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러브

이희주 · 소설
4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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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로 한국문학장에 반가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 이희주의 첫 소설집 『크리미(널) 러브』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은 낯설고 기괴하며 그래서 슬픈 욕망을 다루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작가가 그 모든 것을 소설 속에서 항유해도 좋을 대상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금단의 욕망을 다루는 죄를 쓰는 이로서 책임지고 대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읽는 이로서 인간 내면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탐방하기만 하면 된다. 어느 순간에는 책 속에서 자기 자신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닮은 마음을 발견하고 조용히 기뻐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희주의 인물들은 미적 감식안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고, 그로 인해 점차 피폐해져간다. 그들의 기준에 스스로가 그다지 아름답지 않기에 자신의 몫으로 남겨야 마땅할 최소한의 사랑마저 아름다운 타인에게 쏟아붓기 때문이다. 그 예민한 감식안을 충족시키는 상대는 극히 드물고, 이희주의 인물들은 세간의 시선에 사랑의 대상으로 부적절하게 여겨지는 존재마저도 갈구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소설은 자기 파괴와 세계의 파국을 향해 치닫는데, 그 흐름에 작가의 유미주의적 작품관과 수려하고도 독창적인 문체가 어우러져 폭발적인 시너지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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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302♡ _007 최애의 아이 _063 마유미 _105 해변 지도로부터의 탈출 _173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_219 천사와 황새 _253 사과와 링고 _285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_337 해설│오은교(문학평론가) 이면의 마조히즘 _381 작가의 말 _413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안전하게 규제된 세계 너머, 더욱 다양한 욕망이 활보하는 새로운 낙원으로 주목의 대상이 될 숙명을 안은 작가, 이희주 대망의 첫 소설집! 지금 가장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로 한국문학장에 반가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 이희주의 첫 소설집 『크리미(널) 러브』가 출간되었다. 소위 ‘안온·다정·무해’한 필치로 일상의 사건에서 파생되는 보편적인 감정을 포착하는 소설에 모두가 익숙해질 무렵, 이희주는 인간이 품을 수 있는 온갖 이색적인 욕망과 그로 인한 파국을 그리며 평단과 독자에게 낯선 긴장감을 선사해왔다. 공감에 기반한 편안한 감상의 영역을 벗어난 그의 소설을 나름대로 해석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점점 더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감에 따라, 각기 다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교환하며 새로운 독서 취향을 발굴하는 활발한 읽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문학의 다양성을 지켜나가는 데 이희주가 최전선에서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이희주 소설이 앞으로도 주목의 대상이 되리라는 예감은 최근 작가가 보여준 빛나는 성과가 뒷받침한다. 장편 『성소년』이 영국과 미국에 각각 억대 계약금을 받으며 수출되고, 2025년 단편 「최애의 아이」 「사과와 링고」가 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연달아 선정되는 등, 이희주 소설의 부정하고 싶어도 어느덧 속절없이 빠져들게 되는 ‘위험한 매력’이 점차 각광받고 있다. 바로 이때, 이희주가 지금까지 일궈온 드넓은 소설세계를 한눈에 조망케 해줄 그의 첫 소설집을 읽는 일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첨단과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롭다. 한국소설이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의 영토가 또 한번 확장되었음을 확인할 때는 해방감과 함께 자유로움까지 느껴진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단편은 낯설고 기괴하며 그래서 슬픈 욕망을 다루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작가가 그 모든 것을 소설 속에서 항유해도 좋을 대상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금단의 욕망을 다루는 죄를 쓰는 이로서 책임지고 대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읽는 이로서 인간 내면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탐방하기만 하면 된다. 어느 순간에는 책 속에서 자기 자신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닮은 마음을 발견하고 조용히 기뻐하게 될지도 모른다. 친구, 가족, 아이돌, 랜선 애인, 버추얼 휴먼…… 이희주 소설에서 사랑하지 못할 존재는 없다 심장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작가 이희주만이 쓸 수 있는 아름답고 불온한 여덟 편의 러브레터 이희주의 인물들은 미적 감식안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고, 그로 인해 점차 피폐해져간다. 그들의 기준에 스스로가 그다지 아름답지 않기에 자신의 몫으로 남겨야 마땅할 최소한의 사랑마저 아름다운 타인에게 쏟아붓기 때문이다. 