러리즘과 종교 | 무슬림 정체성의 풍부성
5. 서구와 반서구
식민화된 정신의 변증법 | 아시아적 가치와 그보다 작은 주제들 | 식민주의와 아프리카 | 근본주의와 서구 중심성
6. 문화와 포로
상상된 진실과 현실 정책 | 한국과 가나 | 일본의 경험과 공공 정책 | 넓은 틀에서의 문화 | 다문화주의와 문화적 자유 | 학교와 이성적 추론, 신앙
7. 세계화와 목소리
목소리와 진실성, 공공의 추론 | 비판과 목소리, 세계적 연대 | 지적인 연대 | 지역적인 것 대 세계적인 것 | 경제적 세계화와 불평등 | 세계적 빈곤과 세계적 공정성 | 보다 공정한 세계의 가능성 | 부작위와 작위 | 빈곤과 폭력, 그리고 부당함의 감정 | 자각과 정체성
8. 다문화주의와 자유
영국의 성취 | 다원적 단일문화주의의 문제들 | 이성의 우선순위 | 간디의 주장
9. 사유의 자유
폭력의 양성 | 고급 이론의 무딘 날 | 고립주의 환영의 형벌 | 세계적 목소리의 역할 | 가능한 세계
주
인명 찾아보기
주제 찾아보기
지은이 소개

![[광고] 위기브 고향사랑기부제 보드배너](https://an2-img.amz.wtchn.net/image/v2/30n2nHWSAw51zVsHKabnBg.pn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0lqb2lMM1l5TDNOMGIzSmxMM0J5YjIxdmRHbHZiaTh4TlRBeU9USTRPRE14T1RJek9EUTNOU0o5LnJhWnI0MTlmU3o2TFBzZVVyemhLQksxRjdUZG1GMkZMYkJiWWhYVWR1cmM=)
![[광고] 위기브 고향사랑기부제 보드배너](https://an2-img.amz.wtchn.net/image/v2/eG_9e_QNuoozo-T-wRT1vw.png?jwt=ZXlKaGJHY2lPaUpJVXpJMU5pSjkuZXlKd0lqb2lMM1l5TDNOMGIzSmxMM0J5YjIxdmRHbHZiaTh4TURReE56ZzBNemd6TlRFM09UUTVNU0o5Lk5oMmExaFA3U3JLeVVpZWdRbl9ET0NjSzRQMVczWExMV2RDVUR6eFVRcU0=)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 오늘날 전 세계에 걸친 종파적 폭력에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개념적 혼동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정체성과 폭력을 다루고, 세계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찰한다. 이 책은 세계적 갈등과 폭력은 인간에게는 선택 불가능한 하나의 독보적 정체성이 있다는 환영과 숙명론에 의해 유지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 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저자/역자
코멘트
4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야만적으로 조작된 정체성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신작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 오늘날 전 세계에 걸친 종파적 폭력의 근저에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개념적 혼동이 있다. 이러한 세계적 갈등과 폭력은 인간에게는 선택 불가능한 하나의 독보적 정체성이 있다는 환영과 숙명론에 의해 유지된다. 자신이나 타인을 종교나 민족, 문명 등 어느 하나의 정체성에만 의거해 바라볼 때,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진 인간의 존재는 끔찍하게 축소되고 만다. 아마르티아 센은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적 세계화와 종교 근본주의, 테러리즘,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정체성의 낙인은 위험하다!
#1 후생경제학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1998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 1933~)이 몇 해 전 겪은 일이다.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이던 센은 해외여행을 마치고 영국 히스로 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받던 중 출입국 관리소 직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여권 주소란에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 관사의 주소가 적힌 걸 본 직원은 센에게 ‘학장의 친구’인지 물었던 것. 자신에게 ‘자신의 친구’냐고 물은 셈이 되어 당황한 센이 잠시 머뭇거리자 직원은 영국에서 어떤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센에게 묻기 시작했다. 출입국 관리소 직원은 인도 벵골 출신이었던 센이 케임브리지의 대학 학장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2 지난여름(2009년 7월)에는 ‘하버드 흑인교수 체포…… 인종 차별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보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잠시 화제가 되었다. 미국의 케임브리지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한 남성이 어느 집 문을 어깨로 밀면서 열려고 하고 있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체포한 이는 하버드대 (흑인) 교수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Henry Louis Gates)였다. 게이츠가 면허증과 교수증을 제시하며 그 집이 “자신의 집”이라며 항변했음에도 경찰이 체포하자,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검문·수색이라며 사회적인 비난이 일었다.
