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

이언 보고스트 · 인문학
304p
구매 가능한 곳
content
별점 그래프
평균 3.5(14명)
0.5
4
5
평가하기
3.5
평균 별점
(14명)

지금까지 인간은 너무나 오랫동안 철학적 사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에 출현한 환경철학과 포스트휴먼 연구에 힘입어 우리의 탐구 범위는 생태계와 동물, 인공지능을 포함할 정도로 넓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우주 속에, 그리고 심지어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압도적인 다수의 사물은 여전히 진지한 지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에서 이언 보고스트는 사물을 존재의 중심에 두는 객체지향 존재론을 전개하는데, 여기서 인간은 유일한 관심사도 아니고 심지어 근본적인 요소도 아니다. 보고스트의 에일리언 현상학은 실험현상학이나 기술철학과는 달리 모든 존재자가 상호작용하고 서로 지각한다는 점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인간이 직접 파악할 수 없기에 오로지 비유에 기반을 둔 사변적 사유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우리를 ‘에일리언 현상학’의 독특한 접근법으로 안내하면서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이라는 구체적인 실천적 도구와 전략을 제시한다.

별점 그래프
평균 3.5(14명)
0.5
4
5

저자/역자

코멘트

3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7 1장 에일리언 현상학 13 사물의 상태 18 프롬프트로서의 컴퓨터 30 평평한 존재론 34 압축적 존재론 51 단위조작 57 사변 71 에일리언 현상학 78 2장 존재도학 : 존재의 풍성한 다양성을 밝히기 82 시각적 존재도 103 분해도 113 존재도학적 기계 116 낱말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123 3장 비유주의 : 단위체들의 알 수 없는 내면생활에 관해 사변하기 131 왜곡의 선명성 137 센서가 보는 방식 145 비유와 의무 154 데이지 체인 177 4장 공작 : 철학을 하는 인공물을 구성하기 186 사물 만들기 202 철학적 실험 장비 215 에일리언 탐사기 226 새로운 급진주의 233 5장 놀라움 238 경쟁하는 리얼리즘들 242 경이감 253 분해하기 262 에일리언 일상 275 감사의 글 281 참고문헌 283 인명 찾아보기 291 용어 찾아보기 296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기후재난 시대의 철학 우리는 이른바 ‘인류세’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인류세라는 중립적 명명이 은폐하는 비대칭을 지적하면서 ‘자본세’를 대안 용어로 제출하기도 했다. 우리는 인류세와 자본세를 기후재난으로 체험하고 있다. 폭염과 홍수, 멸종,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는 물론이고 최근의 식재료 가격상승 또한 기후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이런 일들은 인간이 자연의 주인도 아니고 세계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부각한다. 이렇게 기후재난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오늘날, 철학에서 사변적 실재론과 신유물론을 필두로 인간과 독립적인 사물의 실재성과 물질성을 강조하는 사상적 경향이 발흥한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른바 ‘사변적 전환’으로 지칭되는 사변적 실재론의 운동이 타파하려고 한 대상은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에 대한 ‘상관주의적’ 관점, 즉 “인간과 세계는 떼어놓을 수 없게 얽혀 있다”라는 관점이다. 이러한 상관주의적 관점은 사실상 세계는 인간에 대하여(또한 인간을 위하여) 존재한다는 본질적으로 인간중심적인 관점이다. 그 관점은 인간에게 깊이 배어든 편견임이 명백하며, 현실적으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이런 견지에서 이질적인 사물들의 은밀한 삶을 경험하고 소통하기 위한 실천으로서의 ‘실용주의적 사변적 실재론’을 모색하고 있는 『에일리언 현상학』은 시의적절하고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우리를 ‘에일리언 현상학’이라는 독특한 접근법으로 안내하면서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적 도구와 전략을 제시한다. 이언 보고스트와 객체지향 존재론 사변적 실재론은 레이 브라지에의 ‘근본적 허무주의’, 이에인 해밀턴 그랜트의 ‘신생기론’,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지향 존재론’(OOO) 그리고 퀑탱 메이야수의 ‘사변적 유물론’으로 나뉜다. 보고스트는 이 중에서 객체지향 존재론(OOO)을 객체의 실재성과 사물성을 가장 본격적으로 고찰하는 갈래로 간주한다. 보고스트는 OOO를 자신의 포스트휴머니즘 철학, 사물을 형이상학의 중심에 두는 철학을 전개하는 기반으로 삼는다. 보고스트는 “모든 사물은 존재한다는 점에서 동등하지만 동등하게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쓰는데, 이는 OOO를 특징짓는 평평한 존재론 혹은 브라이언트의 표현대로 ‘객체들의 민주주의’의 테제를 수용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언 보고스트는 인터넷과 기후 등 “인간에 비해 광대한 시간과 공간에 펼쳐져 있는 것”을 지칭하는 ‘거대객체’를 중심으로 객체지향 생태론을 전개하는 티모시 모턴을 포함하여 그레이엄 하먼 및 레비 브라이언트와 더불어 사변적 실재론의 OOO 진영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스트의 단위체와 압축적 존재론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객체’와 ‘사물’이라는 낱말을 ‘단위체’(unit)로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보고스트에 따르면 객체는 주체를 즉시 떠올리게 하는 문제점이 있고, 사물은 기업이나 도시, 국가 같은 존재자들을 무시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까닭에 보고스트는 독자적인 실재를 갖춘 존재자를 가리키는 데에는 단위체라는 낱말이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개별적이고 독특한 체계로서의 단위체는 다른 단위체들이 회집하여 이루어진 하나의 우주이면서 더 큰 단위체의 부분을 이룬다. 