그 예민한 감식안을 충족시키는 상대는 극히 드물고, 이희주의 인물들은 세간의 시선에 사랑의 대상으로 부적절하게 여겨지는 존재마저도 갈구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소설은 자기 파괴와 세계의 파국을 향해 치닫는데, 그 흐름에 작가의 유미주의적 작품관과 수려하고도 독창적인 문체가 어우러져 폭발적인 시너지가 발생한다. 아름다움을 향한 희구는 이희주 소설세계에서 특히 아이돌에 대한 팬심으로 형상화되어왔다. 그리하여 『크리미(널) 러브』는 작가의 대표적인 인장이라 할 아이돌을 둘러싼 정념을 그린 단편 「0302♡」로 포문을 연다. 이 소설은 작가가 ‘이희주 월드’를 본격적으로 펼쳐 보이기에 앞서 발표하는 선언문처럼 다가오는 작품으로, 고교생 ‘희주’와 ‘유리’의 풋풋하고 순수한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사랑받고 싶다’고 소망한 끝에 아름다운 외모로 변해 학내 아이돌이 된 유리가 여학생들의 지나치게 뜨거운 애정공세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희주는 유리를 진짜 아이돌 가수로 데뷔시켜 만인의 연인으로 옹립하는 방식으로 보호하고자 한다. 유리의 소원을 이뤄주고 영원히 그의 곁에 있기 위해 희주는 자신의 삶은 물론 평생을 살아온 현실세계까지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 바로 이러한 순애적 에너지가 소설 속 희주, 나아가 소설 밖 이희주 작가에게 염원하는 세계를 직접 창조할 전능함을 부여한다. 이처럼 이희주의 인물들은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조차 버릴 수 있는 이들이다. 애초에 스스로를 아름답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만일 다른 존재가 되어 사랑을 이룰 수 있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기꺼이 폐기한다. 이 절절한 정념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랜선 애인’과 맺어지기 위해 정체를 숨기면서 한 사람분의 신체 면적만큼도 벗어날 수 없도록 고정된 생물학적 정체성을 처절히 곱씹는 트랜스젠더(「해변 지도로부터의 탈출」), 가부장 남성 한 명을 두고 발생하는 여성 가족구성원 간의 애증을 해소하기 위해 남성의 역할을 자처하는 여성(「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심각한 저출생 현상의 대책으로 여성의 가임 여부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남성도 임신할 수 있게 된 세계에서 사랑하는 남자 ‘유리’의 신념에 발맞춰 인구 재생산에 복무하며 온 세상을 유리의 아이로 채우고 싶다는 비밀스러운 꿈을 꾸는 대리모(「천사와 황새」)에게로 이어지고 확장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서는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는 아릿한 관계 설정, 약간의 환상성을 가미하는 것만으로 인물들의 절실한 열망을 극대화하는 탁월한 표현 감각이 몇 마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광기는 순애의 최댓값 가슴속에 반짝이며 흘러내리던 눈물이 나를 불사를 폭죽이 되어 되올라오게 되기까지 물론 이희주의 인물들이 순애보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기 몫의 열망을 놓치지 않고 철저히 취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들에게 타인을 사랑하는 행위는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최애 아이돌의 정자를 얻어 가성비 좋은 ‘굿즈’이자 자기 자신보다 사랑할 분신을 만들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수행하기도 하고(「최애의 아이」), 여성으로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여자의 모습을 한 버추얼 휴먼을 제작해 그 껍데기 속에 자신을 대입하기도 하는데(「마유미」), 서글프게도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애쓰면 애쓸수록 세계의 논리 위에서 더욱 처절하게 배반당한다. 자기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결핍감이 남아 있는 한 욕망은 달성되지 않고, 그들의 감정은 순도가 높았던 만큼 강렬한 광기로 분출되고 만다. 실현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좌절되면 삶을 다시는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뜨리는 사랑. 이희주가 그리는 사랑의 상당수는 범죄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욕망하던 남자의 세포로부터 탄생시켰다고 믿은 아이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자신을 기만한 세상의 뒤통수를 칠 “미친년”이 되기로 결심할 때(「최애의 아이」), 자신이 창조한 버추얼 휴먼을 의도와 다르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나의 마유미는 그렇지 않아”라고 분노할 때(「마유미」), 비정규직으로 근근이 먹고살며 제대로 된 돈은 인생의 낙인 뮤지컬 관람에만 겨우 써보는 자신에게 의존하는 아름답지만 경제관념 없는 여동생에게 지친 나머지 여동생을 가난하게 만드는 주범이자 극진히 아끼는 무언가를 파괴해버리기로 다짐할 때(「사과와 링고」), 손쉽게 생략되곤 하는 사랑의 음침하고 파괴적인 이면이 괄호 밖으로 끈적하게 배어나오며 이희주 소설은 절정의 국면에 다다른다. 가장 최근 발표된 작품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에서 저마다의 광기를 지닌 이희주의 인물들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혼란스러운 시절을 지나기 위해 광장으로 모인다. 그중 아이돌 팬덤과 사이비 종교단체는 그동안 이희주 소설이 묘파해온 맹목적인 사랑과 욕망이 집단화된 대표적인 형태이다.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해 팬심을 전파함으로써 좋아하는 아이돌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주려는 팬도, 우상으로서 숭배하는 신을 위해 세상을 믿음의 영토로 만들 전쟁을 수행중인 사이비 광신도도 비상계엄 선포라는 하나의 정치적 사건에 각자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그리고 아이돌 팬이면서 기자인 ‘우미’는 수없이 뭉치고 갈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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