두 경우 모두 피부색에 따라 타인의 ‘정체성’을 판단하고 거기에 유색인이나 외국인을 불법 체류나 범죄와 연관시키는 고정관념이 결합되어 일어난 사건이었다. 영국 공항 직원이나 미국 경찰은 이때 당사자들의 신분을 보여주는 다른 ‘정체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출신지나 피부색만이 그 사람의 유일한 정체성인 것으로 여겼다(이들이 만약 교수 신분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사실이 사회적으로 드러날 일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는 타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문제가 단순한 ‘오해’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이 일들이 이른바 민주주의와 인권의 선진국이라는 영국과 미국에서 일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 『정체성과 폭력: 운명이라는 환영(Identity and Violence: The Illusion of Destiny)』은 이렇게 정체성에 대한 오해와 왜곡, 그로 인한 환영(illusion)을 다룬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정체성이 세계적 폭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파헤치는 책이다. 미국 W.W.노턴 출판사의 ‘우리 시대의 이슈’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2006년 출판되었는데, 아마르티아 센이 이 책을 썼으며, 공교롭게도 헨리 루이스 게이츠는 이 시리즈의 총 기획자다.
논점1. 세계적 폭력의 배경에는 정체성의 갈등이 있다
정체성과 폭력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부룬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등등, 폭력과 전쟁의 야만이 휩쓴 세계 분쟁 지역의 면면을 살펴보면, 민족 정체성이나 종교 정체성, 또는 민족과 종교가 결합된 종교적 민족성(religious ethnicity)의 갈등이 폭력으로 분출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후투족과 투치족 사이의 대량 학살이 있었던 르완다에서 수도 키갈리에 사는 한 후투족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그는 후투족일 뿐 아니라 키갈리 시민이자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이자 한 인간이다. 그러나 그러한 수많은 정체성 중 그는 자신을 후투족으로서만 바라보도록 압력을 받고 투치족을 살해하도록 선동되었을 수도 있다. 그 투치족이 자신들과 같은 키갈리 시민이자 르완다인이고 노동자이더라도 말이다. 이렇게 적당히 선동되고 조장된 한 집단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다른 이들을 잔인하게 폭행하고 살인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분파주의적 증오가 적극적으로 조장되면 들불처럼 번져 나갈 수 있으며, 이렇게 야만적으로 조작된 정체성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논점2. 우리의 정체성은 불가피하게 다원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다양한 집단의 구성원으로 이해한다. 우리는 그 모든 집단에 속해 있다. 국적, 주거지, 젠더, 계급, 직업, 문화, 정치관, 음악 취향 등등 이런 다양한 집합체는 우리에게 각각 특정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개인적으로 맺는 교제와 친분 관계로도, 심지어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우리의 정체성은 필연적으로 다원적일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맥락에 따라 어느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하며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지는 개인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 수많은 정체성 중 어느 하나를 우리의 유일한 정체성이라거나 심지어 우리의 운명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함으로써 긍지를 느끼기도 하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가 같은 지역에 사는 이웃이나 같은 공동체 구성원, 같은 종교 신도 등 타인과의 관계를 규정할 때, 정체성 의식은 우리의 연대감을 풍부하게 만들어 서로를 위해 많은 일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를 통해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을 뛰어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집단에 대한 강한 소속감이 다른 집단과의 거리감과 분리됨의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정체성 의식이 타인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단호히 배제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믿는 종교가 이슬람교라서 ‘무슬림’으로 불리는 한 개인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그를 바라보며 은연중에라도 무슬림 정체성을 그의 유일한 정체성으로 생각할 때, 그의 국적이나 취향, 사회적 지위, 문화적 태도 등은 모두 배제되고 그는 종교와의 관련성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일차원적인 존재가 된다. 이렇게 인간 정체성의 다원적 성격이 무시되고 ‘단일의 정체성’만이 고려될 때 ‘인간의 축소화’는 불가피하다. 이 책의 주제는 이러한 인간의 축소화가 가져오는 끔찍한 영향을 검토하는 것이다.
논점3.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은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한다
센은 이렇게 정체성을 단일하다고 가정하는 것에 세계 지성계의 명망 있는 학자들조차 동조하고 있다며 개탄한다. 그중에서도 공동체의 정체성을 최고의 가치라고 간주하는 공동체주의자들과, 세계 인구를 ‘문명권’이라는 단일한 범주로 손쉽게 분류해 버리는 완고한 문화 이론가들을 지적한다. 특히 새뮤얼 헌팅턴(Samuel Huntington, 1927~2008)의 ‘문명 충돌론’이 기본 전제에서부터 잘못되었음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냉전 이후 세계의 갈등을 문명 간의 대결로 풀이한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은 9·11 이후 특히 더욱 주목을 받았다. 헌팅턴은 세계 인구를 “서구권”, “이슬람권”, “힌두권”, “불교권”, “중화권” 등에 각각 소속된 것으로 분할한다. 센은 이러한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에는 ‘문명은 정말 충돌하는가?’를 따져 보기도 전에 이미 난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세계의 사람들을 분류할 수 있는 다른 모든 방식을 뒤로한 채 사람들을 주로 문명의 구성원으로 파악하려는 것은 이미 사람들을 단 하나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명은 충돌한다’라는 옹
더 많은 코멘트를 보려면 로그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