나아가 보고스트는 우연히 미약하게 결합된 이들 단위체가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단위조작’(unit oper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런 견지에서 모든 단위체는 다양한 단위체가 압축적으로 회집된 하나의 통일된 단위체이며, 팽창하면 이들 구성 단위체들이 하나의 우주처럼 펼쳐진다. 보고스트는 이런 구상을 ‘압축적 존재론’(tiny ontology)이라고 일컫고 자신의 에일리언 현상학 접근법의 기반을 이루는 관념으로 삼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존재의 양면, 즉 밀도와 팽창을 보여주는 분해도를 통해서 압축적 존재론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 부품 사용설명서를 살펴보면 자동차 수리와 관련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현대의 자동차에서 현시되는 낯선 충만감을 … 누릴 수 있다.”(114쪽)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에일리언이다 객체지향 존재론(OOO)의 관점에 따르면 무엇이든 사물들의 존재나 실재는 서로 물러서 있기에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어느 정도 낯선 존재자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지구 밖 외계에 현존하는 존재자를 가리키는 에일리언이라는 낱말은 이웃의 인간들과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을 비롯하여 모든 존재자를 포함한다. 요컨대 에일리언은 도처에 존재하며,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에일리언이다. 그러므로 무언가 타자임의 경험은 결코 증명되거나 검증될 수 없고 오히려 사변적으로 구상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단위체 혹은 사물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에일리언 현상학’을 ‘사물들의 우주’를 이해하는 한 가지 분석 형태로서 제안한다. 보고스트는 이를 통해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넘어서 ‘사물 자체’로 나아가기를 요청한다. 에일리언 현상학은 사물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경험이 어떠한 것인지’ 물음으로써 사물의 경험 세계를 사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에일리언 현상학은 ‘사물의 은밀한 삶’을 드러내는 접근법이다. 특히, 자신의 에일리언 현상학을 실용적인 사변적 실재론이라고 공언하는 대로, 보고스트는 그 접근법의 세 가지 실천 전략, 즉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어느 평자가 논평한 대로 이 책은 비교적 얇지만 가볍게 읽을거리는 결코 아니다. 철학서로는 이례적으로 이 책은 몇 장의 사진을 비롯한 컬러 도판들, 컴퓨터 관련 도표들, 그리고 문학과 노래에서 발췌된 구절들을 풍성하게 포함하고 있기에 거듭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사변적 실재론과 신유물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비롯하여 사물과 매체의 물질성에 주목하는 매체 및 문화 연구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에일리언 현상학의 세 가지 실천 전략 :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 이 책에서 이언 보고스트는 사물들의 은밀한 삶을 드러내려는 에일리언 현상학을 실천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 방법 혹은 기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 세 가지 방법은 각각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이라는 용어로 규정된다. 모두 사물의 경험 세계의 양태들을 이해하는 방법들이다. 존재도학은 객체들 사이의 관계들을 탐구하기 위한 방법이고, 비유주의는 객체들의 지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전략이며, 공작은 객체들이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구성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방식에 관해 말해주는 객체들을 생산하는 전략이다. 에일리언 현상학의 첫 번째 실천 전략으로서 존재도학은 객체간 관계들을 서술하고 연출하기 위해 서사를 대체하는 일종의 기입 방법이다. 존재도학은 “미학적 집합론”으로, 객체 관계들의 본성에 인간 개념을 그다지 귀속시키지 않은 채로 사물들을 회집하는 기입 전략이다. 이 방법의 기본 지침은 “논리나 역능이나 용도가 아니라 부드러운 쉼표 마디로 느슨하게 연계된” 사물들을 병치하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보고스트는 존재도학의 전형적인 실례로서 ‘라투르 열거’를 비롯한 목록과 카탈로그, 프랑수아 블랑시아크의 추상적인 건축물 스케치 모음, 스티븐 쇼어의 사진들을 제시한다. 여기서 특히 보고스트가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객체간 관계들을 동적으로 모사하고 수행하는 게임이나 퍼즐인데, 그는 이것들을 “존재도학적 기계”라고 일컫는다. 비유주의라는 두 번째 실천 전략은 이질적인 객체들이 존재도학으로 포착된 객체 관계들을 지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드러내기 위해 ‘선명한 왜곡’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에일리언 현상학은 개별 객체가 겪는 경험의 주관적 특징이 객관적으로 완전히 재현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기에 에일리언 현상학의 실천은 비유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스트는 역설한다. 비유주의는 에일리언 객체의 경험 자체와 동일하지 않는 인간 경험을 특징짓는 방법이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5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