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찰스 만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토록 방대한 지식을
이토록 명쾌하고 흥미롭게 들려줄 수 있단 말인가?”
〈뉴욕 타임스〉〈타임 매거진〉〈퍼블리셔슬 위클리〉 올해의 책 선정!
전미 서점 장기 베스트셀러!!
이 책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너머,’ 콜론의 탐험대를 필두로 유럽 식민개척자들이 아메리카 땅에 발을 디딘 이후 광범위하고 전복적인 양상으로 전개된 인류의 경제· 생태적 변화와 그 결과 탄생한 ‘호모제노센Homogenocene(균질화·동질화된 인류 삶을 의미하는 신조어)’의 기원에 대해 쓴 역작이다. 흔히 학자들이 ‘세계화’ 혹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부르는 21세기의 경제·생태 시스템은 장구한 인류사의 맥락에서 볼 때 매우 급작스럽게 출현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그것은 오랜 세월 지구상 부의 절반 이상을 독점하고 있던 아시아, 특히 중국의 무역권에 한 자리 끼어들고 싶었던 유럽인의 욕망이 분출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같은 것이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술가 찰스 만은 이 책 《1493》을 통해 중국을 찾아 떠났던 콜론이 히스파니올라 섬에 상륙한 이후 얽히고설켜 맞물린 경제·생태계 변화가 근대 사회를 어떻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몰아갔는지를 우리가 지금껏 몰랐던 다양한 사실들을 끌어들여 흥미롭고 역동적인 스토리로 엮어낸다. 흡사 정신착란처럼 진행된 대혼돈 과정에서 주연이거나 조연 혹은 희생자가 되어야 했던 세상 만물들, 때로 페루 연안 구아노 섬의 새 배설물이, 때로 전염병 바이러스가, 때로 노예무역선에 내던져진 아프리카 군인 출신 포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이 신기한 책을 두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사유의 신기원을 열어젖힌 한 편의 위대한 복음서’라는 상찬을 보냈다.
배에서 내려 해변에 발을 디뎠을 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일행은 삼일열을 심하게 앓았다.
1492년 10월 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히스파니올라 섬(현재의 도미니카 공화국)에 첫발을 디딘 직후 기록한 항해일지의 한 구절이다. ‘삼일열tertian fever’은 좀 오래된 말로, 48시간을 주기로 반복되는 열과 오한 발작을 의미한다. 콜럼버스는 자신의 원정대원들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오한과 열병에 시달리다 속절없이 죽어간 원인을 원주민 여성들 탓으로 돌렸다. ‘여기는 여자가 많은데, 이들은(말하자면 타이노 원주민 여자들은) 조신하지 않고 깔끔치도 못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